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 1개사, 수입 판매 2개사 등 3개사 불꽃경쟁

80년대 본격 보급, 90년대부터 탄력 ‘확고한 시장 형성’

용기 안전성 높이면서 단열성 극대화하는 설계기술 관건

 

기체가스를 고압용기에 충전, 수요처에 공급하는 것은 아무리 고압으로 충전하더라도 한꺼번에 많은 양의 가스를 공급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초저온액화가스용기(Cryogenic Liqufied Gas Cylinder)는 액체가스를 그대로 충전, 결국 많은 양의 가스를 공급하게 되는 것이므로 막대한 운송비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산업용가스종사자들이 크게 선호하고 있다.

70년대부터 일부 산업용가스메이커들이 초저온용기를 외국에서 들여와 사용했지만 산업용가스 충전 및 판매업계에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다. 이후 90년대에 초저온용기 보급이 탄력을 받으면서 오늘날까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1993년 초저온용기의 보급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가 본보에 보도되기도 했는데 이 때 바로 한국초저온용기, 한일엔지니어링이 외국산을 수입해 왔으며 한국비료공업(현 (주)한비)과 쌍용정공은 국내에서 생산,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90년대부터 산업용가스공급자들은 공급물량이 많은 가스수요처에는 초저온저장탱크를 설치하기 시작하면서 급성장할 수 있었던 초저온용기시장이 다소 위축되는 양상을 띠게 된다.

본보는 이번 2013가을특집호를 통해 산업용가스업계의 고압용기시장과 초저온저장탱크시장 사이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온 초저온용기시장을 집중 조명한다. 특히 이번 기획특집호에서는 초저온용기의 발전상과 시장동향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별도로 국내 초저온용기제조업체인 (주)한비의 천성흔 사장이 기고문을 통해 초저온용기의 구조 및 기능과 안전취급요령 등에 대해서도 조만간 소개한다.

아울러 초저온용기특집 이후 이와 비슷한 품목인 액체질소냉동고특집도 10월 중에 게재하는 등 초저온용기, 액체질소냉동고 등 이동용 액체가스용기에 대해 심층취재, 보도한다.

 

진공은 영원히 유지될 수 없어, 기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

주로 원통형 이중단열방식 생산, 슈퍼단열재는 수입 의존

용접용 등에 중압 가장 많이 써, 레이저용은 고압·초고압

 

산소, 질소, 아르곤 등으로 구성된 공기는 지구상에 무한히 존재하는 기체로서 그 자체만으로 인간의 호흡수단으로 되지만 심냉분리기술을 이용하여 각각의 성분을 분리하면 각종 산업분야에서 유용한 자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산업용가스업계는 공기 중의 질소 78.09%, 산소 20.94%, 아르곤 0.9% 등은 물론 함유량이 0.0001%에도 못 미치는 크립톤, 제논, 네온, 아신, 포스핀 등의 미세한 가스를 추출해 각 분야에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공기를 분리해 산업용가스로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액화가스를 저장하는 용기가 필요하게 됐고 1892년 드와(Dewar, Sir James 1842∼1923, 영국 스코틀랜드의 화학자·물리학자)에 의해 초저온액화가스용기(Cryogenic Liqufied Gas Cylinder) 가 개발돼 액화질소(LN2), 액화수소(LH2), 액화산소(LO2) 등 -150℃ 이하의 초저온액체가스를 충전, 어떤 곳이든 배송할 수 있게 됐다.

이후 드와 플라스크(Dewar Flask), 금속 보온용기, 구형 초저온탱크, 초저온 액화공급설비(Cold Evaporator), 탱크로리 등을 거쳐 오늘날 사용하는 이중진공단열방식의 용기로 발전돼 산업용 액화가스의 저장은 물론이고 실험용, 연구용, 바이오용, 유전자 보관용 등에서 사용하는 액화가스를 저장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용기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 [그림] 국내산 초저온용기의 내부구조
구조와 기능
일반적으로 산업용 액화가스를 저장하는 용기는 전 세계적으로 원통형의 이중진공단열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다. 액화가스를 저장하는 내조(통)와, 용기를 보호하고 진공을 유지하기 위한 외조(통)로 구성돼 있으며 내조와 외조 사이의 공간은 단열재를 넣고 진공을 유지해 외부로부터 대기열을 최소화하도록 했다.<그림 참고>

초저온용기는 무엇보다 단열성이 뛰어나야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용하는데 안전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단열성과 안전성은 반비례관계가 성립한다. 단열성을 높이려면 외조와 내조의 접촉부위를 최대한 적게 해 열의 전도를 최소화해야 하지만 접촉부위가 적을수록 용기의 안전 확보는 다소 양보될 수밖에 없게 된다. 결국 용기의 안전성을 높이면서 단열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설계기술이 관건이 되는 셈이다.

