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인사 대적광전 바로 뒤에는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장경판전이 있다. 이 장경판전은 팔만대장경이 변형되지 않도록 설계돼,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세계 경제의 어두운 그림자를 남기고 2008년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사실 2009년 새해에도 희망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상황이 썩 좋지 않다.

그 어느 때보다 춥게 느껴지는 연말연시이지만 우리 가스人들은 시름에만 빠져 있을 순 없다. 모든 것이 잘 풀릴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새해 새아침을 맞아 의미 있는 여행하면서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면 분명 또 하나의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따라서 이번에는 조용한 산사에서 우리 조상들의 슬기로움을 되새기며 새해 설계도 하고 가야산 산행도 함께 할 수 있는 해인사로 떠나보자.

경남 합천과 경북 성주에 걸쳐 있는 가야산의 품안에 자리 잡은 해인사는 그동안 교통편이 좋지 않아 접근하기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중부내륙고속도로 연장구간인 김천에서 고령까지의 추가개통으로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 이북지방에서도 훨씬 가까워졌다.

해인사는 신라 의상대사의 법손인 순응·이정 두 스님이 신라 제40대 애장왕 3년(802년)에 왕과 왕후의 도움으로 창건됐다. 해인사를 법보종찰이라 하는 것은 고려대장경 곧 팔만대장경이라고도 불리는 무상법보를 모시고 있기 때문이다.

대장경은 고려시대에 두 차례에 걸쳐 국가사업으로 간행됐다. 먼저 간행된 구판대장경은 1011년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거란의 침공을 물리치려는 발원에서 시작, 1087년까지 무려 77년에 걸쳐 이뤄졌다.

그러나 팔공산 부인사에 봉안된 이 구판대장경은 고종 19년인 1232년에 몽고군의 방화로 그만 불타 버리고 말았다. 그로부터 5년 뒤인 1236년에 다시 본격적으로 대장경 간행 불사를 추진해 1251년에 완성을 보게 됐으니 16년에 걸친 이 큰 불사의 결실이 바로 지금 해인사에 보관돼 있는 고려대장경이다.

현존하는 팔만대장경은 몽골의 침공을 부처님의 힘으로 물리치기 위해 강화에서 조판되었고 한다. 이후 1398년 이곳 해인사로 옮겼는데 필체가 매우 아름답고 8만장이 넘는 판본에서 오자가 없는 등 고려불교문화의 결정체로 세계의 대장경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해인사 장경판전은 1995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하니 참으로 놀랍다. 이 장경판전은 팔만대장경이 변형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시원한 바람이 잘 통하도록 설계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새해를 설계하려면 가야산을 오르는 것도 좋다. 가야산은 1430m의 높은 산이지만 산행이 5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아 초보자들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특히 온 산을 뒤덮고 있는 거대한 고목에 눈이 오면 은빛세상이 장관을 이룬다. 또 가야산은 대부분 넉넉한 육산으로 이뤄져 있지만 정상 부근에는 바위봉우리가 잘 발달돼 있어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고 있다.

더욱이 정상에는 사방으로 거침없이 트여 있어 새해 새아침에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는 장소로는 그만이다. 산을 오르려면 백운리 매표소로 이동, 서장대를 거쳐 정상에 올라 아침 해를 보고 해인사 쪽으로 내려서는 코스가 좋다.

“전국의 가스인 여러분! 2008년 잘 마무리하시고 2009년 기축년(己丑年) 새해에도 모두 복 많이 받으시고 뜻하는바 꼭 이루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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