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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바이오가스 생성 원리와 친환경 효과    ② 국내외 바이오가스 생산 현황과 이용     ③바이오가스 적용 사례와 최신 기술

서울도시가스의 바이오가스 생산 플랜트.
서울도시가스의 바이오가스 생산 플랜트.

[가스신문 = 양인범 기자]  음식물 및 유기성폐기물에서 혐기성 소화과정을 거쳐 생산된 바이오가스는 주로 메탄(CH₄) 60%, CO₂ 40%의 비율을 갖는다. 특히 음식물쓰레기 배출은 해마다 늘어가고 있는 추세로, 2019년 기준 전국 음식물 폐기물 배출량은 1일 14,314톤이 배출되고 있는데, 이는 재활용 가능 생활계 폐기물과 거의 맞먹는 수치다.

국내에서는 전국 각 지역별 도시가스사들이 바이오가스 고질화(Biogas upgrading)를 거쳐 메탄 함량을 97% 이상 높이는 정제를 통해 도시가스에 혼입해 사용하고 있다.

이번 기획에서는 국내 바이오가스 생산의 구체적인 사례와 최신 기술 현황, 향후 개선이 필요한 영역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충주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 선도 모델 확립

국내에서의 바이오가스 생산과 활용은 주로 도시가스사들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다. 서울도시가스는 포트래치, 경동도시가스는 스칸디나비아 바이오가스코리아, 부산도시가스는 부산바이오에너지, CNCITY는 ㈜대전엘에프지 등의 생산업체와 함께 지역 내 음식물 및 유기성 폐기물을 혐기성 소화과정을 거쳐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도시가스로 활용하고 있다. 강원도시가스, 경남에너지, 예스코 등은 자체적으로 생산까지 겸한다.

(그림1) 스칸디나비아바이오가스코리아의 바이오가스 생산 공정도
(그림1) 스칸디나비아바이오가스코리아의 바이오가스 생산 공정도

<그림1>의 스칸디나비아 바이오가스코리아의 바이오가스 생산 공정을 살펴보면, 울산 인근 지역의 음식물 쓰레기와 하수슬러지를 혐기성 소화조에 함께 투입해 생산하는데, 유해가스인 황화수소(H₂S)의 배출을 10ppm 미만으로 나오게 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한 바이오가스는 울산 SK케미컬 공장에서 사용하는데, 벙커씨유 연료와 비교하면, 약 39,173 CO₂ eq의 배출량 감소를 확인할 수 있다.

또다른 대표적인 국내 바이오가스 생산 현장은 충주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가 있다. 이곳은 지난 2013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2016년 10월부터 시설 운영을 하고 있다.

충주 지역에서 하루에 80톤 가량 발생하는 음식폐기물과 축산분뇨를 모아 에너지센터의 거대한 원통 탱크 소화조에서 약 25일에 걸쳐 혐기성 소화를 시킨다. 이 과정을 통해 바이오메탄과 액체, 일부 슬러지가 나온다.

이 에너지센터는 서진에너지와 현대건설이 공동 개발한 ‘막 결합형 혐기성 소화기술’을 이용한다. 기존보다 미생물의 증식을 대폭 활성화시켜 바이오가스 배출량은 20% 늘리고, 잔여 물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는 90% 이상 낮췄다.

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 바로 옆에는 수소융복합충전소가 있다. 이 충전소는 고등기술연구원에서 주도해 건설했는데, 에너지센터에서 생산한 가스를 개질기를 통해 순도 99.999%의 고순도 수소로 추출해 튜브트레일러에 공급해 인근 지역으로 출하하고 있다.

온사이트형 수소충전소이자 마더스테이션의 역할을 겸비하는 혁신적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충주바이오에너지센터의 한 관계자는 “유기성 폐기물을 이용한 바이오가스 생산은 자원순환에서 매우 중요한 분야로 자리잡고 있다”며 “충주의 모델을 통해 국내 폐기물 처리와 수소경제가 동시에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가축분뇨 이용 가스생산 활발

고온조건에서의 바이오가스화는 최근 국내에서 유행한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African Swine Fever)의 확산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 일반적인 ASF는 가축분뇨를 통해 전염이 가능하므로 분뇨 운반 시 위생 처리가 필요하지만 환경 변화에 대해 강한 내성을 가지는 ASF의 특징으로 인해 확산 억제에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ASF는 높은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해 50℃ 이상의 조건에서는 짧은 시간 동안 배양하더라도 쉽게 사멸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고온조건에서의 바이오가스화 기술을 활용하면 돈분을 통한 ASF의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가스화 기술이 에너지 산업 측면에서 영향을 미치고 온실가스 저감량 증대를 위해서는 다양한 원료(산업폐수, 해양폐기물, 산림폐기물 등)의 활용과 난분해성 원료(하수슬러지, 가축분뇨 등)의 소화효율 증대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한 주제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연구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해조류, 미세조류, 석탄가스화 폐수 등의 바이오가스화와 물리화학적, 생물학적 효소 전처리 기술 등이 소개되고 있다.

