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석유기기협회는 지난 4일 비공개로 이사회를 갖고 오는 20일 열릴 정기총회 안건을 심의하면서 20%에 가까운 협회비 인하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올해 국내외 경기가 어렵고 가스기기시장도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이를 감안해 회원사의 부담을 줄여주자는 배경에서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치열한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협회비로 매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내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이를 납부하지 않고도 제재를 받지 않는 업체가 있다는 불만에서 불거진 것이다.

여기에 회장社와 이사社 간에 진행되고 있는 보일러 특허분쟁에서 협회가 뒷짐만 지고 있다는 불만이 합쳐져 회비인하로 불씨가 옮겨 붙어진 것으로 보여진다.

기기협회는 올 6월로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사람으로 보면 성년식을 치르고 진정한 성인으로 거듭나는 나이가 된 것이다.

협회는 그동안 KS사후관리를 위한 협의회로서 뿐만 아니라 각종 국가공인시험·검사기관으로서 업계 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 2000년 말에는 각종 시험장비와 검사장비가 구비된 사옥을 마련하는 등 모범적인 단체로서 자리를 잡았다.

그런 점에서 최근의 회원사간 불협화음은 성인으로 성장하는 협회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까 우려된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번 기회에 회원사 모두가 협회라는 의미가 ‘회원이 협력하여 유지하는 모임’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가슴깊이 되새기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스무살로 성장한 협회가 이번 성장통을 슬기롭게 치료해 간다면 훨씬 건실한 청년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욱형 기자>
<2003.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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