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LPG시장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SK가스 평택기지 내에 있는 LPG저장탱크시설.

SK계열 점유율 55%…E1 17%, GS 15% 순
과징금 후폭풍, 클린디젤 경쟁 등 관전 포인트

국내에서 LPG를 공급하는 최상위 유통단계는 LPG수입사이며 E1와 SK가스로 대변된다. LPG수입사와 함께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4개의 메이저 정유사가 포진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수입기지를 건설하고 간헐적으로 LPG를 공급하고 있는 삼성토탈까지 합하면 하나가 더 추가된다.

LPG수입사의 경우 전문적으로 해외에서 LPG를 구매해 저장시설을 통해 하부유통단계에 공급하며 자체 생산분으로는 판매물량이 부족한 정유사에게도 가스를 판매하고 있다. 아울러 정유사들은 원유를 정제하면서 생기는 LPG만 가지고는 국내 공급물량이 부족하다보니 LPG수입사로부터 추가로 가스를 구매하기도 한다. 결국 LPG수입사와 정유사는 하나의 시장 안에서 때로는 경쟁자이자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LPG시장에서 부가가치를 축적하고 회사의 존속을 유지하기 위해 LPG수입사와 정유사는 때때로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LPG수입사의 경우 LPG사업이 주된 영역이다 보니 LPG연료에 대한 애착을 비롯해 승부수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반면 정유사의 경우 휘발유, 경유 등이 ‘메이저’라면 LPG연료는 ‘마이너’ 취급을 하고 있다. 국내 LPG공급사별 시장현황을 살펴보고 장단점 등에 대해 알아본다.

 

LPG공급사별 시장현황

먼저 2007년부터 2010년 상반기까지 LPG수입·정유사별 LPG판매현황을 살펴보면 2007년의 경우 SK가스가 판매량 213만2000톤(점유율 27.1%)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E1으로 판매량 159만6000톤(점유율 20.3%)을 기록했으며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각각 141만8000톤(18.1%), 141만4000톤(18.0%)으로 뒤를 이었다. S-OIL은 63만5000톤(8.1%), 현대오일뱅크는 45만8000톤(5.8%), SK인천정유는 21만7000톤(2.7%)을 나타냈다.

2008년 들어서는 SK가스가 232만3000톤(점유율 26.6%)을 판매, 전년도에 비해 판매량은 증가한 반면 점유율은 소폭 감소했으며 SK에너지는 213만3000톤(24.4%), E1은 185만2000톤(21.2%)의 판매기록을 세웠다. 뒤이어 GS칼텍스(판매량 139만7000톤, 점유율-16.0%), S-OIL(판매량-61만5000톤, 점유율-7.0%), 현대오일뱅크(판매량-41만5000톤, 점유율-4.8%) 순이었다. 2009년에는 수입·정유사별 판매량에 큰 변화가 일었는데 SK가스는 300만4000톤의 실적으로 점유율 33.1%로 수직 점프했으며 E1의 경우 판매량 180만5000톤과 점유율 19.9%로 가까스로 2위를 차지했다. SK에너지는 177만3000톤으로 점유율 19.5%를 기록했고 GS칼텍스(판매량-143만9000톤, 점유율-15.9%), S-OIL(판매량-64만5000톤, 점유율-7.1%), 현대오일뱅크(판매량-40만4000톤, 점유율-4.5%)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에는 SK계열이 강세를 띠어 SK가스는 159만2000톤의 LPG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35.9%를 기록했다. SK에너지는 판매량 87만3000톤으로 점유율은 19.7%를 차지했으며 내수시장 3위는 E1으로 77만2000톤의 판매량과 17.5%의 점유율을 보였다. GS칼텍스는 70만5000톤의 판매실적을 기록했으며 점유율은 15.9%를 달성했고 S-OIL은 28만7000톤의 실적과 점유율은 6.4%를 달성했다. 이밖에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상반기 판매량 19만6000톤, 점유율 4.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LPG생산 및 수입현황

LPG생산 및 수입현황을 보면 2005년 전체 LPG공급량은 793만1000톤이며 그 중 372만6000톤(프로판-91만7000, 부탄 280만9000톤)은 정유사 생산분이며 420만5000톤(프로판-262만2000톤, 부탄-158만3000톤)은 수입물량이 차지했다.

2006년에는 총 823만7000톤의 LPG가 공급됐으며 생산분은 363만1000톤(프로판-92만9000톤, 부탄-270만2000톤), 수입물량은 460만6000톤(프로판-259만톤, 부탄-201만6000톤)으로 기록됐다. 2007년 들어서 전체 LPG공급량은 847만7000톤이며 생산량은 349만4000톤(프로판-89만3000톤, 부탄-260만1000톤), 수입량은 498만3000톤(프로판-264만1000톤, 부탄-234만2000톤)으로 나타났다.

