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술은 세상을 바꾼다. 증기기관의 발명은 농경사회를 산업사회로 바꾸었고, 컴퓨터의 발명은 산업사회를 정보화사회로 바꾸었다. 정보화사회를 만들어낸 컴퓨터에 인터넷이라는 날개가 달리면서 정보화는 국가경제와 사회발전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로 부상했다. 인터넷의 활용정도가 정보화수준을 결정하고, 정보화수준이 국가나 기업의 생산성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정보화가 급진전되면서 국가경제구조는 지식과 정보에 기초한 고부가가치경제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발빠른 선진국일수록 뚜렷하다.

90년대 들어 국제적 분업체제가 구축됨에 따라, 고부가가치의 원천인 지식과 정보의 선점을 위한 국제사회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국가경쟁력은 결국 사회전체의 지식을 생산·저장·유통·활용하는 능력에 의해 측정되게 되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지식과 정보의 디지털화가 촉진되어 지식을 사회 전체에 확산시키고, 활용을 고도화하는 능력이 그 사회의 생산성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최근 선진국들은 특정한 지식과 기술을 개발하는 정책보다 지식을 확산하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판단, 지식확산을 가능케 하는 ‘지식공유시스템’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터넷 사용의 증대는 산업의 구조와 기업의 경쟁양상에도 혁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금까지 경쟁우위의 원천으로 여겨지던 것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예도 흔히 볼 수 있다. 세계적 브랜드였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엔카르타라는 CD-ROM 백과사전에 밀려 몰락의 길로 들어섰다. 값싸고 편리한 CD-ROM과 온라인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된 소비자들은 굳이 비싼 가격의 두꺼운 백과사전을 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정보화시대를 맞아 네트워크조직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집합체도 나타났다. 정보화 진전으로 기업간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은 소비자 개개인의 욕구를 충족하고 품질도 높지만 가격은 싼 제품의 생산을 요구받고 있다. 대기업은 규모의 경제에 의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값싸게 생산할 수는 있지만 시장 수요의 변화에는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속성이 있다.

반면, 중소기업은 규정이나 절차가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수요의 변화에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지만 규모의 경제를 향유하지는 못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요건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된 것이 네트워크조직이다. 여러 기업들이 원재료나 부품생산, 연구개발, 조립, 판매 등의 가치사슬 상에서 분업하며 협력하는 기업들의 집합을 네트워크조직이라고 한다.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바뀜에 따라 생산기술, 정부정책, 기업활동 등 사회 각분야에서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정보화의 필요성·중요성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산업사회의 패러다임을 접고, 정보와 지식이 부가가치창출의 원천이 되는 지식주도경제(Knowledge Driven Economy)로의 문명사적 대전환을 이룩하고 있다. 노동·자본의 투입량보다는 지식·정보의 축적과 효과적인 활용이 경제발전의 핵심역할을 하는 시대가 도래된 것이다. OECD국가들의 경우 지식기반산업은 총 GDP의 평균 34%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식정보사회에서 개인이나 기업, 국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언제, 어디서나 유용한 정보를 획득하고, 필요한 형태로 가공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과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개인과 기업의 생산성, 국가경제의 성장, 선진국과 후진국의 소득격차는 「지식격차」와 「정보화수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이 1998년 세계개발보고서 「Knowledge for Development」에서 국가경제발전의 핵심요소가 지식의 창출·확산·활용이라고 강조한 것은 이를 잘 뒷받침해 준다.

미국의 클린턴 행정부는 1993년이래 정보화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왔다. 정보고속도로 구축을 위해서 「국가정보기반구축 실천계획(NII : Agenda for Action, 1993년)」과「21세기 전자정부구현을 위한 단계별 방안(Access America, 1997년)」을 수립, 발표했다.

1999년 2월 대통령 정보기술자문위원회는 지식정보사회에 대비한 10대 분야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S/W개발, 정보인프라 조기확충 등을 위해 향후 5년간 연방정부가 정보기술 연구개발 예산을 2배로 늘려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이러한 정책에 따라 정보기술을 활용한 행정개혁을 단행해 왔으며, 35만명의 공무원을 감축(전체 연방공무원의 16%)하고 1,370억불의 예산을 절감하면서도 행정서비스수준은 오히려 향상시키는 성과를 얻었다.

