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비축기지가 우리마을에 들어온 뒤로 지하수가 고갈되면서 농사지을 물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때로는 가스와 기름이 누출돼 마을이 점차 오염되고 있습니다”
오는 2005년까지 1천8백14억원을 들여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 일대에 총 7백50만배럴의 원유를 추가로 설치한다는 한국석유공사의 계획이 마을에 알려지면서 이 공사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전국이 님비현상(Not In My Back­Yard)으로 만연하면서 각종 자원 에너지시설이 제대로 들어서질 못하고 있다. 이 곳 거제시 일운면의 주민들도 예외가 아니다.

주민들의 반대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현재 비축기지에서 지하수를 퍼가기때문에 용수가 부족하다는 것과 심리적인 불안감이 그 원인이다.

대부분 떠도는 풍문이 여론화 된 부분도 없지 않다.

정제시설이 없는 비축기지에서 가스가 누출됐다거나 전쟁시 저유탱크의 폭격으로 온마을이 그야말로 한순간에 불바다가 된다는 등등. 저유소 앞바다에는 기형물고기가 잡히고 있다는 일부 주민의 주장과 마을 공동묘지 아래로 지하저장탱크가 지나면서 조상의 은덕이 손상되고 있다는 설까지 떠돌면서 주민여론이 들끊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주민여론이 비등한데는 이 것 외에 또 다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추가공사를 하지 않겠다는 공증각서를 작성한 일이다.

지난 13일 열린 주민공청회에서도 주민들은 석유공사가 더이상 추가공사는 하지 않겠다는 공증각서를 작성해 주고도 추가조성 공사를 위해 ‘환경영향평가 초안 주민 설명회’를 여는 것은 당초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경우야 어찌됐던 한국석유공사가 주민들에게 공증각서까지 서준 것은 너무나 단견이라는 지적이다.

일시적으로 주민들을 무마하기 위해 공증각서를 써준 것은 ‘미필적 고의’라는 지적도 있다.

일운면의 비축기지 공사는 주민설득에 난항이 예상된다 그만큼 신뢰회복이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석유公社가 자초한 불신에다 주민들도 심리적 불안을 이유로 상당한 급부를 바라기 때문이다.

결국 이래저래 국가부담만 잔뜩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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