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사회망서비스 활용하기’란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사회망서비스를 활용하여 사업을 키울 뜻이 있는 분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집니다. 출간을 기념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합니다. 이 행사에 있어서, 여기 게시판에 댓글을 남기는 분 가운데 2분을 추첨해서 책 1권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내 글 가운데에서 보기로 하나 만들었습니다. 군더더기 많이 붙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런 종류의 글은 정확하게 뜻을 전하는 게 중요한데 늘어지고 군더더기가 붙었다면 글을 잘못 썼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하나씩 살펴보죠.

‘출간하게 되었습니다’에서 ‘~하게 되다’는 아마 영어 번역투에서 온 모양입니다. 뿌리가 어딘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우리말투는 분명히 아닙니다. 그냥 ‘출간했습니다’라 하면 됩니다. 더 짧게 말해서 ‘냈습니다’하면 더 좋습니다. 얼마나 짧고 분명합니까?

‘생각되어집니다’는 참 이해하기 어려운 말입니다. 원래 우리는 피동태를 잘 쓰지 않습니다. 피동태는 영어에서 자주 쓰는데 어느 틈에 우리 말글살이에 자리를 잡았나 봅니다.

표현이 자연스러움이나 올바름을 떠나 피동태를 쓰면 ‘참 비겁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잘못된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할 것을 고쳐져야 한다, 바꿔야 한다고 할 것을 바뀌어야 한다고 하는 식이죠. 주인이 누구인지, 나서지 않고 뒤에 숨어서 말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습니다. 여기 보기에서는 자기가 생각하는 것인데도 ‘생각되어진다’고 말해서 남 일 같이 말합니다. 믿음이 한꺼번에 사라집니다.

‘이 행사에 있어서’의 ‘~에 있어서’는 일본어투입니다. 모두 ‘~에서’로 바꿔도 뜻이 전혀 달라지지 않습니다. 이 어투를 쓰면 쓸데없이 말이 길어지고, 숨이 끊어져 흐름을 깨는 고약한 말입니다. 말 효율이나 뜻 전달을 위해서라도 빨리 없애야 할 말입니다.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는 알맹이 없이 긴 문장입니다. 그냥 ‘보내드리겠습니다’하면 충분합니다.

우리말은 수천 년 동안 우리 조상이 써왔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말은 우리 뜻을 가장 쉽고 정확하게 전달합니다. 우리가 말을 할 때도 우리말을 자연스레 씁니다. 지금 세상에 와서 외래문화가 들어오면서 일본어투, 외국어투가 많이 생겼습니다. 책을 옮기는 사람이 외국어투를 그대로 우리에게 가져온 탓입니다.

처음엔 주로 글에 쓰였다가 점차 말로 옮아왔습니다. 번역하기에 알맞은 사람은 누구겠습니까? 번역은 우리말을 잘 하면서, 외국어를 이해하는 사람이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말을 못하는데도 외국어를 아는 사람이 번역하다 보니, 우리가 쓰는 말에서 동떨어졌습니다.

외국어를 직역하여 우리 속으로 가져온 것이죠. 그런 것들이 여기저기 널렸습니다. ‘아이를 갖고 있다, 인사말이 있겠다. 서울에 위치하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같은 말들인데 이런 것은 ‘아이가 있다. 인사말을 하겠다. 서울에 있다. 매우 강조한다.’로 써야 자연스럽습니다. 이런 번역 투로 쓰는 것이 뭔가 무게가 있는 듯이 생각하는 사람을 보면 씁쓸합니다.

윗글을 다시 썼습니다. “이번에 ‘사회망서비스 활용하기’란 책을 냈습니다. 사회망서비스를 활용하여 사업을 키울 뜻이 있는 분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출간을 기념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합니다. 이 행사에서, 여기 게시판에 댓글을 남기는 분 가운데 2분을 추첨해서 책 1권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이 문장이 완전하다 할 수는 없습니다만, 문장에서 군더더기를 털어내니 간단합니다. 간단하니 뜻을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제라도 하나씩 찾아가며 고쳐나가야 하겠습니다. 우리말투를 쓰면 우리말글살이가 참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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