용기의 단열성을 높이기 위해 내·외조 사이 공간에 슈퍼단열재를 사용한다. 지구상에 많은 단열재가 있지만 좁은 공간에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단열재라 해서 슈퍼단열재라 부르고 있다.

슈퍼단열재는 이름만큼이나 고가이며 국내에는 제조업체가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에 중국 모 업체에서 슈퍼단열재를 제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현재는 대부분 미국으로부터 수입, 사용하고 있다.

▲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다양한 초저온용기들


또한 용기의 단열성을 높이기 위해 내·외조 사이에 진공을 유지하게 한다. 초저온용기의 설계, 단열재 사용 등은 이미 알려진 기술이다.

진공작업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나 진공은 공기를 배기하는 작업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진공기술의 핵심은 얼마만큼의 기간 동안 진공을 유지하느냐가 배기작업 보다 더 중요하다.

큰 용량의 진공펌프로 단시간에 진공작업을 하여 목표 진공값에 도달됐다고 완료하여 단열시험을 하면 단기간에는 원하는 단열값이 나올지 모르나 몇 개월이 지나면 진공은 서서히 파괴된다.

진공은 영원히 유지될 수 없으며 언젠가는 파괴되는 것이다. 그러나 파괴되는 기간을 얼마나 늦추느냐가 중요하다.

진공작업 전에 공간에는 공기와 단열재 등에서 나오는 탈가스류, 수분 등이 함유되어 있다. 웅덩이에 고인 물을 완전히 빼려면 처음엔 큰 용량의 펌프로 배수를 해야 하나 바닥에 깔린 물은 조금씩 시차를 두고 기다리며 배수해야 완전 빠지듯 진공작업 또한 같은 원리다. 탈 가스와 수분 등이 완전 배기되게 서서히 목표 진공값이 되도록 작업하고 진공 완료 후 공간에 발생되는 수분이나 탈가스류 등을 제거하는 화공약품을 투입하여 최대한 진공기간을 늘리는 기술이 필요하다.
 

시장동향
산소, 질소, 아르곤, 탄산 등 액체상태의 산업용가스를 충전, 운반차량을 통해 수요처에 공급할 수 있는 초저온용기의 공급은 현재 국내 제조업체로 한비가 있고, 수입업체는 한국초저온용기(미국 테일러와튼사 말레이시아산 제품)와 두진(미국 챠트사 미국산 제품 MVE)이 가세하고 있으며 이들 총 3개사가 서로 활발하게 경쟁하고 있다.

현재 산업용가스시장에서는 이들 3개사가 내놓고 공급하는 제품은 품질 및 가격 측면에서 차별성을 보이며 소비자의 성향에 따라 구매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 초저온용기 국산품 및 수입품 연도별 검사실적
초저온용기는 압력별로 저압(22psig), 중압(230psig), 고압(350psig)과 초고압(450psig)으로 구분되며 각 압력별로 160리터에서 240리터까지 다양한 용량의 제품이 있다. 압력과 용량에 따라 활어차용, 용접용, 레이저용, 실험장비용 등으로 여러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 가운데 용접용으로 사용되는 중압이 가장 많이 보급됐으며 레이저에는 고압 및 초고압이 쓰인다. 이와 달리 저압은 중압이나 고압 및 초고압보다 구조가 단순해 만들기는 쉬우나 실험용으로 매우 미미한 수량이 판매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고 한다.

지난해 가스안전공사가 집계한 초저온용기 검사실적을 보면 국내 2734개, 수입 2982개 등 총 5716개로 나타났다. 국내 메이커 1개사와 수입 판매업체 2개사가 하나의 시장에서 반반씩 점유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초저온용기의 연도별 검사실적을 보면 2009년 3995개, 2010년 4714개, 2011년 5329개, 2012년 5716개로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표 참조>


