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이 지난 8일부로 개청 100일을 맞았다.
지난해 2월 대구지하철 화재사고를 계기로 국가적인 재난관리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8월 방재청 개청을 목표로 기획단이 출범했다.
행정자치부를 중심으로 정부부처 및 기관 등의 전문인력을 충원한 기획단은 방재청 개청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들어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갈래로 갈라진 각 기관별 다양한 의견은 갈등의 폭을 키웠으며 이런 와중에 개청 예정시기는 8월에서 10월로, 또다시 12월로 계속 미뤄져 무려 10개월이나 늦어져 올해 6월에야 겨우 출범할 수 있었다.
이처럼 출범이 늦어진 것은 국가적인 재난관리조직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의견을 수렴하다보니 서로의 입장차이로 인해 조율이 상당히 어려웠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문가들로 구성된 공청회마다 방재청 업무에 대한 제각각의 의견으로 잡음만 커지게 됐다.
사공이 많다보니 배가 산으로 가게 된 셈이다.
이러던 중 기획단이 해산되고 행자부소속 핵심직원만 남아 방재청 개청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명칭을 두고 재난관리청, 재난방재청, 소방방재청 등 혼선을 빚기도 했지만 주변의 우려와 기대 속에서 지난 6월 1일 마침내 소방방재청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아직 눈에 띌만큼 방재청의 실력을 확인(?)할만한 재난재해는 없었지만 여름철 연이은 태풍에 대해 비교적 잘 대처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첫발은 쉽지 않았지만 비교적 한발 두발 잘 걷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방재청 관계자들조차 아직 산적한 문제가 많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출발이 어려웠던 만큼 하루빨리 제 속도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