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가스의 수요량은 국내 제조업체들의 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최근 반도체 산업의 호황에 따라 특수가스의 판매량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궁극적으로 산업용 가스의 경기는 제조업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제조업의 경기하락과 산업공동화 현상은 90년대 후반부터 계속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산업용 가스 시장의 경쟁 격화와 전반적인 시장의 침체도 불가피하게 동반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러가지 경제 지표에서 알 수 있듯이 올해의 경기가 작년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는 장미빛 예상을 내놓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미국 등 서구 시장은 이라크 전쟁에 따른 우려로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국내 사정 역시 별반 차이가 없다. 반면 산업용 가스를 생산하기 위한 원가 부분은 지난해도 변함없이 상승해 기업경영을 압박하고 있어 각 기업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산업용 가스업체의 가장 큰 매출은 말그대로 산업용 가스의 판매였다. 현재도 가장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일반 산업용 가스의 판매이다.

그러나, 최근 산업용 가스 연구개발에는 주목할만한 큰 두가지의 흐름이 있다. 한가지는 반도체와 IT산업에 발달에 따른 정밀한 초고순도 제품의 개발과 특수가스의 개발이며, 다른 한가지는 고압가스를 이용한 새로운 시장 개척이다.


순도 100%에 도전

반도체 시장은 타 산업의 침체와 달리 매해 성장을 하는 분야이다. 반도체용 가스시장의 성장에 따라 정밀기술에 사용되는 특수가스와 고순도 가스는 점점 더 초고순도 가스를 필요로 하게 됐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관련업체들은 정제기술의 개선 등을 통한 초고순도 가스를 생산해 내고 있다.

2001년 약 200억원을 투자, 반도체용 특수가스인 NF3
생산시설을 갖춘 대백신소재는 기술개발에 성공한 이후 지난해 에어리퀴드社와 2004년까지 673억원의 공급계약을 맺었으며 대만업체와의 3년간의 공급계약을 통해 약 315억원을 벌어들였다. 또한 국내 반도체 생산업체인 하이닉스, 하이디스와 해외기업인 LG필립스LCD社와 공급계약을 맺어 세계적인 수출선을 확보할 수 있었다. 대백신소재는 지금까지의 노-하우를 통해 SiH4의 국산화도 준비중이다.

수소가스의 경우 최근 그 사용범위가 광케이블, 반도체 산업 등으로 확대되면서 정제기술의 개발과 향후 대체에너지 사용에 대한 수소가스의 저장 및 인프라 구축의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수소전문 취급업체인 SPG산업의 경우 생산기술연구원과 자사의 개발팀의 공동연구로 초고순도 가스 정제를 위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단지 정제기술의 개발뿐만 아니라 더 좋은 원료소스를 찾는데도 집중하고 있다.

현재 SPG산업은 일반적으로 공급되는 수소의 순도 99.999%를 뛰어넘는 초고순도 99.9999%와 99.99995%이상의 수소 제품을 연구중이다. 수소전문취급업체인 덕양에너젠 역시 최신 정제설비를 갖추고 순도 99.9999%의 고순도 수소를 생산해 공급중이다.

이들 수소공급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향후 수소가스가 대체에너지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소내연기관 자동차를 개발한 실적이 있을뿐더러 현재는 연료전지 및 연료전지자동차 개발을 추진중이다. 전문가들은 화석연료보다 수소연료의 가격이 낮아지는 2010년 이후에는 수소자동차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수소저장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수소충전소 등의 인프라 구축에 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덕양에너젠은 지난 97년 한국과학기술원과 수소금속흡수 연구를 2년동안 수행, 수소저장합금을 개발해 특허를 획득하고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에너지연구소와 공동으로 수소저장합금 제조기술 및 활용도에 관한 조사를 현재 진행중이다.


