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위에서 내려다 본 개실마을이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인상적이다.

여름휴가의 계절,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유익한 역사체험과 알찬 농촌체험의 시간을 동시에 가지고 싶다면 이곳을 권하고 싶다. 필자가 경북도지사의 초청으로 다녀왔던 경북 고령이 바로 그런 곳이다.

고령은 가야산과 낙동강이 어우러진 청정한 자연경관과 찬란한 가야문화, 강직한 조선선비의 얼이 깃든, 보고 배우고 즐기면서 풍성한 인심까지 맛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고장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항상 우리 고대사를 ‘가야’를 제외하고 삼국시대라고 부르는데 거부감을 느낀다. 가장 앞섰던 철기문화와 뛰어난 토기문화, 악성 ‘우륵’의 가야금 문화를 꽃 피웠던 고대의 문화선진국 가야를 이제는 다시 인식해야 할 때이다.

고령읍 지산리 460에 위치한 대가야박물관(T.054-950-6071)은 찬란했던 대가야의 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대규모 순장무덤인 지산리44호분의 내부를 실물크기 그대로 재현한 왕릉전시관, 이것 하나만 둘러봐도 여행 본전은 다 건질 것으로 본다. 박물관을 구경한 후 뒷산(주산) 능선을 따라 산책하면서 줄서 있는 거대한 고분군을 감상하는 것도 묘미였다.

민박을 했던 개실마을(고령군 쌍리면 합가1리, T.054-956-4022)도 너무 인상적이었다. 개실마을은 잘 보존된 고택과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경주의 양동마을과 비슷한 민속마을이다.

조선시대 영남 사림파의 종조인 점필제 김종직 선생의 종택이 자리한 이곳은 350년 종가의 전통과 후한 인심을 함께 맛 볼 수 있다. 자신이 직접 메치기하여 만든 찰떡과 수십 차례 늘려서 만든 엿을 맛보며 각종 민속놀이를 즐기고, 저녁에는 캠프파이어 속에 숯불 삼겹살구이에다 농주 몇 순배가 오간 후 솔향기 그윽한 한옥에서 몸을 눕히니 그야말로 꿀잠이다.

돌아오는 길에 우륵박물관(T.054-950-6789)에 들려서 가야금 교습으로 연주했던 가얏고의 아리랑, 다음에 좀 더 시간을 가지면 더 잘할 것 같다. 대원식당(054-955-1500)의 도토리 수제비와 나막스 찜은 쉽게 맛볼 수 없는 일미였다. 

또한 고령은 딸기와 메론, 수박과 감자가 유명하다. 귀가 길에는 우곡수박 1통과 개진감자 한 포대 정도는 꼭 챙겨오도록 하자.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