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완식 차장이 춘천마라톤에 참가해 결승점에 들어오고 있다.

8년간 서울서 부산까지 50번 왕복한 거리

“8년간 하프마라톤 40회, 풀코스 15회 정도를 완주하고 연습과 훈련을 위해 1년에 300회 이상 회마다 15~20km를 뜁니다.”

마라톤이 취미라는 대우가스보일러 장완식 업무지원팀 차장(50)의 말과 지금까지 뛰었던 거리와 횟수를 듣자마나 기자는 전자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8년간 훈련으로 뛴 거리가 3만6000km, 하프마라톤으로 뛴 거리가 840km, 풀코스로 뛴 거리가 630km, 모두 합치면 약 3만7470km란 계산이 나온다. 이 거리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50번을 왕복한 거리며 지구 둘레를 거의 한 바퀴 빙 돈 거리에 속한다.

“마라톤을 통해 전국 곳곳 안 다녀본 데가 없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50번 왕복한 거리라고는 하지만 진짜 마라톤 선수와 비교한다면 아주 적은 거리에 속해요.”

기자는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데 장 차장은 그 거리가 아무것도 아닌 듯 그냥 외면해 버린다.

초보자는 보통 10km 마라톤부터 시작하지만 장 차장은 처음부터 하프마라톤(약 21km)을 했다. 욕심을 낸 측면도 있었지만 마음 한구석엔 자기 몸에 대한 믿음도 있었기 때문이다.

“고교 시절 전교생 마라톤 대회 때 항상 상위그룹에 있었습니다. 또 군대에서도 ‘군장 매고 2km 뛰기’ 대회에서도 상위에 속했습니다. 그때 알았죠. ‘아 내가 마라톤에 맞는 체질을 가지고 있는가보다’라고. 그래서 처음부터 하프를 뛰었어도 겁이 나지 않았습니다.”

가장 많이 받았을 법한 질문을 반복했다. 그 힘들고 고단한 마라톤을 왜 하느냐…

“나에게 마라톤을 권유했던 지인의 말 ‘재미있다’ 그 말, 사실이에요. 수 킬로미터를 정신없이 뛰다보면 몸은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지만 어느 한 순간 말할 수 없는 황홀경에 빠져요. 느닷없이 몸이 가벼워지면서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기분좋은 상태가 됩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몸에서 엔도르핀이 지속적으로 분비되면 그렇게 느낄 수 있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그러한 황홀경에 일종의 중독증상이 생긴게 아닌가 합니다.”

비록 아마추어긴 하나 그 정도의 중독성을 가지고 마라톤을 했다면 수상경력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장 차장은 고개를 저었다.

“없어요. 지역대회든 국제대회든 항상 상위 10~20%를 차지하며 들어오긴 하나 상을 받은 적은 없어요. 그것도 그럴 것이 동아마라톤이나 춘천마라톤 등에 참여하는 마라톤 인원이 2만~2만5000명 정도가 되는데 그중 10%라고 해야 2000등이잖아요. 수상권과는 거리가 멀죠.”

국내에 마라톤 인구가 조금씩 느는 추세다. 마라톤은 무조건 체력이 좋아야만 한다는 인식을 보통 가지고 있는데 처음 마라톤을 하는 사람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물었다.

“겁내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누구라도 조금씩 준비만 하면 10km부터 풀코스까지 완주할 수 있어요. 그리고 준비가 됐으면 실행에 옮기세요. 뛸 때 극도의 고단함을 느끼겠지만 그것을 이기고 나면 일상, 또는 일하며 느끼는 고단함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 거예요. 마라톤은 자신감과 적극성을 가져다주는 좋은 운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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