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상 가스보일러 1대당 효율이 1∼2% 씩만 높아지면 엄청난 연료가 절약될 것으로 보이지만 측정방법이 정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뜬구름 잡는 얘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는 산업용 보일러도 설계 효율이 아닌 운전 효율이 중요시 돼야 합니다”

대부분의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국내 상황상 에너지 절약이 강조돼야함은 당연하지만 현행제도와 같이 일시적인 실험실 열효율치를 높이도록 강제하는 것이 반드시 에너지절약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들이다.

보일러를 껐다, 켰다할 때 발생하는 열손실은 물론 외기 온도의 변화에 따른 열 손실 등 실험실 표준조건에서는 알 수 없는 변화요건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효율 인증을 받기 위해 주로 판매되는 제품과 별도의 모델을 개발해 지난 1년여 동안 단 1대도 판매하지 않은 업체도 있다.

미국의 경우 우리와 같이 제품규격에서는 실험실 효율을 표기하도록 하고 있으나 80%이하의 열효율 제품에 대해서 유통을 금지하는 최저효율제도의 적용시에는 연간효율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효율을 기준으로 할 때 실제 소비자가 사용하는 것에 가까운 조건에서 열효율을 측정하기 위해서이다.

유럽은 과거 10여년 전부터 연간효율제를 도입하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일시적인 열효율이 높은 제품이 연간 열효율에서는 더 낮게 나타나기도 했다.

외국의 규정을 번역하는 것으로 연구가 끝났다고 보고 규격을 개정하는 우리나라와 비교할 때 아쉬움이 크다. 정확하고 표준화된 열효율 측정방법을 찾기 위해 10여년이라는 시간과 자금을 들여 충분한 연구를 진행하는 유럽이 부럽기까지 하다.

<정욱형 記者>
<200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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