우리나라는 열악한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1960년대 이후 불과 30여년 만에 서구의 산업화기술을 효과적으로 받아들이고, 압축성장에 성공하여 산업국가로 발전했다. 1996년에는 OECD에 가입하는 등 외형적으로도 선진국 대열에 진입해 세계로부터 초고속성장의 모델국가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이후 취약한 지식정보화기반으로 인해 지속적인 자본투자에도 불구하고 자본생산성은 낮은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세계경제의 글로벌화, 지식정보화 등 대외여건변화에 대한 대응도 미숙했고, 과다한 규제, 사회전반의 투명성 부족 등 비효율도 누적되었다. 결국, 외환위기가 초래되고 IMF관리체제를 맞게 되고 말았다. 선진국과의 지식격차, 정보화격차가 국가경제의 위기를 몰고 온 것이다.

새로운 정보화의 물결이 다가오는 21세기를 맞이하여, 정부는 1999년 3월 창조적 지식기반국가 건설을 위한 「CYBER KOREA 21」을 발표했다. 정보통신망의 고속화·고도화를 적극 추진하여 2002년까지 지금보다 100배 빠른 인터넷을 구현하고, 2001년까지 인터넷 사용자를 1,000만명 이상으로 늘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의 정보화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비록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에는 앞서 나감으로써 21세기에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정보화는 국가는 물론 기업, 개인에도 똑같이 중요하다. 인텔사의 회장인 배럿은 "국가도 인터넷 접속기반을 서둘러 강화하지 않으면 세계경제의 새로운 구도에서 낙오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했고, 시스코시스템즈사의 사장인 챔버스는 "세계 유수 기업의 절반 이상이 인터넷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에는 사라지고 말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정욱 과학기술부장관은 취임하면서 "인터넷을 모르면 직장을 그만 두라"는 폭탄발언을 했다.

가스 산업분야의 인터넷활용 현황

정보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정보통신기술이다. 정보통신기술 중에서도 인터넷의 발전이 정보화를 주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늘날 지구사회의 지배적 패러다임으로 인터넷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인터넷은 몇 년 전까지의 과학적 이용단계에서 비즈니스로 빠르게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인터넷은 기업과 국가의 모든 분야에서 승자와 패자를 가르기 시작했다. 미국경제의 호황은 거품이 아니라 새로운 인터넷 경제체제로의 대전환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미 모든 길은 인터넷으로 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이 정보전달 수단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4∼5년 전에 불과하다. 눈 깜작할 사이에 인터넷 없는 경영은 생각할 수 없는 단계에까지 와버렸다.

LG전자는 생산부문에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통합생산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주문제품의 생산계획, 생산·재고 현황, 출하계획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해외 판매법인들은 고객들의 주문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부품협력업체들은 자재잔고를 직접 파악할 수 있게 됨으로써 적기 생산·공급이 가능하게 되었다.

삼성전기는 고객의 견적의뢰, 수주, 생산투입, 제품입고, 납품대금회수, 생산의 외주 등 모든 업무를, 삼성전관은 개인 인사관련 서류 발급, 근무 희망 부서 신청 등 인사관리 업무를 인터넷으로 해결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사내교육을 인터넷을 통해 실시하고 있다. 어학교육은 기본이고 승진교육을 실시하는 곳도 있다. 어떤 기업은 수료식도 인터넷으로 한다.

가스산업에는 검침이나 안전관리와 같은 다른 산업에는 없는 중요한 경영요소가 있다. 일본 동경가스는 인터넷을 통해 검침결과를 통보하는 ‘마이츠호서비스’라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24시간 가스상태를 감시하면서 전화회선을 통해 자동검침을 하고, 이틀후 전자메일을 통해 검침결과를 수요가에 통보한다. 또한, 수요가는 자기의 패스워드를 가지고 가스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최근의 가스사용량, 가스사용료 등을 확인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도 가스산업에 인터넷을 활용하는 기술의 도입이 시도되고 있다. (주)공영종합시스템은 도시가스 원방감시제어시스템을 개발해서 공급중이다. (주)고려지엔엠은 인터넷을 기반으로하는 GIS시스템을 구축했다.

도시가스업계의 정보화도 괄목할만하다. 음성인식기능 및 전광판 디스플레이 기능이 추가된 최첨단 원방감시체계를 구축하여 가스안전공급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회사도 있고, PCS를 이용한 위치추적시스템을 설치하여 비상사태 발생시 최단시간 도착체제를 구축하고, MIS(경영정보시스템)와 GIS(지리정보시스템)를 연계한 GENIE(통합전산시스템)를 운영하는 회사도 있다.

