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4월 28일. 우리나라 가스안전의식에 전환점이 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무려 101명이 사망하고 201명이 부상한 대구지하철 가스폭발사고가 바로 그것. 당시 사고는 도시가스 중압배관을 천공작업 중 파손시켜 가스가 누출, 폭발한 사고로 출근길 직장인과 학생 등이 큰 피해를 입은 대형재난이었다.

이후 방치하다시피하던 지하시설물의 안전관리대책이 마련됐고 지금까지 지하철 현장에서는 대구사고와 유사한 사고를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이를 기점으로 가스사고도 서서히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해 현재는 당시의 1/5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이처럼 대형인명피해로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뒤에야 예방대책을 마련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정책은 지금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관련 사고가 감소되면 흐지부지돼 매년 특정사고가 늘었다 줄었다하는 기형적인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2002년 27명의 사상자를 기록한 인천 부평 다세대주택 가스폭발사고의 경우 가스전환시 해당 공급자에게 연락해야 한다는 대책을 내놓았으나 이후 의무화가 늦어지면서 흐지부지됐다.

또한 2003년에는 고의사고가 급증하면서 정부가 뒤늦게 다각적인 홍보방안을 마련해 추진했으나 지난해 관련 사고가 크게 감소하면서 이 또한 일회성 홍보에 그쳤다.

이밖에도 지난해 상반기에는 부탄캔 폭발사고가 예년보다 크게 늘어남에 따라 사고예방대책이 논의됐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사고가 줄어들자 추진키로 했던 예방대책도 조용히 사라졌다.

올들어 가스사고가 10년만에 처음으로 이례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고의사고는 물론, 부탄캔 폭발사고 등 특정유형의 가스사고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예방대책이 흐지부지되면서 또다시 사고가 증가한 셈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지 10년째를 맞는 올해, 이제부터라도 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쳐봄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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