[가스신문 = 김재형 기자]  “LPG자동차의 사용제한이 폐지됐지만 새로 출시되는 LPG자동차 모델의 종류가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LPG가격이 휘발유·경유 등 경쟁 유종과 비교해 결코 싸지 않다 보니 소비자들이 선택을 주저하는 것이 현실이죠. 때문에 수송용 LPG수요는 수년째 반등하지 못하고 감소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 간 경험을 되짚어보면 LPG자동차가 소비자들로부터 선택 받으려면 눈에 띄게 안정적인 LPG가격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생각됩니다.”

한국LPG산업협회 김상범 회장(55)은 지난 2010년 LPG차 보급이 확대되던 시절을 상기하며 현재의 해법을 제시했다. 즉 정부가 설정한 휘발유와 LPG의 가격비율은 100:50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LPG가격비가 65% 수준까지 올라와 있어 유류세 인하를 비롯해 LPG가격 안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LPG차 보급을 위해 다방면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예로 해외의 보급형 LPG개조키트를 도입해 개조시장을 활성화하고 싶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해외에서는 LPG개조시장이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죠. 또한 중소형 화물·승합 등 상용차 보급을 위한 노력도 매진하겠습니다. 자동차사·부품업계와도 협력해 다양한 신차가 출시되도록 하고 LPG자동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무엇보다 LPG충전사업자들 중 다수가 매출감소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폐업이나 전업을 고민하는 사례가 늘어 하루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LPG수입·정유사들은 풍부한 자금력과 인력을 투자해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음을 설명하는 김 회장은 LPG시장을 근간으로 미래를 대비하고 있지만 LPG충전소는 그만한 여력이 없다 보니 대응이 미흡한 실정을 안타까워했다. LPG수입·정유사와 LPG충전소는 신뢰를 바탕으로 수십 년간 주요 고객사로서 파트너십을 유지해 왔다. 이에 LPG수입·정유사들은 충전소 미래에 대한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고 동반자로서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확신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LPG산업협회도 가진 인력과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LPG수입·정유사들과 함께 복합충전소로 전환하고 다양한 부대사업을 발굴해 LPG충전소가 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LPG충전소는 넓은 부지(안전거리 확보)와 전문 인력, 고압가스 취급 노하우, 주민 수용성 등 수소충전 설비를 병설하거나 수소충전소로 전환하는데 최적의 장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LPG충전사업자들의 관심도 서서히 높아지고 있죠. LPG+수소 복합충전소를 운영하는 사업자가 전국적으로 30여 곳에 이르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수소충전소의 잠재 부지로 역할을 할 수 있는 LPG충전소가 폐업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수소자동차가 늘어나 자체적으로 경제성을 확보할 때까지 LPG충전소의 수익성을 유지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거듭 밝혔다.

“일정 규모의 LPG수요를 유지하기 위해 택시시장을 중심으로 LPG자동차 수요를 정책적으로 유지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셀프충전을 하루빨리 허용하고 과도한 검사 등을 완화시켜 LPG충전소의 비용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방안이 필요합니다.”

대기환경 개선은 물론 취약계층의 호흡기 질환완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1톤 LPG트럭과 어린이통학버스 LPG지원사업에 대해 협회는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는지 물었다.

그는 “1톤 트럭, 어린이통학차량 지원사업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학원, 어린이집 등 그동안 보조금을 받아 LPG차로 전환한 사업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노후 경유차를 친환경LPG차로 전환함으로써 미세먼지 감축과 대기질 개선에 기여하고,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었습니다.”라고 답했다.

노후 경유차 LPG차 전환은

미세먼지 감축과 함께 대기질 개선에 기여하죠

앞으로 전기·수소차 보급이 저조한 분야에 대해서는 장애인 콜택시, 용달화물 등 승합·화물자동차를 대상으로 LPG차량 전환 지원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수송용 시장의 에너지원이 단기간에 전기·수소차로 모두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 김 회장의 생각이다.

