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가스 유통단계간 M&A바람 거세

고압가스제조충전협회 설립 추진 ‘큰 성과’

올 한해 산업용가스업계는 메이커가 충전소를, 충전소가 충전소를, 충전소가 판매소를 인수합병(M&A)하는 등 매우 큰 변화를 가져왔다.

먼저 독일의 세계적인 산업용가스 및 엔지니어링회사인 린데그룹은 지난 6월 부산 소재의 벌크 및 실린더가스 충전업체인 PSG의 지분 51%를 인수해 화제가 됐다.

또 경기도 화성시 소재의 밀성산업가스는 지분참여방식으로 M&A에 나서 그동안 대동종합가스(충남 홍성), 가스테크코리아(충북 진천),  밀성가스뱅크(경기 화성)에 이어 올해 초 우진가스텍(경남 김해)도 끌어들였다.

여기에 9월에는 인천 남동구 소재의 산업용가스충전소인 대덕가스가 경기도 양주에 있는 복지종합가스의 지분 30%를 인수하면서 산업용가스충전소 간 인수합병의 바람이 더욱 탄력을 받았다.

올해는 특히 헬륨의 품귀현상으로 인해 수요처의 간절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제때 납품하지 못하는 등 공급에 많은 차질을 빚었다.

헬륨의 양대 수출국인 미국과 알제리에서의 생산이 줄어든 것은 물론 미국 주요기업들이 일제히 노후시설에 대한 보수에 들어가면서 수급상황이 악화됐다. 또 중국, 인도 등 신흥국에서 헬륨수요가 증가한 것도 공급부족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헬륨은 반도체제조, 레이저가공, 용접 등 산업용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의료장비에 사용되고 있어 공급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헬륨의 국내가격까지 크게 치솟았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7N㎥규모의 고압용기에 충전된 헬륨의 충전가격이 8만원 안팎에서 거래됐으나 여름철부터는 무려 2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탄산업계는 올해도 평년작

탄산업계는 올해도 일본으로의 드라이아이스 수출이 원활하게 이뤄져 경영실적 측면에서 평년작 수준은 했다고 자평했다.

태경화학을 비롯해 창신화학, 선도화학, 한유케미칼 등 국내 유수의 탄산메이커는 올 여름에도 드라이아이스 생산라인을 풀가동해 일본의 이와타니, 에어워터 등을 통해 드라이아이스를 수출했는데 수출물량이 지난해보다 오히려 많아 가뭄에 단비 내린 듯 활기로 넘쳐났다.

이는 최근 국내 조선경기의 침체로 인해 탄산업계가 선박건조용 탄산의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고심하고 있던 터라 매우 다행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탄산업계는 또 원료탄산의 다원화가 돋보이는 해였다. 70∼80년대에는 비료공장에서, 90년대는 EO(에틸렌 옥사이드) 제조 등 석유화학공정에서 생성되는 원료탄산이 주를 이뤄 왔다. 하지만 올해 2월 중순 태경화학이 합성천연가스(SNG) 제조공정에서 나오는 원료탄산을 포스코와 함께 발굴함으로써 이 분야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이에 앞서 선도화학도 2010년 말 국내 최초로 흡착분리법(PSA)방식을 도입한 탄산플랜트를 완공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는 특히 한국고압가스제조·충전안전협회의 설립 추진도 관심을 모았다. 그동안 산업용가스업계에 변변한 단체가 없었으므로 관련사업자들의 관심은 더욱 컸다.

올해 하반기부터 에어텍의 정환수 회장이 추진위원장을 맡아 수차례의 추진위원회를 개최해 결국 지난 10월 24일에는 덕양의 이덕우 회장을 협회의 초대회장으로 추대했으며 11월에는 정환수 위원장과 심승일 서울경인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이 협회의 수석부회장으로 선임돼 눈길을 끌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는 대구경북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의 이상주 이사장이 유임됐으며 한국산업특수가스협회도 서성복 회장(프렉스에어코리아 대표)의 후임으로 롭 휴즈 린데코리아 대표이사가 4월부터 협회 회장직을 맡게 됐다.

 

산업용가스메이커들 투자 부진

올해는 산업용가스메이커들의 투자는 매우 부진했고 다만 특수가스업계에서는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크고 작은 결실을 맺었다. 지난 5월 대성산업가스는 반월 제2공장을 준공했고, 이노메이트는 7월에 4000만달러의 중국자본을 유치한데 이어 8월에는 브롬화수소(HBr)의 상업생산에 나섰다.

또 린데그룹과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불소(F2)온사이트의 장기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11월에는 일본 스미토모그룹의 반도체용 케미칼제조업체인 스미세이케미칼이 경기도 화성시에 반도체 공정용 고순도가스제조공장 준공식을 개최했고 OCI머티리얼즈도 중국에 NF3공장을 건설, 준공식을 가졌다.

또 올해 상반기에는 단일가스켐이, 하반기에는 C&G머트리얼즈가 각각 N2O제조시설을 갖춰 특수가스사업을 확대했다.

한편 그동안 산업용가스 제조·충전·판매사업자들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던 고압가스용 용기부속품(밸브) 재검사제도가 5월 25일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수많은 종류의 고압용기용 밸브 가운데 이번에 특수가스분야에서 사용하고 있는 다이어프램 내장 용기밸브만 추가적으로 포함돼 산업용가스사업자들의 실망이 컸다.

고압가스 안전관리기준 통합고시 제3-2-2조 개정안에서 신설된 고압용기용 밸브 재검사제의 적용대상을 보면 KS D 3698(냉간 압연 스테인리스 강관 및 강대) STS 304 또는 이와 동등 이상의 내부식성을 갖는 금속재질의 다이어프램으로 기밀을 유지하는 용기부속품으로 명시해 놓고 있다.

 

용기업계도 치열한 경쟁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였던 산업용 고압용기업계는 올해 국산과 외국산의 대결로 이어졌다.

그동안 고압용기시장에서 40ℓ 및 47ℓ 규모의 용기의 경우 국산과 중국산은 1만원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고압용기시장은 국내 메이커인 엔케이, 한국HPC, 화인텍 등 3사가 품질은 물론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전면전에 나섰고 외산도 중국의 북경천해공업, 진둔, 지우장 등 3개사가 저마다 품질 및 가격을 내세워 대응하고 있다.

국내 자본으로 중국공장을 건설한 MK실린더의 경우 지난 가을 부도처리 됐다.

또 올해는 3월에는 경기도 이천의 하이프레실이 글로벌기업을 지향하며 한국HPC로 사명을 변경했고 충북 충주시에서 소형고압용기를 생산해 온 네오실린더는 새로운 주인을 맞아 (주)로페가 탄생했다.

또 초저온펌프의 명가로 알려진 한창고압기공사는 7월 말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시대를 접고 구로구 온수동으로 확장 이전했다.

무엇보다 올해 산업용가스시장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맞물려 매우 저조한 경영실적을 올렸다는 것이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한결 같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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