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매직 생산라인

연이은 생산량 저하, 무엇이 문제인가.

올해 상반기 가스기기의 생산량이 역대 최고치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희망찬 목소리들이 많았다.  연간 생산량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도시가스 보급률이 늘고, 소규모 신축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가스보일러와 가스레인지의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으나, 가스오븐레인지는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갈수록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스레인지의 생산량이 늘어난 점을 들어 “음식 조리의 특징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하며 “한국 조리문화에서 굽는 용도의 오븐 보다 끓이는 가스레인지의 사용빈도가 더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표>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년까지 가스오븐레인지의 생산량은 꾸준하게 증가했다. 특히 2003년 주춤했으나 2004년과 2005년에 반등하며 2002년의 기록을 갱신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내수는 물론 수출에도 주력해야

전자레인지나 전기레인지, 스팀오븐, 전기오븐 등 대체상품의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가스오븐레인지의 단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가스오븐레인지는 대체상품에 비해 크기가 커 설치시 큰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구매를 망설이게 한다. 또 조리시의 예열시간도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리시간이 10분 내외인 쿠키를 굽는데도 15분 이상의 예열이 필요하다. 예열이 없는 전기오븐과 비교되는 점이다.

하지만 오븐을 사용하는 인구는 늘고 있다. 홈베이킹 인구는 계속해서 증가 추세에 있고 홈베이킹 인구를 겨냥한 재료산업 및 프리믹스 산업도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홈베이킹 업계에서는 재료시장과 프리믹스 산업만 연간 70%∼80%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답은 고스란히 업계로 되돌아왔다.

빌트인의 경우에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싱크대와 함께 일체형인 빌트인의 경우 건설시장과 맞물려 있는 특징 때문에 낙관론도 비관론도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건설경기가 살아난다 하더라도 소규모 빌라의 경우에는 빌트인 가스오븐레인지보다는 빌트인 식기세척기나 드럼세탁기를 선호하는 입장이여서 관망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그나마 조금씩이나마 판매가 늘고 있는 것은 희망적이다.

대부분 가스오븐의 생산량이 내수에만 치중하는 것도 문제다. 연간 생산량 중 대부분이 내수로만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2008년을 제외하면 2005년 이후 내리 하락세이며 2010년의 경우는 더 심각해 2001년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 이대로 버리나

▲ 동양매직 무수무연

우리나라의 가스오븐레인지 기술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부품의 국산화율도 100%에 달한다. 1986년 최초의 가스오븐레인지가 개발된 것을 시작으로 1996년에는 빌트인 가스오븐레인지가 개발됐다.

웰빙 트렌드에 맞춰 황토의 원적외선을 이용한 한국형 황토가스오븐레인지가 개발되었고 참숯을 이용한 가스오븐레인지가 그 뒤를 이었다.

2007년에는 물받이가 필요 없는 무수기술과 연기배출을 최소한으로 하는 무연기술이 함께 나왔다. 자동청소기능 등의 기술들이 가스오븐레인지를 통해 세상에 나왔다. 자동타이머나 자동소화기능은 가장 먼저 개발된 기술로 꼽힌다.

안전과 맛을 동시에 만족하는 기술의 집합체를 업계는 너무 쉽게 내려두는 것이 아닐까. 실생활과 접해 있는 가스오븐레인지의 활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들에게 가스오븐레인지만의 특성을 알리는 다양한 방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양화된 구매층 위한 품질개발 필요

“전 아직까지 가스오븐레인지가 훨씬 나은 것 같아요. 손에 익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요리 본연의 맛이 살아나는 것 같기도 하구요. 불의 세기를 조절하면서 요리하는 것도 요리 본연의 모습인 것 같아 크게 불편함을 못 느껴요.”

“가스오븐에 구운 쿠키는 쿠키 바닥이 열을 많이 받아 윗면에 비해 색이 아주 진하게 나왔고 전기오븐에 구운 쿠키는 윗면과 비슷한 색이에요. 맛과 식감에서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가스오븐에 구운 쿠키는 찐득한 느낌이 있었어요. 이에 달라붙더라고요. 쿠키가 비교적 단단하게 구워졌어요. 전기오븐에 구운 쿠키는 바사삭 부서지고 땅콩맛이 더 진하게 느껴지면서 이에 달라붙지 않았어요.”

위의 글은 인터넷 오븐 요리 블로그에 올라온 글이다. 사용자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요리 본연의 맛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색과 식감에 민감한 사람들도 있다. 요리의 순서에서 재료의 차이까지 소비자의 취향은 천차만별이고 그 사이에서 시장은 형성된다. 조리기기는 그 모든 상황을 아우르는 것이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극복하는 일이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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