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까지 세계기술규정 제정…보급행보 탄력
안전성 확보, 대량생산 등 신기술개발 경쟁 가열
현대기아차 SUV 12대·버스 2대 운행, 모니터링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뜨고 있다. 최근 유럽의회는 수소 연료전지를 자동차에 장착하기 위한 기술표준안 제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사실상 통일법안 제정을 통해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겠다는 의지다. 중국의 진시황제가 수레바퀴의 규격을 통일해 지역마다의 상업 활동을 도모했던 예를 보더라도 유럽의 행보가 의미심장하다.

결국 EU 회원국 27개국들이 따로 사용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 기술 표준안을 통일하는 법률안이 유럽의회를 통과했기 때문에 유럽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보급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들이 앞 다퉈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배럴당 200달러를 전망하고 있는 고유가 시대와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기후변화협약 등으로 수소연료전지 기술개발이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도 상해 폭스바겐이 경기 내내 수소연료전지 승용차 30여대와 승합차 3대를 운행했던 ‘그린 자동차 행렬’이라는 행사도 작은 행보만으로 해석되지는 않는다. 영국도 2012년 개최될 차기 런던 올림픽에서도 도심을 다니는 택시들을 수소연료전지 차량으로 대거 교체한다는 ‘수소올림픽’ 조성계획의 일부를 밝혔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하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상용화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수소연료전지車 법규체계 마련

 

▲ 세방전지 회사가 지난 6월 국회의원 회관에서 개최된 ‘자동차 산업 대체에너지 활성화 방안 토론회’의 부대 행사로 열린 전시회에서 니켈수소전지가 장착된 전기자동차를 선보였다.

 

세계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기술개발의 관건은 각국이 공통으로 적용할 기술규정 제정이다. 2010년까지 마련될 예정인 안전성확보 방안 등이 담긴 세계기술규정(GTR)에는 세계 각국 정부 관계자와 자동차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안전분과(SGS) 기술위원회를 통해 1단계로 오는 2010년까지 세계기술규정을 제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SGS는 UN/ECE/WP29에서 관할하는 기구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관련 시험시설 구축을 위한 정책협의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성능 및 안전성 확보를 위한 규정을 논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륙별 순회원칙에 따라 오는 2010년 1월 제8차 회의를 개최기로 했다.

GTR 매니저 국가인 독일에서 제시한 규정안을 살펴보면 오는 2010년까지 1단계로 수소저장장치(압력용기), 연료공급장치, 전기안전성 등 3개 분야에 대한 GTR을 마련키로 했다.

현재까지 진행된 GTR 개발 기본방향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3차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안전분과 기술위원회(SGS) 회의에서 논의된 것으로 앞으로 3개 분야에 대한 법규체계가 신속하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3차 SGS회의는 기존의 기준(ISO 15869.3, SAE J2579, FMVSS 304 및 JARI S001)을 비교 검토하고 9월 동경에서 열리는 제4차 안전분과 기술위원회 회의시 세계자동차제작자협회(OICA)에서 기준안을 마련키로 했다.

특히 압축수소 저장용기(압력용기)는 일본의 수소연료 저장용기 현행기준과 앞으로 개정안 등의 기술표준이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고압가스관리법에 있는 압력용기 관련기준이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안전기준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소연료 저장용기(액화수소) 부문은 최근 수소연료 자동차 하이드로젠 7(Hydrogen 7)을 선보인 BMW에서 액화수소 수소연료 저장용기 기준을 제시했다. 아울러 액화수소 탱크압력은 정상작동압력을 4~8기압, 2차 PRD 압력 12기압으로 제안됐다. 

이밖에도 연료공급 장치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전체를 대상으로 충돌시 누설량, 압력 완화장치, 배기장치 등에 대해 논의키로 했다. 전기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오는 2009년 12월까지 GTR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고압용기 70㎫이상 안전성

 

▲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 설치된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모니터링사업본부.

