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교육·봉사의 ‘삼륜문화’
회사엔 이윤추구, 개인엔 즐거움, 사회엔 공익

가스기기 제조사의 기업문화의 특징은 ‘커뮤니티’에 의한 역동성과 ‘교육’에 의한 몸과 마음, 혹은 지식의 함양에 있다.

이는 이윤추구라는 기업집단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과 맞아 떨어지는 일이다.

‘커뮤니티’를 통해 충성심과 소속감을 극대화해야만 기업조직의 일원은 오랫동안 즐겁게 일할 수 있다. 생활을 위해 회사에 출근하지만 또한 즐거움을 위해 출근한다는 개인의 목적과도 일치한다.

‘교육’을 통해 각 개인이 가진 일의 기능을 최대한 넓혀야만 기업은 더 넓은 방법으로 더 많은 이윤추구를 할 수 있다. 이 또한 개인의 입장에서 봤을 때 자기투자와 함께 기술습득이라는 목적과 맞아 떨어지는 일이다.

한편 이들에겐 이윤추구라는 변할 수 없는 목적과 함께 ‘사회공익’이라는 무시해서는 안 되는 제 2의 목적도 있다. 장학생을 선발해 어려운 학생들을 돕고, 국가에 재난이 발생했을 때 가지고 있는 기술을 활용해 구난활동을 하고,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 그들을 지원하는 것 등이 가장 대표적인 사회공익활동이다.

경동보일러는 독도 경비대에 설치된 보일러를 정기적으로 점검해 주고, 린나이코리아는 수해가 있을 때마다 수십 명의 인원을 동원해 무료점검을 해 주고, 귀뚜라미보일러는 기술교육원을 통해 무자격 설비업자에게 자격을 취득하게 해 주는 것 등이 그렇다.

커뮤니티에 의한 역동성, 교육에 의한 지식함양, 사회공익을 위한 봉사활동이라는 3박자가 맞는 기업 중 ‘린나이코리아’와 ‘귀뚜라미보일러’를 찾아가 봤다.


린나이코리아

독특한 ‘랙’문화로 직원모임 활성화
‘회사가 곧 내 가족’ 일체감 형성

 

▲ 린나이코리아의 동아리인 ‘린나이 팝스윈드 오케스트라’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정기연주회를 갖고 있다.

린나이코리아 기업문화의 특징은 ‘내부지향의 동아리’와 ‘외부지향의 동아리’를 통해 직원들의 애사심을 극대화 한다는 데 있다.

 

내부지향의 동아리는 소위 ‘사내 동아리’를 말하는 것인데, 현재 공식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동호회는 24개다. 이중 특히 잘 알려진 것은 ‘랙(RAG, Rinnai Active Group)’이다.

랙이란 직원 중 누구나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탐구를 할 수 있도록 모임을 결성해 활동하도록 하고 이를 회사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현재 중국에 대한 문화, 예술, 역사, 여행 등 전반적인 것들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실제 답사까지 하는 ‘오 중국’, 린나이코리아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의 불량을 연구하는 ‘제품불량 제로연구회’ 등 총 10여 개의 랙이 운영되고 있다.

‘제품불량 제로연구회’에 속하는 한 임원은 “린나이코리아의 독특한 모임인 랙을 통해 회사는 기존 정상적인 시스템에서 알 수 없는 제품의 문제점을 파악하면서 소비자들에겐 더 완벽한 제품을 선사하도록 한다”며 “직원들에게 린나이코리아라는 곳은 일하는 곳이자 즐거움을 나누는 곳, 또 공부하는 곳이란 인식을 심어 작업과 생활의 활력을 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지향의 동아리가 있다. 이 동아리는 외부 세계에 린나이코리아의 독특한 문화를 보여줌으로 스스로도 즐겁고 외부인도 즐겁게 이끄는 문화다. ‘린나이 팝스윈드 오케스트라’가 그것이다. 예전엔 ‘린나이 콘서트밴드’라 불리며 회사내의 악기연주 동아리 성격을 강조했으나 이름을 ‘린나이팝스 윈드 오케스트라’로 바꾼 후 악기연주자는 물론 이들의 악기연주를 듣는 사람에게 마음의 안정을 찾아주는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1986년에 설립된 린나이 팝스윈드 오케스트라는 국내 유일의 민간기업 관악합주단으로 40여명의 단원 대부분이 생산 현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업무가 끝난 후 틈틈이 연습을 해야하는 아마추어 관악단이지만 매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정기연주회를 갖고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 등과 협연을 할 정도로 프로 연주단 못지않은 실력을 갖고 있다. 이 오케스트라 동아리는 린나이코리아의 자랑거리가 된지 이미 오래다.

린나이코리아는 또 직원들로 하여금 가장 자랑 거리인 오케스트라 공연을 관람하도록 한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매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린나이 팝스 윈드 오케스트라 정기공연을 관람함으로써 ‘우리 회사에는 다른 회사와는 다르다. 회사가 곧 문화다’라는 느낌을 갖도록 해 애사심을 고취시킨다”고 설명한다.

