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 = 주병국 기자] 도시가스사들의 안정적인 수요처로 평가됐던 수송용 판매량이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 고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압축천연가스(CNG)버스의 최대 장점이었던 연료비마저도 국제에너지 수급 불안 여파로 크게 오르다 보니 수송용 부문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추세이다.
최근 5년간 수도권 7개 도시가스사의 수송용 판매 추이를 보면 2018년 7억2183만㎥였던 판매량이 2019년 7억0838만㎥, 2020년 6억3528㎥, 2021년 6억1035만㎥로 매년 감소했다. 올해도 9월까지 경인 7개 도시가스사의 수송용 판매량이 4억4041만㎥에 그쳤고, 연말까지 예상 판매량은 5억7000만㎥ 이하로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권 27개 공급사도 비슷한 상황이다. 판매량이 2018년 4억9400만㎥에서 2021년 4억2800만㎥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이처럼 도시가스사들의 수송용 판매량이 감소하는 것은 무엇보다 종전까지 천연가스버스가 대세였으나 전기버스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시내버스 현황을 보면 2018년까지 천연가스버스가 1만6362대로 절대적 점유율을 보였던 것이 2020년 1만5905대, 2021년 1만5401대, 2022년(9월) 1만5002대로 매년 감소했다. 반면 2018년까지 151대에 불과하던 전기버스는 2020년 749대, 2021년 1314대, 올해(9월까지) 2045대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천연가스버스가 전기버스로 빠르게 전환되다 보니 수도권 도시가스사들의 수송용 판매량도 급속히 빠져, 올해 역대 최저 수준인 5억8000만㎥로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대기환경 개선을 이유로 친환경인 천연가스버스를 줄이고, 전기버스 보급을 확대하는 정책 전환을 하다 보니 이 같은 현상이 최근 5년 사이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다 천연가스버스의 최대 장점이었던 값싼 연료비가 최근 2~3년 사이에 큰폭으로 오른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천연가스버스의 연료인 수송용 도시가스요금은 2019년 14.08원/MJ에 그쳤던 것이 올해 32.21원/MJ로 3년 사이에 2.2배 올랐다.
이처럼 수송용 물량 감소는 자칫 천연가스 수급 불균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송용 부문이 차지하는 도시가스 소비량은 한해 11억㎥ 이상으로 전체 소비량(249억㎥) 중 4.2%이며, 이는 업무용 5.3%(13억㎥)과 맞먹을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도시가스업계들은 수송용 부문에 대한 경쟁력 확보와 천연가스 수급 안정을 위해서라도 수송용 도시가스요금을 연간 소비패턴이 비슷한 연료전지용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천연가스버스를 대체할 신규 수요로 전기버스와 경쟁이 가능한 수소버스로의 전환을 정부와 지자체에 건의하고, 수소충전소 인프라 확보에 공동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도시가스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지자체가 전기버스 보급 확대에만 나설게 아니라 단기적으로 경유버스를 친환경버스로 먼저 전환하고, 이와 함께 중장기적 대안으로 천연가스버스를 수소버스로 전환하여 기존의 CNG충전소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토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