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오릉 홍살문과 경릉의 전경.

인근 종마목장, 중남미문화원도 인기 방문지

어느 덧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화창한 날씨가 연일 지속되면서 가을이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 왔다.

가족과 함께 가을 날씨를 만끽 하면서 역사공부도 해볼 만한 문화유적지를 소개할까 한다. 교통체증을 피해 아이들과 호젓이 하루를 쉬고 싶다면 바로 고양시의 서삼릉과 서오릉을 당일 나들이 코스로 추천한다.

경기도 고양시 용두동과 원당동에 소재한 서삼릉과 서오릉은 조선 왕릉이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이곳을 찾는 이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특히 서오릉과 서삼릉은 구파발에서 가깝고 원당 종마목장과 아름식물원 등 인근에 소풍처럼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가 많아 가족 나들이 코스로는 손색이 없다. 서오릉은 경기도 구리시에 있는 동구릉 다음으로 큰 조선 왕실의 무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세조의 왕세자였던 의경세자의 능인 경릉을 조성하면서부터 비롯됐다.

의경세자가 20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뜨자 그 터가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이라고 추천되었고, 세조는 친히 나아가 살펴보고 능지를 정했다고 한다.

그 후 예종과 계비 안순왕후의 능인 창릉이 만들어졌고, 세 번째로 숙종의 비 인경왕후의 능인 익릉이 조성됐다. 마지막으로 영조의 비인 정성왕후의 홍릉이 조성됐다. 이렇게 왕과 왕비의 능5기가 군을 이루자 ‘서오릉’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다고 한다.

서오릉은 평지에 소나무 숲이 우거져 있어 산책하기가 좋고 능 중간에 벤치와 휴식공간이 만들어져 있고, 왕릉 주변에는 잔디밭이 넓게 펼쳐져 있어 자리 깔고 가족끼리 시간 보내기에 제격이다. 여기에 문화해설사의 설명시간도 1일 3차례(10시30분, 13시, 15시) 있어 출발 전에 조금만 신경 쓰면 문화해설사의 설명까지 들을 수 있어 금상첨화.

서오릉과 인접해 있는 서삼릉은 가는 길이 호젓하다. 중종 32년(1537년), 중종의 계비 장경 왕후 윤 씨의 능인 희릉이 조성되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그후 중종의 능인 정릉이 한때 이 능역에 있었다가 현재의 강남구 삼성동으로 옮겼다. 그리고 인정과 비 인성왕후 박씨의 효릉이 조성되었고, 고종 원년(1864년) 철종과 철인황후 김씨의 능인 예릉이 들어서면서 ‘서삼릉’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서삼릉에는 3기의 왕릉뿐만 아니라 성종의 폐비 윤 씨의 회묘, 소현세자의 소경원, 장조의 아들 의소세손의 의녕원, 정조의 아들 문효세자의 효창원, 고종의 아들 의친왕 묘와 조선 말기까지 역대 후궁을 비롯해 대군, 군, 공주, 옹주 등 왕실 묘가 조성되어 있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초에 일본이 전국 각지에 있던 태조부터 순조까지 임금 21위와 대군, 세자, 공주 32위 등 모두 53위의 태실을 파내와 이곳에 모아 태실을 만들었다고 한다. 조선의 민족정기를 훼손할 목적으로 일(日)자형 담당을 두르고, 신사참배의 장소로 공원화한 아픈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담장은 1995년 철거되었고, 현재의 54기의 대비석이 세워져 있다. 서삼릉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화로 미리 예약하면 어느 때라도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서삼릉 주변은 데이트하기 좋은 곳도 많다. 농협대학과 원당종마목장은 서삼릉보다 더 유명한 인기 여행지다. 문화답사가 끝나면 원당종마목장으로 자리를 옮기면 초록빛 향연을 벌이는 넓은 초지 위에 뛰노는 말들의 모습도 볼 수 있는 등 이국적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또 농협대학 인근에 위치한 허브랜드는 즉석에서 허브 화분을 구입할 수도 있고, 각종 허브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그 외 배다리술박물관은 전통주를 빚는 과정과 각양각색의 전통주도 시음할 수 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테마동물원 주주와 중남미문화원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사진 협조: 서오릉 및 서삼릉 관리사무소(02-359-0090, 031-962-6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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