린나이코리아 기업문화의 독특함은 직원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들까지 고려해 직원 자녀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도 선보이는데 있다. 매년 실시하고 있는 ‘엄마! 아빠! 일터 탐방’ 행사가 가장 대표적인 예다. 이 프로그램은 직원 자녀들이 부모들의 일터를 방문하는 체험교육의 일종으로 직원 자녀들이 린나이코리아 인천공장을 방문해 부모의 설명을 들으며 생산라인을 돌아보고 부모님의 일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공장 방문 후엔 린나이 요리교실에서 부모와 함께 가족 쿠키와 케이크 등을 만들며 직원과 그 가족이 혼연일체 되어 회사와 그들의 가족은 하나라는 일체감을 형성시킨다.


귀뚜라미보일러

몸과 정신의 ‘역동성’ 강조
분출과 응집의 ‘거꾸로 순환 문화’

 

▲ 귀뚜라미보일러의 문화적 특징은 ‘봉사정신’에 있다. 교육 후 마을을 청소하고 보일러를 점검해주는 등의 봉사는 이미 오래 전에 자리잡았다.

귀뚜라미보일러의 기업문화적 색채를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역동성’에 있다.

 

흔히 귀뚜라미에서 생산하는 보일러를 ‘거꾸로 보일러’라고 한다. ‘거꾸로’는 위에서 아래로 움직이는 활동성을 의미하듯 귀뚜라미보일러는 기업전체와 직원 전체에 항상 ‘역동성’을 강조한다.

그 역동성이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체화된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몸의 역동성을 밖으로 분출할 수 있도록 조직화된 ‘체육 동호회’ 문화와, 정신적 역동성을 내부에 응집시키는 ‘기술교육원’ 문화다.

체육동호회의 대표적인 예가 ‘귀뚜라미 축구동아리’다. 이 동아리는 자체적으로 축구만을 즐기는 것으로 끝내지 않는다. 갈고닦은 역동성을 외부를 향해 폭발시킨다.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주변과 공유시키는 것이다. 즉 협력업체들과 정기적으로 친목경기를 해 귀뚜라미人 전체가 한 몸 한 뜻이 되어 애사심을 고취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다른 관련 기관들도 애사심에 동참하도록 한다.

축구동아리에 속해 있는 귀뚜라미보일러의 한 직원은 “99년에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만들었으니 벌써 17년이 됐습니다. 20대 초반의 신입사원부터 40대 임원까지 다향한 계층이 모여 있는 만큼 기업화합과 연대감을 위해 이처럼 좋은 방법은 없는 듯 합니다”라고 소개했다.

귀뚜라미축구동아리의 독특함은 봉사정신에 있다. 축구동아리와 봉사활동이 무슨 관련이 있는가 의문이 들 수 있지만 전국을 돌며 원정경기를 하는 그들의 동선과 방문하는 마을이 대개 시골인 경우가 적지 않다는데까지 생각이 이르면 ‘원정경기’후 ‘보일러점검봉사’라는 공식을 세우는 데 어렵지 않다. 귀뚜라미보일러가 왔다고 하면 그 곳 이장이 막걸리 한 사발씩 돌린다고 하니 그들의 봉사활동이 얼마나 역동적인지 짐작이 간다.

귀뚜라미 기술교육원은 귀뚜라미인들의 역동성을 내부에 응집시키는 전당이다.

이 기술교육원은 산과 물이 너무도 푸르다해 붙여진 이름의 경북 ‘청도’에 있다. 맑은 햇살과 상쾌한 공기가 어우러진 곳이기에 내부적인 에너지의 응집과 정서함양을 하는데 더 이상 좋을 수 없다.

기술교육원의 풍광을 설명해달라는 요청에 한 직원은 “교육원 뒤편으로 왕복 1시간거리에 있는 도솔안 약수터가 있는데 교육기간 중 아침저녁으로 산행 후 마시는 약수는 이곳에 다녀간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장 인상깊은 장면으로 떠올리게 된다”고 소개했다.

귀뚜라미 기술교육원은 귀뚜라미보일러 임직원의 직업적, 정서적, 기술적 소양을 기르는 곳일뿐더러 매년 3000명 이상의 설비업체 관계자와 각종 부녀회 주부들에게도 공장견학과 새로이 출시되는 귀뚜라미의 신제품에 대한 기술교육을 실시한다. 또 무자격 설비업자를 대상으로 자격취득의 기회를 제공함으로 해서 그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내부적인 함양과 함께 외부에도 공개해 귀뚜라미의 역동성을 널리 자랑하며 보여주는 것이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귀뚜라미의 상징 언어 ‘거꾸로’는 세상을 삐뚜루 보는 것이 아닌, 순행후 역행을 해 두 번 세상을 바라봄으로 좀 더 정확히 판단하려는 ‘순화’를 뜻한다”고 설명하며 “그것이 세상에 보일 땐 적극적이며 역동적으로 보이게 된다”고 귀뚜라미의 기업문화의 특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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