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고기, 생선, 채소류 등을 익히기 위한 취사용 가열제품에는 레인지, 압력밥솥, 프라이팬, 냄비, 뚝배기, 볶음기, 그릴, 토스터기, 주전자 등 다양하다. 이들 가열제품에는 가스나 전기로 열에너지를 공급하는데,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COVID-19, 2050 탄소중립의 여파로 영향을 받게 되었다.

가스로 음식물을 조리할 때 보통은 연소기와 가열제품이 분리되고, 연소가스는 후드를 통해 배출되나 일부는 실내에 머무르게 된다. 반면에 전기로 조리하는 경우는 콘센트에 연결된 가열제품 자체에서 간단하게 열에너지를 확보하고 있으나 발전과 송전, 발열의 과정에서 누적 열손실은 높아진다.

온실가스 기후변화의 여파로 2035년 이후에는 특히 산업용을 중심으로 LNG와 LPG 연료원의 대폭 감축이 예고되어 있다. 그 타개책의 하나는 기존의 가열제품에 공급되는 가스를 20~30% 줄인 에너지 절감형의 고효율 스마트 신기술제품 개발로 전기 수요층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제라도 가스업계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R&D펀드를 조성하여 지속 가능한 가스수요 확장·유지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한국도시가스협회 자료에 의하면 전국의 도시가스 평균보급률(2021년 기준)은 84.7%이지만, 수도권과 광역시 평균은 90.7%와 95%로 높다. 또한, 수도권의 취사용 평균소비율은 서울(보급률 98.5%)의 9.63%와 인천(보급률 90.6%)의 8.37%이고, 경기도(보급률 84.9%)는 8.4%로 큰 차이가 없다. 다만 경기도의 아파트 비율은 70%로 서울의 58.8%와 인천의 64.1%보다 높아 가스사용량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최고의 보급률 100%인 광주광역시의 가스소비율은 11.9%로 수도권 평균 8.86%보다 크게 높다.

아파트 건설(전국 평균 63%)에서 연소기 타입은 건설업체나 이해당사자에 의해 선정될 수 있지만, 가스 또는 전기식 가열제품과 연소기는 소비자가 수시로 교체할 수 있다. 따라서 취사용 가스사용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열제품과 연소기의 첨단자동화 및 에너지 절감형의 고효율 주방제품개발이 대단히 중요하다.

소비자의 니즈를 수용하지 못하면 가스가열제품을 대체한 전기가열제품의 점유율은 더 올라가고, 가스소비량은 더 줄어든다. 소비자가 전기제품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용하기 편리하고 안전하며 스마트 제어기능이 탑재된 우수디자인과 폭넓은 제품군에 저렴한 구입가, 특히 값싼 전기요금이다. 더욱이 유통업체에서는 1등급의 프리미엄급 전기밥솥 등을 구입하면 10% 환급과 5%의 상품권을 제공하기도 한다.

반면에 가스제품은 폭발위험과 같은 안전에 대한 불안감과 창문을 열어 환기하라는 것에 대한 가스누출 및 불완전연소에 의한 실내공기의 질 저하 우려감, 가스제품 사용에 따른 사전·사후 가스안전 준수사항 등은 소비자의 거부감으로 연결된다. 결국 소비자는 스마트하지 않은 가스제품 사용에 따른 불편함과 안전관리의 부담, 실내공기의 질 저하 우려를 피할 수 있는 전기조리기구 신제품에 관심을 갖는다.

종국에는 가스도 목탄→석탄→석유의 순환 사이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스는 기존 화석연료와는 달리 거의 완전연소가 가능하다는 차이점이다. 따라서 고효율의 에너지 절감기술과 스마트 기술을 융·복합한 가스제품개발을 추진한다면 가스소비의 단기간 상승 내지는 유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온실가스 친환경정책에 대응하지 못하면 원자력, 특히 RE100에 기반한 대체 전기제품으로의 이동을 막을 수 없다.

향후에도 가스공급업계와 제조업계가 연소기와 가열제품 R&D에 상생 협업하지 않고 버티면 탄소중립 친환경정책과 안전 규제의 늪에 더 매몰될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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