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및 냄새 적어 타 연료사용 선박보다 쾌적

환경규제 강화 대비해 해외진출 교두보 삼아야

 

▲ 에코누리호에 대한 LNG벙커링이 이뤄지고 있다.

 

■디젤선박보다 연료비 1억원 절약
“어렵게 잡은 날인데 하필이면 비가…”

기자가 도착한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주차장에는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히도 폭우는 아니어서 에코누리호 승선에는 문제 없을 것 같았다.

에코누리호에 올라서니 먼저 개방형 갑판위에 승선객을 위한 벤치가 눈에 띈다. 선박 앞쪽에는 컨퍼런스홀이 배치돼 있다. 에코누리호에 오른 승선객을 대상으로 인천항 홍보와 아시아 최초 천연가스선박의 다양한 장점, 미래 비전에 대한 브리핑이 이뤄지는 곳이다.

상갑판 위에는 조타실과 VIP룸이 있다. 컨퍼런스홀은 물론이지만 VIP룸에서는 더더욱 정숙성이 느껴진다. 엔진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고 배에 타면 흔히 느끼는 역한 기름냄새도 느끼지 못한다.

선박 외부에 돌출된 배기구에서조차 시커먼 연기가 보이거나 냄새가 나지 않아 천연가스 선박의 친환경성이 피부로 느껴졌다.

에코누리호는 ‘eco-friendly(친환경적인)’의 ECO와 ‘세상’이라는 뜻의 순수 우리말 ‘누리’의 결합어로, 에코누리호로 초록지구를 지키자는 소망을 담고 있다.

지난 7월 16일 인천항에서 취항한 에코누리는 인천항의 포트마케팅, 투자유치 목적의 항만 홍보선 역할과 안전사고 발생 및 유지보수 관련 대응 필요시에 역할하는 항만 관리선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길이 38m, 폭 8m, 깊이 4.6m, 200톤급으로 항해 속도는 15노트(시속 27㎞)에 승선 인원은 57명이다. 배 값은 69억9800만원이다. LNG를 연료로 사용하며 LNG 10톤으로 895㎞를 운항할 수 있으며 연료비 절감 효과도 연간 1억원에 달해 디젤선박에 비해 운용 경제성도 높다.

건조사는 삼성중공업으로 제작은 지난 2011년 9월 시작돼 2013년 4월 완료됐다.

유럽에서는 에코누리와 비슷한 LNG연료선 40여척이 운항되고 있지만 아시아에서는 에코누리가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이다.
 

▲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해 연돌에 그을음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 에코누리호 연료공급체계

 

 

■가스공사 선박용 LNG벙커링 사업 진출
지난 4월 가스공사는 에코누리용 LNG 공급 계약을 인천항만공사와 체결함으로써 친환경 선박용 LNG연료 공급(LNG벙커링) 사업 진출에 첫 발을 내딛었다.

가스공사와 에코누리호는 ‘선박용 LNG연료 공급’과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으로는 각각 아시아 최초라는 점에서 이번 계약이 남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양 공사는 친환경 선박용 LNG 연료를 적기에 공급하고 후발 LNG연료 추진선박 도입 활성화에 상호 노력함으로써 인천항을 그린 포트화하는데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해 11월 정부의 친환경 녹색성장 정책에 부응하고 국제 해양 배기가스 배출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도시가스사업법 시행규칙에 선박용 LNG벙커링 근거 조항을 마련해 LNG를 선박용 연료로 공급할 수 있게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는 올해 3월 7일부터 포항 송도항에서 에코누리호 LNG연료를 시범적으로 공급해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공급계약 체결 이후에는 평택기지본부 출하장에서 LNG벌크로리로 LNG를 충전하여 인천항으로 운송한 후 인천항에 지정된 공급지점에서 ‘Truck-To-Ship’ 방식으로 LNG를 에코누리호에 공급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LNG는 선박용 디젤 대비 황산화물(SOx)과 분진 배출은 100%, 질소산화물(NOx) 배출은 80%, 이산화탄소 배출은 23%까지 줄일 수 있어 선박용 국제 환경기준(EEDI, ECA)을 충족하는 친환경 연료로 평가되고 있다.

 

▲ 쾌적한 조타실 전경


 

 

■국내 조선사 LPG엔진 개발 완료
북유럽 및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해양 배기가스 배출규제지역(ECA, Emission Control Area)이 지정되어 이 지역에서는 기존의 벙커유의 선박용 연료 사용이 금지됐다. 현재 대표적인 대체 연료인 디젤보다 약 50%이상 저렴한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의 도입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 지역에 약 20여척의 여객선, 바지선, 순시선 등이 운항되고 있다.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향후 국제 해양 배기가스 배출 규제가 IMO(국제해사기구)를 중심으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그린 십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급부상하여 2015년부터 2020까지 선박용 디젤의 약 25%가 LNG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등이 선박용 LNG엔진을 개발을 완료한 상태이다.

또한 가스공사를 중심으로 관련 업계가 LNG 벙커링 협의체를 구성해 향후 국제 교역량이 많은 트라이앵글 Ocean Zone(한국-일본-중국)에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해양 배기가스 배출규제에 대비해 LNG벙커링 사업 기반 조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시아 최초 천연가스 선박 에코누리호가 클린 바다, 그린 항만의 미래를 앞장서 제시하고 인천항의 국내외 지명도와 이미지를 높여주는 아이콘이 되리라 기대해 본다.

 

“해상에서의 홍보강화를 위해 친환경 에코누리호를 건조하게 됐습니다. 인천항에 대한 투자유치 등 마케팅 활동은 물론 내년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 게임 등을 계기로 보다 긍정적인 홍보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천항만공사에서 8년여 근무한 이수아 과장은 “에코누리호는 일반 상업용 선박이 아니어서 탑승객에 제한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정부 및 항만업계 관계자 등만 승선이 가능하지만 추후 다양한 방면에서의 홍보확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승선객들의 반응은 한결같다고 한다.

“승선하신 분들 누구나 ‘소음이 적고 기름냄새가 나지 않아 다른 배들과 달리 쾌적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며 향후 인천항 홍보는 물론 친환경 선박의 장점을 알리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부터 천연가스연료공급시스템 개발 중 인천항만공사에서 천연가스 선박운영계획이 있다는 것을 접하게 됐습니다. 그 동안 천연가스 충전 관련법이 부족했었으나 법규정비 후 사업이 급진전 됐습니다.”

삼성중공업 이재무 차장은 “아시아 최초의 LNG선박을 설계하고 앞선 기술을 적용하게 된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며 아시아 최초의 천연가스 선박공급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에서도 천연가스 선박에 대한 관심이 높아 조만간 선보일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며 국내에서 추가적인 천연가스 선박 발주가 이뤄져 후속적인 보급확대가 필요하며 다양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조선강국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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