관련 시장 개척

국내 산업용 가스 시장의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는 대성산소는 반월지역에 대성초저온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외국법인회사와는 달리 자체 기술력 확보를 통해 외국계 회사와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거대한 외국법인의 경우 해외에서 개발된 기술을 통해 산업용 가스의 공급외에 플랜트 건설 등 부대 시설과 장비를 판매,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에 반해 대성산소는 국내 연구진을 통해 기술개발에 따른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대성산소는 지난 2000년 국내최초로 순도 99.9999%, 용량 1,600 Nm3/h 규모의 질소전용 심랭식 공기분리장치를 순수 자체기술로 개발하여 국내 초저온 가스 분리기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또한 지난해에는 휴대하기 편하고, 사용하기 쉬운 새로운 형태의 산소분석기를 개발해 가스 순도의 변화 추이를 연속적으로 컴퓨터를 이용해 모니터링하거나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대성산소는 연구소를 통한 기술개발에 나서 가스정제기, 질소분리장치 등을 시장에 내놓았다.

특히 지난해 열린 한국산업기술대전에는 촉매방식의 소형 고순도 가스정제기를 출품해 호평을 받았다. 대성초저온연구소는 2003년 대형 실험제작실을 확보, 인원과 장비를 대폭 확충해 향후 산업용 가스 판매와 더불어 장비 판매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일반고압가스 전문 공급업체인 대덕가스는 지난해 환경측정용 표준가스를 표준과학연구원과의 기술협약을 통해 생산해냄으로써 매출 증가의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냈다. 대덕가스의 경우는 환경측정용 표준가스를 포함해서 소방용 약재, 경보기, 분석기같은 장비분야까지 연구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대덕가스의 박유신 부장은 “개발에 대한 투자는 바로 그 성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향후 기술경쟁력의 확보가 없다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산업용 고압가스 시장의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고압가스분야의 각 기업들의 기술개발에 대한 노력은 예시된 기업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 대기업만의 몫이 아닌 각분야에서의 생존을 위한 전방위적 공략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가격경쟁력에 의존한 시장 점유율 확대는 더 이상 어렵다는 판단이 관련업계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산업용 가스업체들이 기술개발에 나서는 과정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기존 액메이커들의 활동과 더불어 고압가스 충전단계의 기술개발 노력이다. 그동안 판매만을 중시했던 이들에게 이제 시장개척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연구개발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산업용 가스 연구개발업체 소개

대성초저온연구소
개척자 정신으로 기술개발 선도

‘20대의 모험정신이 회사를 살린다’
대성초저온연구소(책임자 문흥만 책임연구원)의 입구에 있는 이 표어는 아무도 도전하려 들지 않았던 초저온 연구를 처음 시작한 의지를 나타내는 문구이다.
대성산소는 산업용 가스에 대한 국내기술이 전무했던 국내 상황속에서 자체 연구소 건립의 필요성을 절감, 1989년 12월 경기도 안산에 대성초저온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소는 설립초기 초저온·가스 기술습득 노력을 거쳐 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연구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현재 대성초저온연구소는 공정개발실, 가스응용실, 저온기기 연구실, 제어계측팀으로 3실 1 팀제로 운영된다. 화공, 화학, 기계, 물리 등 다양한 전공자들로 구성된 박사 4명, 석사 11명, 학사 9명 총 24명의 연구원들이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연구에 몰입한다. 대성연구소는 그 동안 국내외 학술지에 30여편의 논문투고와 60여편의 학술발표를 실시했고 23건의 특허와 6건의 소프트웨어를 등록했다. 또한 연구실적으로는 심랭식 공기분리 장치의 핵심인 Cold box 개발을 비롯하여 PSA와 멤브레인 방식의 공기분리장치, 가스캐비넷, 초저온 헬륨·수소 정제기의 개발과 액체질소를 사용하는 초저온 식품동결기, 진공단열배관, CE 탱크, LGC, 초저온액체 기액분리기, 초저온밸브, Cryostat, 맥동관 냉동기 등의 초저온 기술을 선보였다. 얼마 전 발사된 국산 로케트 발사 설비에도 대성초저온연구소내의 저온기기 연구실에서 제작된 진공배관이 사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성연구소는 현재 KIST, 국립품질연구원, 한국화학연구소,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 연세대, 광운대, 한림대 등과 공동연구를 수행해 산업용 가스 기술의 국산화는 물론 국내 과학기술발전에도 일조하고 있다.
이 연구소의 문흥만 책임연구원은 “금년에 대형 실험제작실을 확보하고 인원과 장비도 대폭 확충할 예정으로 앞으로도 20대의 모험정신을 발휘하여 누군가 꼭 가야만 하는 길을 사명감을 갖고 개척하며 나아갈 것”이라고 금년도 포부를 밝혔다.


