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과 을’ 벗어나 相生의 길 찾아야

수입구조 다변화·수수료 현실화 필요
시너지 효과 못거두면 양측 모두 손실


지역관리소 소장들의 무더기 해임으로 불거졌던 도시가스사와 지역관리소간의 갈등이 수수료환급 타결로 해소국면으로 접어들었으나 양측의 공동발전을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재해 있다.

특히 양측 모두 최종의 경영목표인 고객만족을 위해서는 기존의 ‘갑과 을’이라는 관계를 벗어나 상호 협력관계로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도시가스사는 고객서비스 강화를 위해서라도 고객과 최 접점 지역에서 활동하는 지역관리소의 환경개선에 나서야 하며 보다 많은 경제적 지원을 쏟아야 한다.

그렇다면 지역관리소와 도시가스사간의 공동발전을 모색하기 위한 선행과제가 무엇이고 어떤 문제점들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현황 및 문제점

도시가스사와 지역관리소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상호 신뢰성 부족으로 발생되는 공조체제 형성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는 곧 양측간에 체결되는 위탁운영 관계가 도시가스사의 일방적인 형태로 계약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발생된 지역관리소 소장들의 무더기 해임 건이 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양측간의 위탁운영은 지역관리소측에 미래지향적인 경영여건을 조성하지 못하다보니 소장들의 소신 있는 경영을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도시가스사의 눈치만 보는 형태로 흘러가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역관리소의 경우 양측간에 체결된 체납금 책임수납제로 인해 상당한 경영압박을 받고 있다. 일부 도시가스사 관계자들은 책임수납제에 따른 적정한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어 문제가 안된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지역관리소측이 느끼는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시공업을 겸했던 과거의 경우 지역관리소의 수익성이 커 책임수납제를 해결할 수 있었으나 최근 몇 년간은 시공분야의 경제성이 급격히 떨어지다 보니 순수하게 수수료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결국 책임수납제는 양측간의 관계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만들기보다는 오히려 ‘갑과 을’이라는 상하 관계만 더욱 깊게하는 족쇄역할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역관리소측은 주장하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양측간의 제도개선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지역관리소측이 자립경영을 할 수 있도록 수입구조를 다변화시켜야 할 것이다.

최근 지역관리업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자재공동구매와 가스기기 판매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전국으로 확대되어야만 경영상의 독립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관리소의 자립경영을 위해 우선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사항은 수수료의 현실화이다. 이는 일부 도시가스사측도 공감하고 있는 사안이다.

사실 지역관리소의 주 수입원 중 80%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수수료이다. 그러나 수수료의 경우 96년 이후 단 한 차례의 조정 없이 동결돼 지역관리소들은 경영상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관리소 한 관계자는 “책임수납제로 인해 매월 도시가스사에 요금수납을 하기도 벅찬데 인건비와 관리비 등은 과거보다 30%이상 올라 수수료의 현실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이상 지역관리소의 운영 자체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수수료 현실화가 이루어져야만 지역관리소도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고 가스안전관리와 고객서비스 개선을 위해 환경여건을 개선하는데 투자를 할 수 있다고 지역관리소측을 설명하고 있다.

게다가 영원불변의 법칙처럼 여겨졌던 지역관리소사업도 이젠 가스오케이나 개별사업자들의 참여로 경쟁체제에 돌입한 상태라 지역관리소들의 수입구조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개선책 및 전망

도시가스사와 지역관리소간의 공동발전을 위해서는 이젠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지역관리소가 정상적인 운영을 못할 경우 도시가스사도 순탄한 경영에 장애가 된다는 사실이다. 결국 양측간의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현재 상호간에 체결된 비합리적인 제도와 위탁계약관계를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우선 지역관리소장들이 책임 있는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이는 도시가스사측이 지역관리소측과 위탁경영을 계약할 때 최소한 소장들이 소신 있게 업무를 맡을 수 있도록 정년제 또는 장기계약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체납금 책임수납제를 부담스러워 하는 지역관리소측에 경영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제도개선이 뒤따라야 하겠다.

이와 함께 지역관리소의 자립경영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현행 수수료에 대한 현실화가 빠른 시일내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수료 현실화 문제가 가스요금과 직결된다고 주장하는 도시가스사들의 의견도 설득력이 있지만 7년째 수수료를 동결시키는 것은 오히려 양측간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부작용만 낳게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최근 몇 년간 많은 도시가스사들은 고객서비스 개선을 위해 다각적으로 고객만족(CS)활동을 펼치고 있으나 지역관리소까지 확대되지 못해 시너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도시가스사가 추구하는 고객만족경영을 현 체제의 지역관리소 환경여건으로는 소화해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경영난에 허덕이고 인력난에 시달리는 지역관리소는 도시가스사가 지원해야만 상호 긍정적인 발전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도시가스협회 운영委 최경훈 위원장

고객지원센터로서 역량 강화해야


▲ 지역관리소의 자립경영을 위한 수수료 현실화 요구가 많은데?

- 서울 5개 도시가스사의 운영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쉽게 답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99년 이후부터 수수료 책정은 공급규정에 따라 비록 도시가스사와 지역관리소간에 협의를 통해 결정되지만 가스요금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세심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역관리소의 경영여건이 악화되는 것을 방관만 할 수 없어 도시가스사들은 지역관리소의 관할 세대수를 늘려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 CS활동이 지역관리소까지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데?

- 지역관리소를 대상으로 많은 CS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사실 아직까지 부족한 점이 많다. 교육의 지속성과 지역관리소의 전문인력 양성 등이 쉽지 않지만 지역관리소를 배제한 CS활동은 있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가스사는 지역관리소와 함께 고객만족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양측간의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한다면?

- 경쟁도입이라는 시장논리에 양측 모두 예외일 수 없다. 곧 고객서비스 강화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열쇠라고 판단된다. 이를 위해 지역관리소는 고객서비스센터로서 역량 강화를 위해 변모해야하고, 공급사 또는 지역관리소의 여건개선을 위한 지원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인터뷰] 지역관리업협동조합 이광세 이사장

협력관계라는 인식전환 필요


▲ 고객서비스 개선을 위해 지역관리소가 역점을 두어야 할 점은?

-무엇보다 지역관리소에 종사하는 직원과 소장 모두 고객에게 보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식이 함양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전문교육과 함께 직원들의 자질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 근로 환경개선을 위해 수수료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절실히 필요한 부분이다. 고객서비스 실현을 위해서는 지역관리소의 경영상태가 안정되어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수수료가 수년간 동결된 반면 인건비와 관리비의 상승은 막대하다. 이로 인해 지역관리소들은 경영악화를 겪게 돼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한 고객서비스 강화는 뒷전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도시가스사는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하고 수수료의 현실화를 검토해줘야만 한다.

▲ 양측의 협력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 도시가스사와 지역관리소간의 역할분담이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 그리고 도시가스사는 지역관리소를 하급기관으로 인식하기보다는 공동 협력관계라는 사고 전환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양측 모두 추구하는 고객서비스 부문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공동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전문교육, CS활동에 필요한 각종 시스템 및 첨단장비 등을 지역관리소에 지원해야 할 것이다.

<주병국 기자>
<2003.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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