산업자원부와 가스안전공사는 Inno-NET이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법령이나 고시 등의 기준류, 국내외 기술자료, 가스안전공사의 질의회신내용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정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도시가스회사, 가스용품제조회사 등 상당히 많은 가스관련 업체들도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아직은 단순한 회사소개나 제품광고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협회나 조합 등 업종별 사업자 단체의 인터넷 활용은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하지 않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고, E-mail사용체계조차 갖추지 않은 곳도 많다.

인터넷의 활용으로 가스업계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관계기관의 홈페이지를 통해 많은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관계기관을 방문하지 않고도 인터넷을 통해 각종 행정양식을 다운로드 받거나, 각종 법령·고시·조례 등을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공문을 작성하지 않고도 산업자원부, 가스안전공사, 시·군·구 등 행정관청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질문을 하고 E-mail로 답변을 받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만으로도 업무추진의 속도는 매우 빨라졌다. 인터넷을 활용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가스산업분야의 인터넷활용 전망

앞으로 가스산업분야에서 인터넷은 어떻게 활용될까. 유사분야의 인터넷 활용사례는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특히, 안전관리분야의 인터넷활용 범위가 크게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범아종합경비와 현대통신산업은 인터넷을 통한 무인원격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디지털통신망을 이용해, 기존 전화선에 경비장치들을 연결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침입자의 영상확인·저장·송신·차량출입통제·주차관리·공동현관관리·원격검침 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케이디파워와 국민기술금융은 인터넷을 이용한 전기안전관리시스템을 개발중이다. 벤처기업인 케이디파워와 벤처캐피털인 국민기술금융이 공동 출자해 웹기반을 이용한 전기안전관리 사업에 진출, 내년부터 실용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장을 일일이 방문해 전기안전관리를 하는 현행 제도에서 한 걸음 나아가 인터넷을 이용해 전력의 과부하여부 등 40여종의 사항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들은 "전기안전관리는 법적으로 의무화된 사항인 만큼 일반 전자경비시스템에 비해 사업성이 훨씬 우수하다"며 "방문에 의한 전기안전관리사업자와 제휴하는 방법 등을 통해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대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가스안전관리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가스의 제조·저장·공급·사용시설에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무인, 원격 감시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도입되면 검사기관은 현장에 나가지 않고도 가스시설의 안전관리상태를 24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되고, LPG판매사업자나 도시가스공급사업자는 수요자시설의 안전관리상태를 24시간 감시할 수 있게 된다.

문제가 발생하면 가스사용자로부터의 신고가 없어도 출동하여 조치를 하거나 원격차단에 의한 즉각적 조치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가전제품에 인터넷 기능을 통합한 '정보가전제품(information appliances)' 시대가 도래했다. 인터넷을 통해 주가 정보, 뉴스 등을 받아볼 수 있는 핸드폰은 이미 출시되고 있다. 인터넷에서 음악을 다운로드 받아 재생할 수 있는 휴대용 플레이어도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전제품업체들은 인터넷을 통해 음식요리 정보를 얻거나 각종 생필품을 주문할 수 있는 냉장고와 전자렌지를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가스렌지, 중간밸브, 가스계량기 등에도 바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가스사용요금, 가스사용요령, 비상시 응급조치요령 등 가스에 관한 모든 정보가 가스공급회사나 가스용품의 제조회사로부터 실시간으로 제공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빌게이츠, 크레이그배럿 등 컴퓨터업계 거물들은 "인터넷이 이제까지 있었던 어떤 혁명보다도 대단한 혁명을 불러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1세기는 인터넷이 지배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을 외면하는 기업은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렵게 되고, 정치나 행정은 더욱 투명하고 효율적이 될 것이다. 정칟경제·생활 등 인간의 모든 활동영역이 변화함에 따라 새로운 문화현상이 일어나고 사람들의 의식마저 바뀌게 될 것이다.

가스업계도 발전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러한 변화를 직시해야 한다. 시장개방으로 밀려오는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지식·정보화를 촉진하고, 유통단계별 업종간 소모적 분쟁에서 하루속히 벗어나 분업하고 협력하는 네트워크조직으로의 발전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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