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국내 정유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로 손꼽을 수 있는 것은 외국 자본의 국내 경영권 확보를 위한 발빠른 행보로 요약 할 수 있다. 이로인해 국내 정유사는 지분매각·인수·합병 등 숨가뿐 구조조정으로 거친 한해를 보냈다.

구조조정의 불씨를 당긴 것은 쌍용정유가 시초였다. 올해초 쌍용은 SK에 흡수 합병한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쌍용정유의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에 의해 좌절되면서 결국 쌍용정유사 자체가 쌍용정유 지분 28.4%를 갖고 있는 쌍용양회의 지분전량을 9천억원에 인수 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쌍용정유는 사우디 아람코가 사실상 경영권을 쥐고 있다.

쌍용정유의 지분매각이 진행되는 동안 현대정유도 그동안 진행해오던 구조조정의 바람에 휘말리게 된다. 현대는 빅딜과정에서 한화에너지와 에너지 플라자를 인수했다 이어 IPIC로부터 5억달러(6127억원)의 외자를 도입해 최근 그룹분리와 함께 경영권 이양을 마무리했다. 외자유치는 신주 100%를 5억달러에 IPIC측에 넘기는 방식을 취했다. 현대정유의 구조조정 바람에 부채가 많은 한화에너지는 현대에 인수됐다.

국내 4대 정유사 가운데 이들 두 정유사가 외국사에 넘어감으로써 국내 정유시장은 국내 자본을 중심으로 하는 SK와 외국인과 50대50의 LG칼텍스, 외국자본의 현대와 쌍용정유 그리고 한화에너지의 일부가 잔류한 인천정유가 향후 각기 자본의 특성에 맞는 정책으로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외부적인 변화 못잖게 소리없이 시장점유율에도 변화가 왔다. 현대정유가 한화에너지를 인수함으로써 국내 정유시장은 34%대의 SK가 선두에 나선 가운데 현대가 2위인 LG정유를 바짝 뒤쫓는 형태가 되었다. 그 뒤를 중동계 자본의 힘을 업은 쌍용정유가 판매망 확대를 위해 따라가는 구조로 재편됐다.

시장재편 못잖게 올 한해는 각 정유사들의 치열한 판촉전이 불꽃 튀는 양상을 보여 주었다. 쌍용정유가 지난 4월 10억원의 경품을 걸고 소비자 유치에 나서자 너나 할 것 없이 경품대열에 끼었는데 한 해 내내 경품이벤트가 이어졌다. 초창기 현금 경품에서 점차 불우이웃돕기와 장학금 등 사회 활동을 겸한 경품행사가 이어지고 인터넷을 통한 경품잔치도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됐다.

정유사들의 이러한 변모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 초미의 관심사인 국제유가의 계속적인 상승이 국내 정유업계를 강타했다. 올해초 배럴당 10달러 내외를 유지하던 국제유가가 지난 10월께는 25~6달러까지 치솟아 산자부 등 관계 기관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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