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업계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해온 보일러제조업체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 사이에 최근 전운(戰雲)이 짙게 깔렸다.

지난 달 귀뚜라미가 경동나비엔의 TV 가상광고 중 ‘국가대표’라는 표현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객관적 근거제시가 없다는 이유로 해당 광고의 부당성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선전포고를 날린 것.

지난해부터 방심위나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끊임없이 경동나비엔의 ‘국가대표’, ‘1등’ 보일러기업 이미지마케팅에 강한 불만을 표출해왔던 귀뚜라미는 올해 초 공정위에 관련 사례에 대한 재심의를 요청한 데 그치지 않고 최근 방심위에도 이 같은 민원을 제기했다. 이는 업계 서열 논란을 유리한 고지에서 종식시키겠다는 계산에서다. 

하지만 지금까지 방심위나 공정위의 판례는 경동나비엔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심위의 의견제시, 권고 조치나 공정위의 무혐의 1차 판결 등 경동나비엔의 ‘국가대표’ 표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일련의 결과들을 봤을 때, 현재 진행중인 공정위 2차 심사 역시 그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귀뚜라미 입장에서 이처럼 호전적인 마케팅을 통해 얻은 전리품이 무엇이냐는 회의론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 역시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두 제조사 모두 유수의 보일러기업으로서 국내 난방산업에 기여한 공로나 시장장악력, 브랜드인지도는 누가 위 아래라 할 것 없이 대단하지만, 최근 전개되고 있는 귀뚜라미의 네거티브 마케팅은 오히려 경쟁사에 동정표만 얹어준 득보다 실이 많은 패착이라는 평가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선두주자로서 자존심과 명예를 지키고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을 경쟁사와 노골적인 대립각을 세우는 데서 찾을 게 아니라, 품질과 실적에 기반한 정당한 경쟁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