 

현재 안전분과 기술위원회는 각국의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법규체계를 비롯해 수소 저장용기, 수소 누설, 전기안전성 등에 대한 기초적인 논의를 수행 중이다.

안전분과 기술위원회에서 대상으로 하고 있는 자동차는 압축수소 연료전지車와 액화수소 내연기관 자동차다. 특히 최근에는 수소 저장용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국내 고압용기 관련 기관의 참여 및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1월 열린 제2차 안전분과 기술위원회에서는 고압가스와 액화상태의 수소연료 저장용기 가운데 70㎫(700기압) 이상의 저장용기에 대한 안전성 확보 방안을 토의했다.

이밖에도 냄새가 없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연료전지車는 천연가스 냄새요건과 동등하거나 유사한 수소 누설감지 성능요건을 규정할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각국 안전성 기술규정 진척속도는

유럽연합이 이번에 수소자동차의 형식승인이 가능하도록 입법화한 것을 비롯해 각국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안전성 기술규정에 힘을 쏟고 있다. 북경올림픽을 치른 중국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안전성 관련 기술기준을 4~5개 검토 중에 있다. 올해 안으로 2개 기술기준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캐나다는 지난달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화재시험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했다.

미국은 수소누설 및 전기안전성 등 법규개발 연구가 초기단계에 있지만 1년 안에 연구결과를 내놓는다는 입장이다. 이밖에도 일본은 고압가스관리법이 적용되는 압력용기 관련기준을 자동차안전기준에 포함키로 했다.

 

시장선점 위한  경쟁 ‘물올라’

 

▲ 투싼 연료전지차가 미 대륙을 횡단하는 모습.

 

각국의 수소연료전지 기술개발 경쟁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아예 대량생산 체제를 갖춰 기선을 제압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일본 혼다는 최근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FCX Clarity’ 대량생산에 들어섰다. 오는 11월에는 일본에서 첫 리스판매를 계획 중에 있다. 리스판매는 우선적으로 정부 부처와 특정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혼다 FCX Clarity의 미국과 일본의 통합 판매계획은 1년 내에 수 십대, 3년 이내에 200여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닛산도 ‘X-Trail FCV’ 모델로 2015년까지 연료전지 자동차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도 아이신과 공동으로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BMW가 선보인 ‘하이드로젠7’도 수소연료전지 시장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소연료를 직접 기존 내연기관에 사용하는 하이드로젠7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를 순회하며 그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수소자동차 기술개발의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BMW의 행보와 연동돼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회사들도 물량 경쟁에 대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밖에 벤츠도 2010년까지 대량 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국내 현대·기아, 폴크스바겐, GM 등이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에 나서고 있다. 유수의 자동차 회사들이 대량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2010년에서 2012년 사이를 기점으로 연료전지 자동차 세계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세계기술규정이 마무리되는 2010년 이후부터 국경을 넘나드는 수소연료전지車들의 긴 행렬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도 5년 뒤 ‘그린 카’ 20만대

우리나라도 수소연료전지, LPG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그린 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그린 카 기술개발과 보급이 본격화된다면 5년 후인 2013년 약 20만대의 친환경 차량이 운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보다 7만2000㎘의 석유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00cc급 승용차 4만1400대를 1년간 운행할 수 있는 석유량에 해당한다. 아울러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1만톤 감소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같은 비율로 그린 카 보급이 늘어날 경우 2018년에는 2000cc급 승용차 21만대 이상을 1년간 운행할 수 있는 석유대체 효과가 발생하는 등 그린 카의 효용이 녹색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현대기아차는 친환경 하이브리드카의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2010년에 하이브리드 양산차 3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며, 이에 따른 전용 부품업체들의 고용 효과는 2200여명, 생산유발 효과는 4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수소연료전지 차량의 경우 현대기아차는 2012년에 조기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12년 1000대, 2018년에 3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 차량도 현재 33개의 1차 업체와 87개의 2차 업체들과 함께 상생협력 중에 있다. 부품협력업체들은 2018년에 9000여명의 고용증대와 1조7000억 원의 생산유발액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수소연료전지 차량이 100만대가 양산될 2030년에 이르면 8만8000여명의 고용증대와 16조8000억원의 생산유발액이 있을 것으로 예상, 연료전지차량 사업이 미래의 친환경차량에서 고부가가치 핵심 산업으로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했다.

