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 기술확보로 가스보일러 부품 국산화율 큰 폭 증가

가스보일러 첨단화에 따른 부품업계 체질개선 병행 필수적

 

 

▲ 최근 국내 보일러 부품시장은 업체 기술력 확보로 국산화율이 크게 올라 해외시장으로도 진출하고 있다. (사진은 가스보일러 내부)

 

발전과 국산화 과정

국내에 가정용 가스보일러가 보급되기 시작한지 30년이 지나면서 기술력과 품질, 공급물량은 보급 초창기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가스보일러 생산 및 국내외 보급은 150만대에 이르고 내수만 130만대를 웃돌고 있다. 이에 따라 가스보일러 완제품의 구성요소라 할 수 있는 부품 및 부속자재 산업의 규모 역시 큰 폭으로 동반성장 하면서 시장 내 수입 의존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고, 국산제조품의 기술수준과 제품경쟁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최근 국내 부품제조사들의 해외진출도 이뤄지고 있다.

기술, 제조인프라가 부족했던 가스보일러 보급 초기에는 유럽이나 일본 등 기술선진국의 수입제품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보일러부품 또한 외국제조사의 시장장악력이 단연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보일러 국산화에 따라 부품도 차츰 국내제조가 많아지면서 가스밸브, 펌프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들은 국산으로 대체됐다.

보일러 핵심 부품인 열교환기의 경우 1988년부터 국산화가 이뤄지기 시작해 나노켐, 경동에버런 등 대형 부품제조사를 중심으로 100% 국산화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난방, 온수 기능에 따라 난방 열교환기, 온수 열교환기 등 두 가지 유형으로 제작되고 있으며 재질은 동(銅)과 스테인리스로 구분되는데 최근 내구성 강화를 위해 스테인리스 열교환기를 적용시키고 있는 추세다.

또 하나의 주요부품인 가스버너 역시 국내업체들의 기술성장으로 국산화가 이뤄진 품목이다. 염공 일자형 분젠버너를 위주로 보급되고 있지만 일부 보일러사는 연소효율 증대를 위해 하향 연소식 가스버너를 채택하고 있다. 하향 연소식 가스버너는 표면연소부, 열 감지봉, 공기 확산판 등으로 구성됐다.

가스밸브는 On·Off형, Hi·Low형, 비례제어형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보급되고 있다. 특히 거버너에 공급되는 전류값에 따라 가스량을 비례적으로 조절하여 물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비례제어밸브를 주축으로 일본, 유럽, 미국의 유명 밸브제조사 제품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린나이코리아 등 주요 보일러제조사의 계열사 및 자회사에서는 가스밸브 국산화 성공으로 해외업체와 경쟁 중이다.

이 밖에 풍압스위치, 압력스위치, 급기팬, 화염감지센서, 컨트롤러 등 기타 부품과 가스보일러용 급·배기연도나 가스호스 등 부속자재 시장도 순수 국내기술의 고품질 제품들이 장악하고 있다.

 

▲ 가스보일러 부속자재(왼쪽은 가스보일러 급배기연도, 오른쪽은 금속 플렉시블 호스)

시장흐름

가스보일러산업은 조립을 근간으로 하는 산업분야로, 대부분의 보일러사는 계열사나 협력업체에 발주한 부품을 조립하고 검사과정을 거쳐 시판에 나서고 있다. 가스보일러용 급배기연도나 가스용 금속플렉시블호스와 같은 부속자재 역시 보일러 외부에 직접 체결되는 하드웨어인 만큼 보일러와 시장연계가 필수적이다.

최근 가스보일러 시장의 흐름은 기기효율과 안전성 확보는 물론이고 환경문제를 최소화하고 IT기술과 접목을 시도한 전략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또한 해외시장을 노린 수출지향 제품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어 보일러 부품의 국제규격 부합화, 첨단화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가스보일러의 패턴이 안전성 확보와 최첨단 패러다임에 초점을 둔 콘덴싱 타입으로 빠르게 바뀌는 추세에서 보일러 부품업계도 신속한 체질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수출국 국제규격에 부합한 부품 설계·제조 변경을 비롯해 원격제어 시스템 도입에 따른 IT계열 부품업체의 시장참여도 이뤄지고 있다.

