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퍽. 히 얏!!”

최홍만, 예멜리야넨코 표도르, 미르코 크로캅. 이들은 어느 덧 우리 귀에 익숙해진 격투기 선수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격투기를 관전하는데 만족하고 있지만 SK가스 CR지원팀 박정호 매니저는 이를 직접 배우고 있다.

“체력강화 차원에서 격투기에 관심을 갖게 됐고 한 4년 전부터 꾸준히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헬스 등 다른 운동의 경우 조금 지루한 감이 있는데 격투기는 배우는 즐거움이 유독 큰 것 같습니다. 제가 배우고 있는 격투기는 룰이 무예타이와 가장 비슷한데 글러브를 착용한 채로 무릎, 팔꿈치 등의 사용이 가능하지만 다운상태에서는 공격하면 안됩니다”

최근에야 격투기가 어느 정도 알려졌지만 그가 처음 배움에 뛰어든 시기에는 조금 생소한 스포츠였단다. 그래서 가끔씩 눈에 시퍼런 멍을 달고 주변사람들을 만날 때면 ‘무슨 일 있었냐?’는 질문을 자주 받았고 이에 격투기를 배우는 중이라고 답하면 부모님을 비롯해 친구들로부터 다른 운동을 권유받았단다.

격투기하면 신체적인 부분이 강조되지만 실제로는 치밀하게 머리를 써야 한다. 예를 들어 로우킥을 하는 척하면서 원·투 펀치를 날려야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등 창조적인 기술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 특히 자신이 예상한 기술이 상대에게 제대로 먹혔을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솔직히 말씀 드리면 저는 공격보다는 주로 많이 맞았습니다.(웃음) 신기한 것은 스파링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 주변 사람에게 맞았다면 감정이 크게 상할 수 있지만 스파링 상태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아요. 그냥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뿐이죠”

매번 그에게 실력이 늘지 않는다며 꾸중하던 사범님이 어느 날 “너 사실은 아주 잘 한다”며 아마추어 시합출전을 권유했던 에피소드를 꺼내 놓는다. 당시 체중감량을 위해 아침달리기에 매일 2시간 훈련, 저녁 굶기, 정신수양 등의 지옥훈련을 통해 6kg의 체중을 줄여 58kg급의 시합준비를 마쳤다.

드디어 아마추어 시합 하루 전날 마지막 스파링 상대로 키 187cm, 몸무게 88kg의 선수와 맞붙었다. 하지만 체급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었던지 이 선수의 옆차기를 정통으로 맞고 갑자기 ‘멍’ 해지면서 몸을 움직이는데 불편해 병원으로 가보니 갈비뼈에 금이 간 것. 그간 노력은 물거품이 된 채로 정작 시합에는 나가보지도 못하고 치료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다.

격투기를 실전에도 사용한 적이 있는지 다소 유치한 질문에 연습 후에는 반드시 격투기를 일반사람에게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인성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실제로 그동안 남들과 다툴 일도 없었다며 웃는다.  

이제는 격투기가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여자들도 종종 배우러오는 스포츠가 됐다고 말하는 그는 정신과 육체 모두를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만큼 다시 한번 시합에 나갈 수 있도록 훈련을 쌓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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