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0개 도시에 차량 2,746대 운행
정부·기관·업체 역할분담 이뤄져야


매연이 전혀 없고, 오존생성물질과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압축천연가스(CNG)차량은 대기질 개선을 통한 국민건강 증진을 위하여 2000년부터 범 정부차원에서 보급이 추진돼 왔다.

국내 CNG차량을 대표하는 천연가스버스는 대기환경 오염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지적돼 온 경유차를 대체할 최적 차량으로 이용승객과 운전기사 대상 여론조사결과 90%이상이 교체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의 각종 지원을 바탕으로 CNG충전소 건설과 버스운송업체의 천연가스버스 도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외국에서도 천연가스차량은 자동차 공해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 등으로 90년대 들어 정부지원 하에 보급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국가별로는 아르헨티나가 가장 많은 72만대, 이탈리아 38만대, 미국 10만대 일본 1만3,000대 등 전 세계에 총 204만대(IANGV 2002년 9월 통계자료)가 운행 중이다.


국내보급현황

정부와 지자체는 2007년까지 CNG충전소 400기를 건설(50대/일 기준)해 천연가스버스 2만대, 2010년까지 천연가스청소차 800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보급에 앞장서 왔다.

이러한 노력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으로 천연가스 차량의 경우 전국 20개 도시에 2,746대, 고정식 CNG충전소는 36개소 89기, 이동식충전차량은 47개소 96대 운행을 달성했다. 올해도 천연가스버스 2,000대와 청소차 80대를 새로 도입하고, 신규 충전소 50기를 건설해 연말까지 천연가스버스 5,121대 청소차 80대 , 충전소 148기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보급의 장애요인

그동안 천연가스차량 보급의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해 온 요소들을 살펴보면 첫째는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확충돼야하는 사업 특성상 지방자치단체의 추진 의지가 결여됐다는 것이다. 둘째는 민원제기, 관련기관간 협조미흡, 입지제한에 따른 부지확보 곤란이다. 끝으로 버스운송업체의 투지기피 등 주로 공급부문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수요부문은 천연가스차량 도입 초기 강하게 나타났던 버스운송업체의 차량 교체와 도입 기피현상이 이제는 현저히 줄어드는 등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지난해에만 정부가 134억원의 예산을 확보 지원하는 등 경유와 천연가스 연료가격차(115원)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연료비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2002년 7월 이후 천연가스와 경유간의 연료가격차가 180원 이상으로 확대되고 있어 업체 사이에 천연가스차량 도입이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버스업체들이 천연가스버스 교체시기를 앞당기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의 천연가스차량 보급현황을 살펴보면 지자체별로 보급실적에 현격한 차이가 난다. 부산과 같이 전국 제2의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천연가스차량 보급이 96대에 머물고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경남처럼 우선 보급지역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121대에 달하는 곳이 있다.

이는 수요공급원리에 지배되는 타사업과는 달리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확충해야 하는 CNG사업 특성상 직접적인 수익과는 관계는 없지만 지자체의 추진의지에 따라 실적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충전소 건설의 실질적인 문제점으로 작용해 온 부지 확보문제는 그린벨트 등 비교적 부지확보가 용이한 도시외곽지역은 버스의 통행량이 적거나 차고지와 거리가 멀어 입지선정시 제약을 받는다.

반면 차량 통행량이 많은 도심지는 안전거리확보에 따른 적정규모의 부지확보가 곤란한데다 민원인의 가스시설물 기피, 학교보건법에 의한 거리제한 등으로 부지 확보가 극도로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버스업체의 CNG충전소 투자기피도 천연가스차량 보급의 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마산 시민버스와 성남 시내버스와 같이 이미 CNG충전소를 건설 운용 중인 업체와 대원교통이나 대원여객처럼 건설을 추진 중인 업체도 있지만 대다수의 버스업체는 충전소 건설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 주었다.