2008년의 경우 LPG공급량은 901만4000톤을 기록했으며 정유사의 생산량은 357만4000톤(프로판-110만6000톤, 부탄-246만8000톤), 수입물량은 544만톤(프로판-250만2000톤, 부탄-293만8000톤)으로 조사됐다. 마지막으로 2009년의 경우 전체 물량은 926만3000톤이 공급돼 그중 정유사에서 355만3000톤(프로판-134만7000톤, 부탄-220만6000톤)을 생산했으며 수입사에서는 570만톤(프로판-260만4000톤, 부탄-310만6000톤)의 LPG를 들여왔다.

 

최근의 이슈는

LPG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무엇보다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LPG공급사에 부과한 사상최고 규모의 과징금에 따른 후폭풍이다. 당시 공정위는 LPG공급사 간 담합을 했다는 이유로 E1의 경우 1894억원, GS칼텍스는 558억원, 에쓰오일은 385억원, 현대오일뱅크는 26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반면 담합사실을 1순위로 자진 신고한 SK에너지(1602억원)의 과징금을 100% 면제하고 2순위로 신고한 SK가스(1987억원)는 50% 감경했다. LPG공급사 모두 담합을 강력히 부정하고 있는 가운데 공정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다. LPG업계에 사상최고의 공정위 과징금이라는 매머드급 핵폭탄이 떨어진 후 해당업계에 미칠 여파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LPG시장에도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국내 LPG가격은 매월 1일을 기점으로 변동되는데 지난 6월부터 GS칼텍스가 예상을 뛰어 넘는 가격할인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전체적인 LPG가격이 파격행보를 걷고 있다. 이에 대해 LPG연료와 디젤연료 간 충돌이 잦아지면서 GS칼텍스 측이 LPG수입사에게 뭔가를 보여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부터 LPG공급업체 간 불화설, LPG시장의 변화조짐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과거의 경우 LPG가격변동 시 한 회사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큰 파장 없이 비슷한 가격으로 조정됐다. 당시 암묵적 담합행위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진 배경도 이같은 영향이 컸다. 다만 최근에도 LPG공급사 간 가격 조정폭은 계속 비슷하게 변동되나 하향 평준화되는 분위기가 뚜렷이 감지되고 있다.

하부유통단계나 소비자들 입장에서 LPG가격이 저렴해 지는 것은 당연히 환영할 일이지만 LPG를 수입, 안정적으로 판매를 해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속이 타들어 가는 심정일 것이다.

그동안 주로 수면 밑에서 경쟁을 하던 디젤차량과 LPG차량은 최근 들어 정유업계가 클린디젤을 내세우며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CNG버스 용기폭발 사고를 계기로 정유업계가 클린디젤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적극 나서면서 가스자동차업계를 잔뜩 위협하고 있다.

 

해결과제

무엇보다 정유사들 입장에서는 LPG연료가 아무리 ‘마이너’라고 하지만 국내 LPG시장에 판매하는 물량이 있는 만큼 이들의 역할과 책임론이 꾸준히 대두되고 있다. 더욱이 정유사들은 LNG의 확대보급에 따라 LPG시장에서 부만 축적하고 재투자는 거의 하지 않는다는 비난의 화살도 나오고 있다.

정유사의 LPG시장 점유율에서 볼 수 있듯이 절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은 우리나라 LPG산업의 발전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역할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오히려 LPG연료를 천대하고 있는 실정이니 해당업계의 답답함은 극에 달하고 있다. 더욱이 LPG종사자 모두가 정부의 LNG편향정책을 우려할 때 LPG를 판매하고 있는 국내 메이저 정유사들은 도시가스社 인수에만 열을 올렸다는 비난도 적지 않다.

이와 함께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이후 LPG공급사에 씌워진 부정적인 이미지를 어떻게 털어버리는가도 해결과제다. 리니언시 한 SK계열사들도 자신들은 LPG시장에서 벌어지는 행위에 대한 진술을 한 것이지 담합을 인정한 것을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향후 행정소송을 통해 억울함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겠지만 한번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데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LPG산업이 이처럼 위축된 이유 중 하나로 LPG업계가 힘을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이 약하다는 것이다. 도시가스(LNG)가 보급되지 않는 지역을 대상으로 정치권과 지자체에서는 LNG의 경우 선심정책의 표본이고 LPG연료는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LPG업게 내에서도 우군이 적다보니 정책 또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힘에 부치는 모습을 자주 연출하고 있다.

LPG업계 종사자들은 도시가스(LNG)의 경우 정부가 배관공사 지원을 비롯해 원가인상요인 억제 등 막대한 선심정책을 펼치는 반면 LPG에는 정책적인 배려가 미약하므로 진정한 서민들이 사용하는 LPG연료에도 정책적 지원이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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