(그림2) 바이오가스화 경제성 증대를 위한 후보 기술
(그림2) 바이오가스화 경제성 증대를 위한 후보 기술

가축분뇨 가운데 우분(한우, 육우, 젖소)은 에너지 잠재량이 76만TOE로 가장 높음에도 불구하고 바이오가스화 원료로 적극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 우분은 전체 가축분뇨의 약 35%를 차지하며, 발생된 우분은 대부분 퇴·액비화(94%)로 처리되고 있으나, 개별 농가에서 직접 처리되기 때문에 퇴비의 품질 규격화 및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생산된 퇴비의 농경지 살포 시 작물이 필요로 하는 이상으로 과다하게 투입되거나 부적절하게 처리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농경지 주변의 지하수 오염을 유발하거나 강우 시 하천, 호소 등으로 유입되어 부생물화로 인한 녹조를 일으킬 수 있다.

우분을 이용한 바이오가스화는 독일, 덴마크 등 유럽 낙농 선진국과 일본 등의 나라에서 이미 상용화되어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독일은 가축분뇨(우분 포함) 및 에너지 작물을 이용한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이 약 1만개소에 달하고, 덴마크는 우분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약 90여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국내 가축분뇨 바이오가스화 플랜트의 경우 돈분만을 원료로 사용하고, 우분을 원료로 투입하는 곳은 없다. 돈분은 대부분 슬러리 형태로 고형물 함량이 10% 이내여서 이송이 쉽고 바이오가스화에 적용하기가 쉬운 반면에, 우분의 고형물 함량은 20% 이상이며, 유기성 질소 성분이 높은 상이한 특성을 가지기에 국내에서는 우분의 바이오가스화는 실험실 규모 연구만 진행되어 왔다.

이외에 바이오가스화 기술의 경제성 증대를 위한 방안으로 혐기성 소화 공정을 통해 메탄 이외에 좀더 부가가치가 높은 부산물을 얻는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그림 2>에 나와있는 바와 같이 유기성 폐기물로부터 빛차단 발효(Dark fermentation) 및 고액분리를 거친 후, 액상 성분에서 수소, 바이오디젤, 유기산(Organic acids), PHAs(Poly-Hydrolxy Alkanoates)를 생산하는 것이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후보군으로 알려져 있다.

REC 상향 조정으로 바이오가스 수익성 개선 필요

바이오가스의 생산과 활용은 이미 자원순환과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세계적인 흐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바이오가스 산업의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상태다.

한국환경공단이 밝힌 유기성 폐자원 처리 전환 계획에 따르면, 2019년 기준 13%였던 바이오가스화를 2025년 30%, 2030년 52%까지 늘릴 계획이다. 문제는 연간 생산된 바이오가스 중 2020년 기준 27.6%는 외부공급, 13.8%는 발전용으로 쓰이지만 나머지 31.4%는 자가열원 소비, 16.8%는 미활용되어 대기방출이나 플래어 스택으로 연소처리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유럽과 같이 전기만 아니라 도시가스에서도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부여하는 방안이 있는 것도 아니라 생산자, 판매자, 소비자에게 특별한 이익이 없다. 이렇다보니 민간기업들의 바이오가스 활용 사업에 뛰어들기 어렵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계통한계가격(SMP)과 REC를 통해 수익이 실현되는데, SMP는 한국전력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오는 전기 도매 단가를 말한다. REC는 발전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공급했다는 것을 증빙하는 증서다. 문제는 SMP는 2013년 대비 2020년 약 50.7%, REC는 약 63.3% 하락했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REC 공급 증가가 주 원인이었다.

국내 바이오가스 관련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바이오가스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 REC 가중치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바이오가스업계의 한 전문가는 “바이오가스는 자원순환의 중심이 되는 청정에너지원”이라며 “쓰레기 처리와 에너지 자립을 위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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