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대학교 김지윤 에너지안전연구소장
재난·재해 예방 및 체계적 관리로 사회안전 확보돼야

안전사고 예방은 정부와 생산·유통·사용자 관심이 중요

2012년 2월 고리원전, 3월 보령화력발전소 사고에 이어 9월에는 구미 제 4 국가 산업단지에 위치한 화학제품 생산업체에서 플루오린화 수소가스(일명 불산가스)가 유출되어 23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누출된 불산가스가 확산되면서 인근지역의 농작물이 죽고 가축이 중독 증상을 보이는 피해가 발생하였다.

2013년 초에도 수도권 대형 전자 공장에서 불산사고로 5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으며, 최근에는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가 불량 케이블 설치로 가동을 멈추어 올여름 전력수급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와 같이 전력, 가스 등의 에너지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이지만 안전을 소홀히 할 때에는 고귀한 인명사고와 재산피해를 수반하며, 국민의 불안감 증대와 국가적으로도 안전의 후진성을 벗어나기 어렵다 하겠다.

안전과 에너지산업의 발전적 성공은 결코 분리될 수 없으며 국가 에너지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안전관리가 중요시 되어야 하는데 지속적인 사고 발생 원인을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해 볼 수 있다.

 

▲ 석유화학시설에서 사용되는 가스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국내 에너지 안전문제

첫째, 비용절감 등 경영성과 중심의 조직문화로 인한 안전에 대한 투자와 안전관리 전문 인력이 부족하며, 안전관리 규정, 유지·보수·안전절차 매뉴얼 등의 안전관리 내용이 현장에서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

둘째, 국내 에너지원별 사고통계를 보면 인적오류에 의한 사고가 평균적으로 40~50%에 이르고 있어, 시설에서의 결함에 기인한 사고 발생보다도 높고, 전체 사고율에서도 1위에 이른다.

셋째, 원전, 발전, 중화학플랜트 등의 국가기간산업시설은 20~30년 이상 가동한 시설을 비롯하여 시설 노후화 증가로 인한 설비교체, 보수주기가 점차 도래되고 있어 이에 대한 설비 수명평가 등의 사전 안전 강화대책이 시급하다.

넷째, 에너지 시설별로 관련 법령 및 소관부처가 다르며, 사고예방과 대응에 대한 주체도 달라 체계적인 안전관리가 미흡한 편이며, 사전 사고예방보다 재난 후의 대응에 치우쳐있다.

다섯째, 공공의 에너지 안전에 대한 국가적 차원에서의 지속적 연구와 R&D 비용이 미흡하다.

 

국외 에너지 사고사례 및 안전 시스템

사진은 1984.11.19.일 멕시코 북부지역에 위치한 PEMEX(멕시코 국영 석유공사)의 액화석유가스 저장탱크기지 내에서 LPG가 누출되어 BLEVE(Boiling Liquid Expanding Vapor Explosion) 현상이 발생, 화재·폭발이 일어났다. 이 사고로 500명 이상이 사망하고 4,000명 이상이 부상했다.

또한 유럽에서는 1976년 7월 10일 이탈리아 세베소(Seveso) 인근 화학공장에서 염소가스, 다이옥신을 포함한 유독성 화학물질이 대기로 방출되어 2,000여명이 다이옥신 중독으로 치료를 받았으며 1984년 12월 2일에는 인도 보팔시의 유니온카비이드사 농약공장에서 27톤이 넘는 메틸이소시안화염(MIC)이라는 유독성가스가 누출되어 20,000여명이 사망하고, 120,000여명이 부상을 당하였다.

따라서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와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유럽연합(EU)에서는 1982년도에 세베소 지침(Seveso Directive) II를 제정하였으며, 미국에서는 1990년도에 미국산업안전보건청(OSHA)에서 중대 산업사고 예방법안을 제안하였고, 그 이후 공정안전관리제도 등을 도입· 시행하게 되었다. 그 내용으로는 안전정보, 교육훈련, 설비관리, 위험성 평가, 가동 전 안전점검, 사고조사, 비상조치계획 등 14개 요소가 있으며, 사업장에서 자율적으로 시행하도록 하고 있으나 사고 발생 시에는 시행 및 실시 여부에 대한 조사 결과 문제점이 발견되면 엄중한 처벌이 뒤따른다.

 

▲ FFS절차

국내 안전관리 시스템 운용 및 신기술

1990년대 중반부터 국내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과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기업의 안전관리 활동 전반에 존재하는 위해요인을 찾아내어 분석·평가하고 사전에 필요한 조치를 강구함으로써 사고를 근원적으로 예방하기 위하여 PSM(Process Safety Management)제도와 SMS(Safety Management System)제도를 해당 사업장에 각각 적용·운용하고 있으며 2000년대부터는 안전관리를 위한 신기술로 정량적 위험성 평가(QRA : Quantitative Risk Analysis) 기술, 위험도에 기반한 검사(RBI : Risk Based Inspection) 기술, 사용적정성 평가(FFS : Fitness For Service) 기술, 음향방출시험(AE : Acoustic Emission) 등의 기술을 에너지 산업플랜트에 적용·운용하고 있다.

 

결론

○ 안전을 최우선시 하는 기업(공기업) 경영관리 정착

 - 안전에 대한 최고 경영자 의지

 - 안전에 대한 철저한 시설관리, 조직, 인력양성강화

 - 위험성의 관리 소홀 및 실패는 에너지 안전공급의 실패와 막대한 경제적 손실 유발 및 국민 불안감 증대

 

○ 안전문화 정착 및 생활화

 - 안전관리 규정 등 매뉴얼 및 유지·보수·안전 절차서 현장에서 철저 이행

 - 작업자 실수나 인적오류에 대한 사고예방·교육

 - 협력기업과 안전에 대한 교육, 기술정보 교류 및 동반 성장 발전 윈·윈(Win-Win)- 사용자 측면에서도 안전습관 생활화

 

○ 예방적 차원의 에너지 안전대책 강구 및 운용

 - 정량적 위험성 평가 등의 신기술 도입 운용 및 보수 시설 등에 대한 DB구축 등 전사적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운영

 - 시설 노후화 설비에 대한 수명평가 및 사용건전성평가 기술운용

 - 사고 위험이 내재된 에너지 시설이나 미래에 사용할 가스 등에 대한 사전 안전연구 등 안전대책 강구

   ·인구밀집지역을 통과하는 노후배관시설이나 고위험군 에너지 시설과, 고압의 가스가 공급·사용되고 있는 복합 화력발전시설 등

   ·반도체용 맹독성가스, 셰일가스, 바이오가스 시설 등

 

에너지 안전사고 예방은 정부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 질 수는 없고, 생산, 제조, 저장, 공급, 사용자 모두가 관심을 갖고 안전을 철저히 이행하여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 발표한 국정 140개 과제 중 에너지공급시설의 안전관리 강화가 포함되어 있는 것은 재난, 재해 예방 및 체계적 관리로 안전과 통합의 사회로 가기 위한 지름길이라 생각된다.

전력이나 가스 등의 에너지는 국민의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국민의 복지를 위한 공공에너지로서 중단 없는 공급과 안전이 확보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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