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지역의 홍수에 대하여 96년에도, 작년에도 전문가들은 500년, 1000년에 한번 올만한 강수량이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불과 1년만에 똑같은 현상이 재발됐다. 이번에는 또 무엇이라고 설명할지 궁금하다.

아무리 집중호우의 결과라지만 어떻게 동일한 지역에서 연례행사처럼 수재(水災)가 벌어진단 말인가. 과연 이 현상이 천재(天災)인지, 인재(人災)인지 물어보고 싶다.

매년 수재로 인해 많은 인명과 재산상의 손실을 입고도 수재가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곧 잊어버리고 만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또한 사후약방문 식으로 수재민에게 쥐꼬리만큼 보상하고 복구사업도 취로사업형태로 임시방편식으로 하천정리나 하다가 방치하고 만다.

현실이 이럴진데 되풀이되는 큰 물난리를 어찌 천재라고만 하겠는가. 정말 이제는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근본적인 방재(防災)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황토빛 물속에 갇혀 식수조차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빗물을 받아 마시는 우리의 이웃들을 보라. 급류에 집을 잃고 임시 대피처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모포 한장으로 밤의 냉기를 달래고 있는 우리의 형제들을 보라.

이런 모습을 보고도 「앞으로야 설마」하면서 또다시 망각을 되풀이 할 것인가. 민선자치제 또한 임기내에 가시적인 효과가 있는 인기사업에만 열중하고, 제방정비나 하상 준설과 같은 비인기사업은 또 뒤로 미룰 것인가.

세금을 꼬박꼬박 내면서도 수재의연금 대열에 빠지지 않고 수재민돕기에 앞장서고 있는 국민들의 심정은 참으로 답답하다.그러나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이 나라에는 아직도 이웃과 아픔을 함께 나눌 줄 아는 「가슴이 따뜻한」 국민들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이다.

특히 가스인들의 경우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수해복구현장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헌신적으로 봉사한다고 정평이 나 있다.대부분의 수재민들은 「의식주 생활에 있어서 밥을 짓고 방을 데우는 가스야말로 가장 소중한 존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한 정서에 부응하기라도 하듯 가스업계 자원봉사와 끊이지 않는 지원행렬은 매우 감동적이다.

가스안전공사와 업계합동으로 구성된 가스시설 긴급복구반 200여명은 휴일도 반납하고 오늘도 피해복구작업을 위하여 값진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또한 가스기기업체들의 발빠른 A/S도 매우 돋보인다.

「이번 서비스로 최소 수억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되겠지만 수재민의 고충 해결과 소비자 보호라는 측면에서 즐겁게 동참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하며 휴가중에 복구현장으로 달려나왔다는 어느 가스보일러회사 한 A/S맨의 흙묻은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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