 

‘기초부터 튼튼히’ 모니터링 사업

국내 연료전지 자동차 상용화를 위한 R&D 인프라도 대외적으로 공개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7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모니터링사업본부’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 설치했다.

전국에서 운행되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들의 주행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그 결과를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진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 차량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국내의 앞선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기술을 국내외로 홍보하기 위한 중심 창구 역할도 담당한다.

수소연료전지사업단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스포티지 수소연료전지차를 차량용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의 내구성 향상을 위한 차량 운행 및 결과분석에 활용할 방침이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모니터링사업’을 통해 수도권내 8대의 투싼 연료전지자동차와 4대의 스포티지 연료전지자동차, 2대의 수소연료전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아울러 성능을 향상시킨 제2세대 수소연료전지차 18대, 수소연료전지버스 2대를 추가로 투입해 2010년 7월까지 수도권, 충청, 경남, 전남, 제주 지역에서 총 34대의 수소연료전지차량이 운행될 예정이다.

 

■ 수소연료전지차 美대륙 횡단 투어
전세계 유수 자동차사 참여…현대기아車 완주

 

▲ 현대기아차의 투싼 연료전지차 2대와 스포티지 1대가 최종목적지 LA에 도착하면서 2주에 걸쳐 진행된 미국 대륙 횡단을 완주했다. 완주에 성공한 현대기아차 연구소 임직원들이 투싼 연료전지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들이 2주간 미국 동부 포틀랜드에서 서부 LA까지 실 주행거리 약 4000km 완주했다. 특히 현대기아차가 독자개발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로 실시한 미국 대륙 동서 횡단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이번 횡단은 미국 에너지부(DOE, Department of Energy)와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파트너십(CaFCP, California Fuel Cell Partnership) 주관으로 열린 ‘수소연료전지차 로드 투어’ 행사에 참여하면서 이뤄졌다. 투어에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BMW, 다임러, 폭스바겐, GM,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전세계 유수 자동차 회사들이 참가해 자체개발한 연료전지車의 기술력을 겨뤘다.

18개주 31개시를 지난 8월 23일 최종목적지인 캘리포니아 LA에 도착했다. 현대기아차의 연료전지차는 총 7300km 구간중 수소충전을 할 수 없는 3300km를 제외한 4000km를 모두 완주했다. 현대기아차는 투싼 연료전지차 2대와 스포티지 1대 등 자체개발한 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한 차량을 참가시켜 국내 기술력을 대내외적으로 평가받는 기회로 삼았다.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수소연료전지차 전용부품 개발에는 국내 약 120개 기업의 기술이 포함돼 있다. 현대기아차는 2004년 9월 미국 에너지부가 주관하는 수소연료전지차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미 전역에서 연료전지차 32대를 시범운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식경제부 주관으로 2006년 8월부터 시작된 수소연료전지차 모니터링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2009년 7월까지 버스를 포함한 34대의 연료전지차를 운행할 예정이다. 최근 개발돼 모니터링사업에 투입된 차량은 1회 충전으로 400km를 운행할 수 있으며 최고속도는 시속 152km,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데 12초가 소요되는 동력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까지 시범운행한 누적거리는 미국 47만 4천km, 국내 22만 6천km 등 총 70만km로 지구를 17바퀴 반을 주행한 것과 비슷하다.

현대기아차는 2010년부터 연료전지차의 시범운행을 총 500대 규모로 확대한 후, 소량생산체제를 구축해 2012년부터 양산에 들어가 조기 실용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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