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가스를 배달하는 기사가 부족해 판매업계가 인력난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도시마다 벼룩시장 등 지역정보지에 거의 매일 판매업소 배달기사를 모집한다는 광고가 게재되고 있는 것이 이같은 사실을 단적으로 증명해 준다.

물론 가스배달업무는 어렵고, 힘들고, 더러운 3D 업종에 해당되는 것이 인력난을 겪는 대표적인 이유다.

여기에 국가공휴일은 제치더라도 일요일까지 일해야 하는 것은 물론 아직까지 충분치 못한 급여수준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판매업계의 인력부족 문제와 관련 근본적으로 업계 내부에 더 큰 책임이 있다는 주장도 많다. 일부 지각없는 판매사업자들이 ‘이동식 장사(일명 지입차, 통띠기, 배추장사 등)’에 매달리면서 배달기사를 ‘무허가 판매사업자’로 양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지역을 비롯해 광주 등 주로 대도시 지역의 경우 많은 배달기사가 충전소에서 직접 가스를 받아 자기구역에 가스공급을 나서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형식적으로는 특정 판매업소에 소속돼있는 것처럼 되어 있지만 일정 금액을 해당업소에 떼어줄 뿐 실제로는 독자적인 영업망을 갖춘 무허가 판매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과 광주 등 일부에선 한 판매업소에 이같은 통띠기 배달기사가 15명이 넘는다는 소문도 들린다. 모두 기존의 다른 판매업소에서 일하던 배달기사를 ‘스카웃(?)’해서 양성하고 있다는게 주변의 전언이다. 당연히 여타 판매업소는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더 좋은 조건으로 또 다른 배달기사를 구해오는 式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서울지역의 한 판매사업자는 “사업자가 스스로 던진 그물에 다른 사업자들까지 점점 옭아매어지고 있다”며 “안전관리 공백상태는 물론 LPG유통체계를 뒤흔드는 무허가 이동판매가 근절돼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LPG판매업계의 발전을 위해 그냥 넘길 수 없는 얘기다.

<채덕종 記者>
<2002.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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