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에서 나비가 날개 짓을 하면 뉴욕에 폭풍이 분다”

이는 영화 쥐라기 공원에서도 나온 말로 ‘카오스이론’ 일명 ‘혼돈이론’에서 나온 말이다. 어떤 작은 움직임이라도 나중에 엄청난 파장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는 뜻도 담겨 있다.

LPG업계도 지금 이같은 혼돈속에서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 수개월 전부터 진행된 이라크전쟁의 전초전으로 인해 수입가격이 턱없이 오르고 있고 국내에서는 별로 심각하지 않은 북핵 문제로 인한 환율상승이 국내가격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 한적한 시골에서 LPG를 사용하는 소비자의 경우 미-이라크 전쟁은 물론 북핵 문제 등이 LPG가격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는 것을 별로 실감하지 못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수입·정유사는 당연하겠지만 하부의 충전·판매사업자도 국제사회의 변화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도 이같은 파급효과 때문이다. 중동지역의 움직임은 물론 미국이 북한 핵에 대해 어떠한 대처를 할 것인지가 곧바로 LPG산업의 가격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물론 에너지를 전량 수입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전국민에 해당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他에너지에 비해 LPG산업이 외부 현안에 대한 대처능력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수준의 저장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자랑하는 수입사는 물론 가격자유화로 판매마진을 편하게 정할 수 있는 유통부문에서도 지금까지 별다른 내부 소화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모든 것을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하다가는 LPG산업이 그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갈수록 힘을 잃어갈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LPG업계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될 대목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채덕종 기자>
<2003.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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