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기자의 컴퓨터로 e메일을 통해 가스사고에 대한 자료와 사고조사보고서가 보내진다. 이 메일에는 사고일시, 사고원인을 비롯해 인명과 재산피해 등 상세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오늘까지 받은 메일이 벌써 71개째다. 올 들어 일어난 각종가스사고가 71건이란 뜻이다.

그런데 며칠 전 들어온 메일 중 강원도 삼척시에 있는 맹방해수욕장에서 발생한 가스사고가 눈에 띈다. 50대 부부가 텐트에서 추위를 이기기 위해 통풍구를 완전히 닫아 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밀폐하고 가스燈을 켜놓고 잠을 자다가 산소결핍으로 인해 아침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사고였다.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장으로 피서를 떠났던 이들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로 간 것이다. 아주 작은 부주의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진 셈이다.

유독 다른 사고보다 이 경우가 눈에 띄는 것은 요즘들어 발생하는 가스사고 상당수가 힘들고 지친 상황에서 발생하지만 이번 불행은 조금 여유를 가지고 떠났던 여행임에도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제 휴가철을 맞아 산으로, 들로, 바다로 많은 사람들이 떠난다. 아무리 여름이라도 한밤 중 바람은 여전히 차갑고 이중 몇몇은 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텐트의 통풍구를 닫은 상태에서 또 가스등을 켤지도 모른다. 아무 생각없이 말이다.

그리곤 그 다음날 기자에게 또다른 불행한 내용이 메일로 전해질지도 모를 일이다.
소비자의 안전의식이 제고돼 다시는 컴퓨터 화면에 이런 메일이 뜨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경인 기자>
<2003.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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