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립재와 하늘재를 잇는 자리에 들어서 있는 미륵대원지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어 가을여행에 적합한 곳으로 인기가 많다.

가을은 여행의 계절이다. 이달 말 설악산을 시작으로 해 남하하는 단풍절정시기가 벌써부터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보도되고 있다.

한 여름 시원한 그늘을 제공했던 나뭇잎들은 이제 10월부터는 단풍으로 붉게 물들어 여행객들의 발길을 끌어 모을 것이다.

이 좋은 계절에 가 볼만 한 곳으로 충북 충주에 있는 미륵대원지를 강력 추천한다.

충주 미륵대원지는 1970년대 발굴조사 과정에서 출토된 기와에 대원사(大院寺)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어 미륵대원으로 불리고 있다.

미륵대원 서쪽으로는 수안보에 이르는 계립재 있고, 동쪽으로는 경북 문경에 이르는 하늘재가 위치해 있다. 다시 말해 미륵대원은 영남과 중부권을 잇는 두 개의 중요한 고개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두 고개는 새재가 개척되기 훨씬 전인 신라 때부터 이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사학자들은 미륵대원의 창건주가 누구였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지만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볼 때 고려 초 이 지역을 장악하고 있던 호족세력이 발원하고 경영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사원은 18세기까지 경영되다가 불에 타 없어진 것으로 보이며 현재는 돌로 축조된 석축과 기단, 석등, 석탑, 돌거북, 깨어진 당간지주 등과 그리고 민예풍이 물씬 나는 돌미륵부처만이 남아 있다. 특이한 것은 미륵부처 좌우와 뒤 3면을 석축이 에워싸고 있으며 미륵부처가 북쪽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또 서원의 입구에는 옴폭한 바위 위에 공 모양의 바위가 얹혀져 있는데 민간에서는 온달장군의 공기돌 또는 보주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서원 지역에 노출된 몇 개의 건물터들은 이 보주탑을 중심으로 배열되어 있어 매우 이채롭다.

동원 입구에는 깨어진 당간지주가 쓰러져 있고 그 뒤로 돌거북과 석등, 오층석탑, 그리고 미륵불과 법당터가 일직선으로 정연하게 배열되어 있다. 대지는 몇 개의 낮은 단으로 나뉘어 있는데 각 단 위에는 중문과 행랑들을 세워 영역을 분리했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동원의 서쪽으로는 개울이, 동쪽으로는 한두 단 높게 쌓은 건물터들이 나란히 형성돼 있다.

여행은 과거의 시간을 돌아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충주의 미륵대원지를 가면 가을여행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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