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의 인터뷰를 하지마라’
가스산업구조개편과 관련한 최근의 산자부 입장을 대변하는 말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구조개편은 그야말로 ‘파죽지세’의 형국으로 목표를 향해 치닫고 있다. 그전에는 ‘先 발전부문 구조개편 추진’이라는 명목으로 지지부진의 형태를 보였다.

때문에 일정을 맞추기 위한 구조개편 추진과정에서 예상됐던(?) 많은 걸림돌이 돌출됐고 이같은 부분을 언론에서 지적하기 시작했다. 이에 산자부측에서는 일정에 맞춰 진행한다는 느낌을 줄만한 사안들은 공개하면서, 지적돼 온 사안들에 대해서는 ‘잘 돼고 있다, 긍정적인 성과이다, 결과가 안 나온 상태에서는 밝힐 수 없다’는 식으로 일관했다.

산자부 실무자들의 입장도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다. 현정부에서 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구조개편’을 추진해야 하는 실무자입장에서 내심 문제점이 많다고 느낀다고 해도 ‘감히’ 정부 고위층에 소신발언을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국민을 위한 진정한 구조개편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추진시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을 위한다는’ 당초 의도와는 달리 엄청난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최근 열린 수송선 금융승계 관련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들은 위에서의 지시에 따른 듯이 ‘회의내용을 자세히 밝힐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LNG도입승계 관련한 내용도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구조개편 관련 문제점들을 덮어두고 ‘일단 계획대로 추진하라’는 정부 고위층의 의도가 정부 실무자 및 산하기관에 강하게 전달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풀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으면 밝히고, 각계의 의견을 모아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 나가는 정책방향이 아쉽다.

<유재준 記者>
<200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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