아울러 초저온용기 재검사실적도 보면 2009년 1만2289개, 2010년 5116개, 2011년 5634개, 2012년 5771개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009년 재검사실적이 유독 많은 것은 본보의 초저온용기 관리실태 부실이라는 제하의 보도에 따라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초저온용기와 관련해 용도에 맞는 가스만 충전할 수 있도록 재검사 시 각인을 의무화하면서 재검사가 일시에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산업용가스업계 일각에서는 아직도 초저온용기의 취급부주의와 관련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매우 복잡하고 민감한 구조로 이뤄진 초저온용기는 리프트, 카트 등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장비를 이용해 소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산업용가스업계의 한 관계자는 “초저온용기 검사실적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처럼 향후 이 시장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저장탱크의 보급으로 인해 그 증가율은 둔화되지 않겠느냐”고 하는 등 다소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초저온용기는 액체가스를 어디든지 이동시켜 사용할 수 있는 큰 장점을 지녔기 때문에 앞으로도 초저온용기의 영역은 뚜렷하게 유지 및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는 예측도 적지 않다. 또 향후 차량용 LNG용기와 관련한 시장 등 연관산업의 성장과 함께 초저온용기 제조 및 수입업체들의 성장도 기대해 볼만하다는 것이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희망을 담은 전망이다.

▲ 한비 정문에서 바라본 옥천공장

국내 최초로 초저온용기(LGC)를 국산화하면서 고속성장을 구가해 온 (주)한비(대표 천성흔)는 2010년 충북 옥천공장으로 이전하면서 꾸준한 공정개선을 통해 품질이 크게 향상돼 국내 산업용가스사업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회사 천성흔 사장은 “옥천공장에는 연간 LGC 5000대, 차량용 LNG용기 3000대 등 총 8000개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췄다”며 “옥천으로 이전해 오면서 기존 설비와 함께 제조설비를 두 배로 증강시켜 생산성이 크게 향상, 수입 제품에 비해 원가절감효과가 커 가격경쟁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세계 속의 일류기술, 일등제품’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한비는 LNG용기사업부문의 별도회사인 한비크라이오를 두고 있다. 이로써 울산시 울주군 웅촌면 소재의 기존 공장은 초저온용기와 차량용 LNG용기의 A/S 및 수리작업을 위해 운용하며 모든 제품의 생산은 옥천공장에서 이뤄진다.

특히 한비는 지난해 하반기 초저온용기 재검기관으로 (주)한비가스기술을 별도 법인으로 설립해 활발하게 사업을 벌이고 있다. 충전기한이 도래해 재검사를 해야 할 초저온용기 가운데 진공을 유지하지 못한 용기의 경우 한비가스기술에 맡기면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한비가스기술의 한 영업담당자는 “초저온용기에 충격이 가해지거나 오래도록 사용하다 보면 진공이 깨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용기를 수리하려면 제조설비까지 갖추고 있는 우리 옥천공장에 맡기는 것이 효율적”이라면서 “특히 충전기한이 도래해 재검사를 받아야 하는 용기는 한비가스기술이 최적의 조건으로 처리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충북 음성군에 자리잡은 초저온용기 수리공장.

한국초저온용기(주)(대표 이희란)가 공급하고 있는 초저온용기(LGC)는 미국에 본사를 둔 테일러 와튼(Taylor-Whaton)사가 제조한 제품이다. 테일러 와튼은 250여년의 전통을 가진 초저온분야의 전문회사이며 전세계 50개국에 7개 공장과 200여개 대리점을 두고 있다.

물론 한국초저온용기가 들여오는 제품은 말레이시아산이다.

한국초저온용기의 한 관계자는 “테일러 와튼의 XL시리즈는 전세계 111개국에서 사용할 정도로 국제적으로 성능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다”면서 “진공관련 기술은 초기 진공도가 5년 혹은 그 이상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며 이러한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고자 독일에 40여명의 박사급 연구원들이 근무하는 초저온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테일러 와튼의 진공유지기술력은 세계 최고임을 자부하며 탁월한 기술력으로 제작되는 XL시리즈는 타사에 비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면서 “최고의 기술력과 초저온에 최적화된 세계적 기업의 부품들을 사용하면서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초저온용기는 고품질의 제품 공급을 전제로 단순한 판매가 아닌 책임지는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제품 구매 시 직접 구매는 물론 렌탈 또는 리스 프로그램 등 고객의 성향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며 판매한 제품의 A/S는 수리전문업체인 한국초저온용기 음성공장과 협력하고 있다.

한국초저온용기 음성공장(대표 이상곤)은 테일러 와튼으로부터 LGC수리에 관한 교육을 받았으며 여기서 내·외조 및 클리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한국초저온용기의 대리점으로는 (주)천해고압용기가 있으며 부산 및 경기도 이천에 본사 및 영업소를 두고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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