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스공사 1층 로비에서 연주를 마치고 기념촬영에 나선 회원들

한국에 재즈를 소개한 사람은 다름아닌 차인표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사랑을 그대품안엷란 드라마에서 극중 차인표의 색소폰연주가 화제가 된 후 10여년이 지난 어느날.

2003년 한국가스공사내에서 색소폰을 배워보자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소 엉뚱한 발상으로 여기던 직원들도 있었으나 10월의 막바지에 10여명이 모여 드디어 색소폰 동호회가 첫 연주를 시작했다.

당시 회장에는 백승록 부장(교육중), 총무에는 김기범 대리를 필두로 회원들이 모여 12월 불우이웃돕기 및 성탄기념 연주회를 열기에 이르렀다.

장소는 가스공사 본사 1층로비. 성탄절을 이틀 앞두고 회원들 4명이 모여 고요한밤 거룩한밤, 러브 미 텐더, 사랑으로, 노엘 등 우리 귀에 익은 잔잔한 음악들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퇴근길에 나서던 공사 임직원들은 로비에서 울리는 아름다운 화음에 발길을 멈추고 모금함으로 향했다.

총무 김기범 대리는 “첫 연주회라는 긴장감 때문인지 많이 떨었습니다. 연습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귀가길에 차안에서, 또는 동네 산턱 공동묘지에서까지 연습을 했습니다”며 당시를 회상한다.

누구나 악기를 배울때 마찬가지이지만 2∼3주 지나 간신히 소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한달여 지난후 기본음계 습득, 쉬운 연습곡으로 화음을 맞춰가기 시작했다.
처음 연주여서인지 다들 다리가 후들거리고 긴장하며 시작했으나 퇴근길에 옹기종기 모여든 공사 직원들의 박수에 힘입어 한곡한곡 연주하면서 점차 자신감을 회복했다. 서툴고 실수도 많은 연주회였지만 그날 모은 성금으로 구세군 냄비에 기부하면서 뿌듯한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이처럼 첫 연주를 성공리에 마치자 조금씩 자신감이 붙기 시작한 회원들은 이곡저곡 연습을 해보면서 회식자리에서 즉석연주를 하기도 하고 명절때 가족앞에서 멋진 연주를 뽐내기도 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올 6월에는 결식아동 돕기 연주회를 개최해 한국복지재단에 기부, 2명의 결식아동을 돕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도 했다.

회원들은 이같은 이웃돕기를 통해 힘든 이웃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됐다며 더욱 머리를 숙이게 만든다고 한결같이 말한다. 올 8월에 2기를 모집해 현재 활동중이며 11월초 공사 청연문화제 및 분당율동공원 등에서 야외연주회도 가질 계획이다. 또한 분기별 1회씩 불우이웃돕기 연주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세요. 사회봉사도 하고, 스트레스도 풀고, 회사홍보도 할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동호회는 없을 겁니다”는 김 총무의 말뒤에 ‘내가 살아가는 동안열’로 시작하는 색소폰 연주가 들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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