버스업체의 주장처럼 영세 업체가 많고 지하철 보급 확대 등으로 영업여건이 갈수록 악화돼 버스 교체도 벅찬데 충전소까지 건설할 여력이 어디 있느냐는 항변에도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그동안 웬만큼 규모가 되는 버스업체는 자가 주유소를 상당수 보유해 온 것도 사실인 만큼 정부와 지차체의 지원방안에 따라 사정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향후 시장전망

일부 사업 초기에 설치된 충전소는 차량이 늘면서 이미 흑자 경영단계로 접어드는 등 아직은 보급이 활성화되는 단계이지만 긍정적인 측면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천연가스차량 보급의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요확충이 시급하고 행정기관, 도시가스사, 버스업체의 적절한 역할분담이 필요하다.

우선 정부는 장기계획을 마련 그동안 진행해 온 정책의 유지와 직·간접적인 지속적 지원, 공급과 수요의 핵심인 충전소 건설과 차량보급에 걸림돌이 되는 관련 법규의 정비 등 행정적인 지원강화 등 보급 독려보다는 천연가스차량 관련 산업의 육성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일정 수준이상의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하는 산업육성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CNG충전소 건설 등 공급부문을 맡아온 도시가스사는 이 사업에의 참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대기환경개선을 목표로 출발 버스 운송사업자가 보유하고 있는 천연가스버스가 주 소비자가 되고 버스보유가 분산돼 있는 점, 부지확보 문제를 적절하게 하면서 충전소 설치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하루 100대 전후를 충전하는 대형 충전소 설치에서 벗어나 하루 20∼5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중형 충전소 건설방안 마련 등 운송업체의 CNG충전소 설치 확대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수요공급원리에 따른 시장 주도의 자발적인 소비 공급시설 확충기반 마련을 위해 천연가스차량의 차종을 다양화해 시외버스, 고속버스, 관광버스, 행정기관 및 공기업 업무용 차량 등으로 보급을 확대한다면 국내 천연가스차량 보급과 관련한 산업의 성장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대구도시가스 김병용 사장

지역사회 환경개선 보람

올해 CNG충전소 2개소 추가

“대구는 분지에 도시가 형성돼 있어 대기가 오염되면 밖으로 배출되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CNG충전소 건설은 초기투자비용 과다지출, 운영상 애로도 따르지만 적극적으로 CNG충전소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대기환경개선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 친화적 사업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0년 12월 성서CNG충전소를 준공, 대구지역 천연가스버스 운행에 앞장서온 대구도시가스 김병용 사장은 상당한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대구도시가스는 현재 하루 최대 580여대의 버스에 천연가스를 공급할 수 있는 대곡CNG충전소와 동호CNG충전소 등 3개 충전소를 운용 중이다.

김 사장은 현재 협의가 진행중인 매곡시공영차고지 제4충전소 건설 등 올해 2개소, 2004년 2개소, 2005년 2개소의 신규 충전소 건설을 계획하는 등 버스의 천연가스충전에 불편이 없도록 앞으로도 CNG충전소 건설을 계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김사장의 방침에 힘입어 대구지역에는 2000년 12월 천연가스버스 11대가 운행을 시작한 이후 2001년 53대, 2002년에는 235대, 지난달에는 운행중인 천연가스버스가 총 314대로 늘었다. 올해 도입목표를 170대로 설정한 대구시는 매년 200여대의 차량을 도입해 2010년까지 연차적으로 충전소 총 34기를 건설하고 시내버스 1,797대 전량을 천연가스버스로 교체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설비투자비용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직원 6명정도가 투입되는 하루 100대 충전설비를 갖춘 충전소의 경우 최소 85대 이상의 차량확보와 판매량 12,000㎥/일 이상 되어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금년부터 흑자경영으로 전환되는 충전소도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CNG충전소를 통해 공급한 가스는 830만㎥로 크게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올해 판매목표를 지난해의 2배인 1,600만∼1,700만㎥로 설정했다는 김사장은 CNG 차량보급은 이제 시작단계라고 말한다. 앞으로도 충전소 설치의 최대 난제인 부지 확보문제, 민원인의 가스에 대한 인식전환, 관련 법규 정비를 비롯한 행정기관의 지원확대, 버스업체의 지속적인 버스교체, 도시가스사의 적극적인 투자와 충전소 활용도 제고노력 등 제각기 해당분야에서 상호 협력한다면 대기환경개선이라는 당초의 목표를 달성하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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