보일러 급배기연도와 가스호스 등 부속자재 제조업계는 안전성 제고를 위한 품질확보가 관건이다.

가스보일러 연도는 제조 시 스테인리스가 사용되는데 세부 재질기준이 없어 값싼 개량 스테인리스 연도(STS400계열)을 채택하는 제조사가 많아지면서 품질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내식성이 보장된 고강도 스테인리스 연도(STS300계열)로 제조규격을 표준화하는 등 해결책 제시로 안정된 품질을 확보하는 것이 선결과제로 남아있다.

연소기용 가스호스의 경우 가스안전공사가 지난 2011년 안전상의 문제로 고무패킹 방식의 플렉시블호스를 메탈방식의 신규 호스로 대체하도록 규정하면서 시장에 큰 변화가 일었다.

아울러 최근에는 가스안전공사 주최로 가스보일러 오인연결 사전예방을 위해 가스호스의 양연결구를 숫나사로 변경하는 안전관리 대책이 마련되면서 관련규정 개정에 따라 내년 1월부터 가스호스 제조업체들은 대대적인 신제품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 가스보일러 핵심부품(왼쪽부터 순환펌프, 열교환기, 감압밸브, 컨트롤러)

 

업계의 해결과제

가스보일러 부품업계가 이처럼 품질과 기술면에서 빠른 진화를 거듭해왔지만, 여전히 생산과 수요의 불균형이나 내수정체에 따른 각종 비용절감과 가격경쟁에 기인한 품질저하나 기술개발 부진의 위험부담은 안고 있다.

무엇보다 업계에서는 부품공용화를 통한 국산제품의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과제로 꼽고 있다. 상당수의 부품이 국산화돼 시장에 정착됐지만 여전히 일부 수입의존도가 높은 부품시장에서는 국산 제품이 고품질의 외산 제품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가스기기 산업분야의 자본재표준화 과제를 선정하여 부품공용화를 추진한 바 있지만, 현실적으로 대량생산·공급 인프라 확보가 어렵고 안전성이 요구되는 일부 부품은 수입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절대적이다 보니 가시적 성과 없이 무산되었다.

특히 가스밸브, 펌프 등 핵심부품의 수입율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해외 유명 제조업체들은 이미 국내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제조사의 시장 진입장벽도 높을뿐더러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업계의 견해가 지배적이다.

또한 보일러제조사만 해도 급탕 및 연소방식, 내부구조 등이 각 제조사 제품마다 다르기 때문에 부품 공용화는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다.

가스보일러 부품 제조업계 관계자는 “부품 제조업계에서 공용화는 필요하지만 어떤 부품을 어디서 개발해야 하고 생산체계는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현안을 면밀히 분석하고 수행할 주체가 없다”며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소형 부품부터 단계적으로 공용화 작업을 거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국내 부품 제조업체의 기술 축적과 대외경쟁력 제고로 해외 역수출까지 활성화시키려면 정부가 적극 개입하여 표준화대상 선정을 통한 단계적인 부품 공용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 나노켐도 무인 자동화 설비 및 SMT(표면실장기술)설비에 20억원을 투자하는 등 설비투자 확대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사진은 나노켐의 무인 자동화 설비).

귀뚜라미그룹(회장 최진민)은 최상의 가스보일러 품질 확보를 위해서 보일러 부품 전문기업 육성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1991년 보일러제조사로는 최초로 보일러에 소요되는 주요 부품의 일괄생산 체제를 확립하기 위하여 귀뚜라미정밀공업을 설립하고 보일러 주요부품 일체를 자체 생산하기 시작했다.