대덕가스공업
3년전 개발부 조직, 전직원 나서

1980년 회사 설립이래 산업용 가스 공급업체로 확고히 자리잡은 대덕가스공업은 3년전 개발부(책임자 박유신 부장)를 조직하고 신규 사업아이템을 확보를 위해 본격적인 연구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3년간 6억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자, 표준과학연구원과의 기술협약을 통해 환경측정용 표준가스를 생산, 분석기기 업체 및 환경측정용 기기제조업체에 제품을 제공함에 따라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남동공단안에 위치한 대덕가스 개발팀은 6명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기술 개발은 이들만의 몫이 아니다. 전사원이 새로운 아이템을 찾고 상호협조한다는 것이다.
타 회사와 다른 대덕가스공업의 기업문화는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를 꼽을 수 있다. 아이디어 회의에서 직급과 상관없이 심도있는 토론이 이루어지며 회사 매출신장에 도움이 되면 연봉상승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가 있어 직원 모두가 신사업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대덕가스는 특수가스, 소방용 약재, 장비, 기타응용분야를 연구중이다. 특수가스분야에서는 자동차 배기측정용 가스의 수출을 준비중이며 응용부분에서는 기존 일회용 산소캔을 새로운 디자인을 통한 개선으로 해외수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 회사의 연구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박유신 부장은 “개발비 투자가 쉽지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술개발과 신규 아이템의 확보없이는 기업의 성장은 생각하기가 어렵다”라 했다.
박부장은 덧붙여 “앞으로 대덕가스공업의 매출중 산업용가스공급을 제외한 부분을 2003년에는 35%선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하고 “2004년에는 5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SPG 산업
저장기술·청정원료소스 주력

고순도 수소가스 공급 전문업체인 SPG산업은 주요공업단지에 수소생산공장과 제조·압축설비를 갖추고 있다.
SPG산업은 수소에 대한 인식전환을 위해 노력중이다. 단지 일반 산업용 가스가 아닌 IT산업과 반도체 산업의 핵심소재와 차세대 대체에너지라는 인식을 산업전반에 심어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SPG산업은 지난 해 6월 국내기업중 최초로 산업용가스 부문에서 정부가 인정하는 부품·소재 전문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이에 따라 국내화합물 유도체중 고순도 수소를 이용한 화합물 유도체 개발 공정에 대한 해당기술 연구기관으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SPG산업의 개발팀(책임자 이권수 기술고문)은 5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장 큰 목표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의 생산이라고 한다. 산업기술의 발달에 따라 보다 정밀하고 순도가 높은 수소제품을 고객이 원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보다 좋은 원료의 확보와 더불어 순도를 더욱 높이기 위한 정제시설과 제품을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는 저장시설 등의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수소사용업체들의 자체 수소플랜트가 노후화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수요처를 찾기위한 SPG산업의 제품개발 노력은 열기를 더하고 있다.
개발팀의 이권수 기술고문은 “새로운 저장기술과 청정원료소스의 확보, 그리고 고순도 정제기술 개선 노력은 모두 원가절감과 연결이 됩니다. 우리 회사의 원가절감뿐만 아니라 고객사의 원가절감에도 도움이 되는 윈윈전략”이라고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설명한다.
SPG산업은 생산기술연구원과 함께 수소의 99.9999%이상의 고순도화를 연구중이며 향후 수소 대체에너지로써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품질의 부품소재, 안전하고 효율적인 대체에너너지라는 수소의 기능을 부각하고 이와 관련된 신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와 개발비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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