“프로판 시장은 용기 공급방식이 벌크공급으로 전환되면서 충전사업자들의 입지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더욱이 도시가스 보급도 여전히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그나마 소형저장탱크를 앞세워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있지만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협회는 프로판 시장 신규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청정성, 고열량 등 LPG의 장점을 살려 중소 대기배출시설의 연료전환을 추진하겠습니다. 또한 LPG-GHP, 농업용 수요(CO2발생기·시설원예), 캠핑용·소형용기, 50kg 용기 패키지 시스템 보급 등 신규 수요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유통구조를 효율화해 LPG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정부와 업계가 함께 고민하고 있는 상황을 알렸다. 그는 서민들이 사용하는 LPG에 대해 정부의 지원은 여전히 부족한 현실을 지적했다. 도시가스는 가격인상을 억제하고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LPG는 소외돼 LPG사업자와 소비자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현재 석유류에 포함돼 있는 LPG를 석탄, 천연가스처럼 독립된 1차 에너지원으로 구분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국가 에너지원으로서 LPG만의 독자적인 정책을 수립해 중장기적인 수요관리와 정책을 만들어야죠. 또한 정부가 2년마다 수립하는 ‘LPG이용·보급 시책’에 업계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이용·보급 시책이 충실하게 이행되기를 요청합니다. LPG공급자에는 공급 인프라 투자를 지원하고 LPG소비자에게 에너지 바우처를 확대하며 도시가스와의 연료비 차액보조, 할인제도 도입 등 소비자 지원정책을 적극 검토해 주시기를 희망합니다.”

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탄소중립 의지와 계획된 시나리오에 따라 화석연료는 위상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반론을 제기했다. 즉 탄소중립이 시급한 현안이지만 그래도 오랜 기간 화석연료가 가정·상업용, 수송용 분야에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LPG가 타 연료 대비 경쟁력을 갖고 국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지속 사용할 수 있도록 수입·충전·판매업계와 재검사업계 등 LPG업계 종사자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LPG업계 종사자들은 운명공동체라며 업계의 노력에 따라 밝은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LPG업계의 오랜 과제 중 하나는 유통구조의 효율화이다. LPG를 유통하는 과정에서 인력, 장비 등 많은 비용이 수반되다 보니 경쟁력이 뒤처지는 문제가 있다고 그는 꼬집었다. 최근에는 IT시스템을 도입해 원격검침 및 무선 가스누출 경보 시스템을 도입하고 모바일 유통·안전점검 플랫폼을 운영하는 등 변화의 바람도 불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관련 기술은 더욱 발전할 것이라며 LPG업계에도 충전, 배송, 검사방법, 결제수단 등에 많은 변화와 새로운 혁신 신기술이 도입될 것으로 기대했다.

“LPG수요가 감소하고 업황이 축소되는 어려운 시기에 협회 회장을 맡게 되어 어려움이 많지만, 처음 회장직을 수락할 때와 마찬가지로 업계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활동하겠습니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임기 동안 LPG수요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충전사업자의 권익향상과 경영여건을 개선하는데 주력하겠습니다.”

또한 전기·수소 등 미래 에너지 전환에 적극 대응하여 회원사가 성공적으로 에너지 전환에 안착하고 지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협회 임직원과 함께 노력하고 봉사하겠다고 김 회장은 다짐했다.

“회장으로 5년여간 활동하면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업계 숙원 과제였던 LPG연료 사용제한을 전면 폐지하도록 주도한 것이 지금 생각해도 보람을 느낍니다. 당시 범 LPG업계, 그리고 저와 지방 시도협회장님들이 국회를 오가며 열정적으로 힘을 모아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LPG자동차 운전자교육을 폐지해 LPG차 운전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LPG충전소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제도 도입에 적극 대응해 사업자의 검사비용부담을 크게 덜어주었다고 하는 김 회장은 충전소 부대시설 규제 완화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발판을 놓았다.

김상범 회장은 협회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개인보다는 업계 전체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나아가 국가 에너지로서 LPG산업의 발전을 위한 일을 한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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