귀뚜라미정밀공업은 2007년 사명을 ㈜나노켐(대표 김미혜)으로 변경, 보일러 부품개발 전문성과 축적된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부품전문 기업으로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귀뚜라미의 전통 주력 사업인 가스보일러의 부품제조 사업을 도맡아 귀뚜라미 보일러 전 제품의 품질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나노켐은 보일러 부품 외에도 초정밀 전자 및 정밀기기도 개발,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귀뚜라미그룹의 사업영역 확장 기조에 발맞춰 냉방 및 공조산업 기기의 부품제조 사업에도 참여하면서 세계 초우량 냉난방, 공조 부품전문 기업 도약을 목표로 기술역량을 키우고 있다.

주요 생산품목은 냉난방 기기 핵심 부품인 전자제어 컨트롤러, 룸 컨트롤러, 펌프, 모터, 각방제어 시스템, 송·배풍기, 지진감지기, 점화트랜스 등이다. 공장 부품생산 능력은 연간 가스보일러 60만대, 소형트랜스 180만개, 전자컨트롤 200만개, 정밀모터 300만개다.

독자적 상품 개발을 통한 기업 자생력 강화의 일환으로 2002년부터 귀뚜라미 각방제어 시스템 및 CO가스감지기, 온수순환용 펌프 등을 개발하여 건설회사 등 각종 유통채널을 통해 공급하고 있으며, 보일러 순환펌프 기술을 바탕으로 가전용 순환펌프를 개발하여 가전 부품 분야에도 진출하고 있다.

나노켐은 급변하는 시장 및 기술의 변화,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하여 연구개발 인력확충 및 R&D(연구개발) 관련 투자를 늘려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다. 2008년 4월에는 디지털 가스밸브를 론칭하며 가스부품 토털 브랜드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2011년부터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과 생산정보관리(POP) 시스템을 구축하여 생산현장의 실시간 정보관리와 원가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 경동에버런은 주력 생산제품인 스테인리스 스틸 열교환기를 앞세워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사진은 경동에버런 본사 공장에서 스테인리스 잠열열교환기를 생산하고 있는 모습)

경동에버런(대표 최재범)은 고효율·친환경 보일러의 핵심부품인 콘덴싱 스테인리스 스틸 열교환기, 프리믹스 버너 등을 개발, 보급하는 보일러 부품 제조기업이다.

1987년 설립 이래 열교환기, 버너, 순환펌프, 송풍기 등 보일러 핵심부품 제조분야에서 순수 국내기술로 지난해 매출 830억원, 영업이익 52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최고의 실적을 이어가고 있으며, 관계사 경동나비엔과 함께 보일러 산업발전에 기여해왔다.

경동에버런은 1992년 충북 충주시에 공장을 설립하고 보일러 부품인 열교환기, 버너, 순환펌프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보일러 기술의 진원지인 유럽 시장을 비롯해 해외 각국에 보일러 부품을 수출해 국내 보일러 기술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고 있다.

주요 생산품목인 스테인리스 스틸 열교환기는 경동에버런의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으로 경동에버런 해외수출의 핵심 동력원이기도 하다.

1998년 상용화에 성공한 경동에버런의 스테인리스 스틸 열교환기는 개발비용이 비싸고 선진 기술력이 요구되는 ‘스테인리스 브레이징 용접기술’로 개발됐다. 동(銅)열교환기 보다 내식성 및 내침식성이 우수한 스테인리스 스틸을 현열 열교환기와 잠열 열교환기에 모두 적용해 반영구적인 열교환기 수명을 자랑한다. 또한 내구성이 탁월해 동열교환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침식, 부식현상이 없어 장기간 사용에도 열효율의 저하 없이 한결 같은 성능을 발휘한다.

생산시스템에 있어서는 전산화와 자동화 공정을 갖춘 체계적인 제조시스템을 구비, 노동집약적 생산방식에서 탈피해 생산효율성과 품질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자원관리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제고한 사후관리 프로그램을 구축하여 원가경쟁력 및 제품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동에버런은 생활환경 및 에너지기기 부품 전문기업으로서 기술개발과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 기술인력 보유와 R&D분야에 대한 지속적 투자로 콘덴싱보일러를 개발한 것에 이어 1999년 국내 최초로 환경부로부터 친환경마크 인증을 획득하는 쾌거도 연이어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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