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은 늘 가슴설레이는 일이지만 이번 해외가스산업 연수는 참가자(가스공사 2명, 도시가스사 임원 9명, 전문지 임원 3명) 모두가 흥미진지했고 목적의식이 뚜렷했기에 더욱 의미가 깊었던 행사였다.

쉽게 가기 어려운 열사(熱沙)의 나라 카타르. 그곳에서 첫 생산된 LNG가 지난달에 인천기지를 통해 한국에 도입되었다는 사실은 우리 일행들의 흥미를 유발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참가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유럽 가스산업이 변화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확인하는 일이었다. 국내 가스산업도 서서히 민영화와 경쟁체제도입이라는 구조개편의 회오리 바람속에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호부터 자세하게 소개하겠지만 카타르의 라스라판지역에 소재한 라스가스(Ras Gas)는 세계 최대규모의 해상가스田(매장량 약 370조㎥)을 가지고 있는 LNG 생산회사이다. 1993년 에미리법령에 의해 설립된 이 회사는 현재 H.E 요셉 카말 재무장관이 會長을 겸하고 있으며, 카타르석유회사(QGPC)가 63%, 모빌 25%, 한국 5%, 이토추 4%, 니소 이와이가 3%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한국과는 1999년부터 25년간 (연간 480만톤), 인도와는 2003년부터 25년간(연간 730만톤) 장기도입계약을 맺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가스산업과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다.

한편 영국에서는 전체 가스산업이 격변기의 몸살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장시간의 질의응답을 통해서 십분 확인할 수 있었다.

BG(Britsh Gas)는 유럽연합의 규정과 영국정부의 방침에 따라 1997년 4월에 BG P/C와 쎈터리카(Centriea)로 분리되었다. 그리고 이 2개의 회사아래 각각 4개의 子회사가 기능별로 역할을 분담하는 형식을 띠고 독자적인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또 이와는 별도로 가스시장이 완전히 개방된 만큼 소매시장 1천9백세대에 대한 가스판매권을 놓고 BG 子회사와 신설 허가된 50개의 가스소매회사가 혼전(混戰)을 벌이다 지금은 겨우 15개사 정도가 살아남아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루어가스(Ruhr gas AG)를 중심으로 한 독일의 가스산업은 아직까지 정중동(靜中動)의 상태에 있다.
2000년 1월1일부터는 완전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는 대전제하에 미리 법제화는 해놓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반적인 조감도도 구체적인 세부일정도 확정된 것이 없었다.

단지 도매가스회사와 소매회사가 계속 협의중에 있고 그 협상이 부진할 경우 정부가 개입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독일의 가스관계자들은 위기의식은 느끼고 있으면서도 급격한 구조개편은 이론상으로만 가능할 것이라고 자위하는 모습이다. 80%의 가스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대부분의 도·소매회사들이 증권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만큼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8일간의 여정으로 당초의 기대가 모두 충족되리라 생각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상당한 수확을 거둔 알찬 해외연수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우리나라 가스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좋은 기회를 제공해준 한국가스공사 한갑수 사장을 비롯하여 전일정을 헌신적으로 보살펴 준 강주덕 부장, 장기훈 과장에게 연수단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한 이역만리 타국에서 우리 일행들을 따뜻하게 영접해 주고 효율적인 현지 연수와 보다 나은 편의제공을 위하여 동분서주한 라스가스의 김선 부장, 모빌오일의 김영조 차장, 영국 KOLNG의 차성회 사장, 김기만 부장, 독일 PLE의 이재윤 박사에게 신의 가호가 늘 함께 하기를 빈다.

그리고 빡빡한 일정속에도 불구하고 한가지라도 더 배우기 위하여 강행군을 감내했던 14명의 연수단원들이 모두 자랑스럽다. 공식일과후 생맥주잔을 무딪치면서 격의없이 주고 받았던 그 정겨웠던 대화는 내내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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