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승용차 문제가 다양한 업종에서 첨예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엄청난 폭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다. 자칫 휘발유 주도의 자동차시장이 경유차로 전환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에너지가격, 환경, 연료품질 등 사안마다 사활이 걸려 있을 정도로 이해관계가 상충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경유차시장의 선점과 관련된 자동차사들의 치열한 물밑경쟁이다.
여기에 에너지가격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도 경유차 환경위원회의 가격비율이 100:85:50 수준으로 LPG업계가 요구한 수준과 비슷하게 흘러가자 정유사들은 일제히 현 가격체계의 고수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이 문제는 세수(稅收)는 물론 수백만 소비자의 관심사항이라는 점에서 정부 부처간 의견조율에서도 큰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이처럼 경유차가 다양한 분야간에 이해관계가 엇갈린 만큼 정부의 최종안 결정 과정에서 원칙과 소신을 지키지 못하고 ‘목소리 큰 집단의 요구조건 반영’이라는 어중간한 타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경유차와 에너지가격체계 문제는 ‘환경과 에너지정책의 조화로운 지향’이라는 근원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머지 않아 재발한다. 과거 LPG차의 증가억제라는 일방적인 목표설정이 숙제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게 그 반증이다. 원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채덕종 기자>
<2003.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