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산업은 부식의 중요성 인지해 많은 발전 이룩
올해 11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19회 ICC 큰 관심

우리나라는 중요한 에너지원 중 하나인 천연가스를 LNG(Liquified Natural Gas) 형태로 전량 외국으로부터 수입하여 기화과정을 거쳐 국내 각 수용가에 공급한다. 수용가의 가스공급은 아시다시피 지하 매설배관을 이용한다. 그런데 배관이 매설된 땅속은 배관의 부식을 유발하기에 충분한 환경이므로 코팅과 전기방식을 이용하여 부식을 방지하고 있다.  아울러 정기적인 검사와 보수 등을 통해 매설배관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같이 가스산업에서 부식은 배관의 건전성을 확보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한국가스공사는 국내 최고는 물론이고 세계 수준의 부식방지를 위한 기술을 확보하여 적용하고 있다. 

국내 가스산업에서 한국가스공사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선진 기술을 적용하며 국내 가스산업을 선도하고 있지만 특히 부식 분야는 눈에 띈다. 가스배관에서 부식은 매우 중요한데, 만일 부식에 의해 천연가스의 누출이 발생한다면, 폭발과 함께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사고 방지를 위해 한국가스공사에서는 배관의 건전성 확보에 필요한 방식 및 진단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 적용하였고, 관련 기술을 국내에 전파하여 국내 기술 수준 발전에 이바지해 왔다.

 

▲ 한국가스공사의 주배관에서 방식작업을 수해하는 모습.


원덕수 공학박사(한국가스공사 연구개발원 설비기술 연구센터)
부식은 선진국 진입 필수기술

부식은 산업화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왜냐하면 우리가 산업에서 사용하는 모든 재료는 대부분 부식 환경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부식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부식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가 있는데,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부식이 잘 진행되지 않는 귀금속을 사용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귀금속은 금인데 금은 지구 환경에서 매우 안정하여 부식이 거의 진행되지 않는다.

따라서 철이나 다른 금속 대신에 금과 같은 귀금속을 사용한다면 부식은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귀금속은 값이 비싸고 강도와 경도의 문제, 부존자원의 한정, 등 실제 적용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현실적으로 적용에는 어려움이 있다.

대부분의 산업은 비용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즉 최소 비용을 투자하여 최대 효과를 얻고자 한다.

그러나 산업화 초기에는 이러한 개념이 확실하지 않아서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예를 들어 가정해 보면, 만일 단순히 비용 절감을 위해 배관의 부식 방지를 위해 고품질 코팅 배관이 아닌 저급 코팅 배관을 사용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저급 코팅 배관은 부식 문제로 장기간 사용되지 못하고 설계 수명 혹은 기대 수명 이전에 코팅 손상이 시작될 것이다. 

이 경우 유지 관리를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어 전체적으로 판단할 경우에는 오히려 비용이 더 소요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게다가 유지 관리를 소홀히 하여 사고까지 발생할 경우,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어처구니없는 경우도 겪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일들은 산업 후진국에서 아직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를 이미 겪어 잘 알기 때문에, 비록 초기 투자비용이 더 소요되더라도 부식 방지 및 제어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유지 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비용을 우리는 부식비용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부식 방지를 위해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말다. 부식비용은 계산하는 방법에 따라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선진국에서는 전체 산업비용의 약 3~5 %가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즉 전체 비용 중 3~5 %를 부식 방지를 위해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렇지 않을 경우 더 많은 비용을 대가의 형식으로 치를 수 있다는 것을 선진 국가들은 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가스산업의 경우 안전상의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부식에 대한 중요성을 초기부터 인지하고 적절한 투자와 함께 부식 및 방식과 관련된 기술을 연구 개발하여 발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아직도 부식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사후에 대가를 치르는 후진국형 부식 방식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 다른 산업분야에서 종종 보고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부식 방지는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 필수적인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예를 들어 자동차의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고 디자인이 좋더라도 도장 불량으로 부식이 발생하거나, 부품의 부식으로 인해 내구성이 낮을 경우 그 자동차는 결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사례는 조선, 가전, 발전 등 전 산업 분야에 공통되는 문제로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학회 중심으로 기술선진화 노력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40여 년 전에 설립된 (사)한국부식방식학회에서는 학술대회와 함께 산업분야별 심포지엄을 연간 2회씩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부식 및 방식 강습회와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국내 산업계의 방식 기술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APCCC(Asia Pacific Corrosion Control Conference), ICEC(International Corrosion Engineering Conference) 그리고 APGalva(Asia Pacific Galvanizing Conference)와 같은 국제학술대회를 국내에 개최하여 국내 방식 관련 기술 선진화에 노력하여 왔다.

특히 (사)한국부식방식학회는 부식관련 학술대회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었고 권위가 있는 세계부식학회(ICC-International Corrosion Congress) 대회 유치에 성공하였다. 세계부식학회, ICC는 1961년 영국에서 처음 대회가 개최되어 3년 마다 대륙별로 개최되는 부식분야 올림픽이라 할 수 있다. 대회의 유치를 위해서는 각 국마다 1~2인이 배정된 세계부식학회, ICC 위원들을 상대로 득표 활동을 벌여 투표에 의해 과반수 이상 획득하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2011년 호주 Perth에서 개최된 제 18회 대회 유치전에 처음 참가하여, 경쟁국인 인도와 브라질을 차례로 물리치고 2014년 제 19회 대회 유치에 성공하였다. 19회 ICC는 2014년 11월 2일(일)~6일(목) 기간 동안 제주국제컨벤션센터(제주ICC)에서 진행될 예정이다(www.19thicc.com 참조).


적극적인 참여와 후원 필요

세계부식학회는 산업체에서 문제가 되는 모든 부식 문제를 세션별로 다루는데, 박물관의 유물 부식 방지에서부터 스테인리스강, 원자력 재료, 전자 재료 등 첨단산업분야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부식 문제를 27개 세션에서 다룬다.

세계부식학회는 전 세계 학계, 연구 및 산업계 종사자들이 연구한 최신의 내용을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전통 있는 부식분야 학술대회이다. 따라서 각 세션에서 참가하게 되면, 해당 분야의 최신 중요 관심사와 함께 세계적인 기술 흐름에 대한 정보 획득이 가능하다.

대회 기간 중에는 학술대회와 함께 전시회도 열린다. 전시회에는 부식관련 세계적인 업체들은 물론이고 세계시장에서 선도적인 이미지 구축이 필요한 업체들의 참가가 예상된다.

세계부식학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 나라의 부식 및 방식분야를 대표하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들이다. 대회 유치전에서도 느낀 바지만, 우리나라를 경제발전의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많은 나라 사람들은 대한민국 제주에서 개최되는 19차 세계부식학회를 큰 관심을 갖고 기대하고 있다.

세계 시장 개척을 시도하고 있는 우리 기업의 입장에서도 학술대회와 함께 진행되는 전시회를 활용하여, 우리나라 제품과 회사 소개와 함께 기술 수준을 홍보에 적절하게 활용할 경우 매우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시장 개척에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나라 부식 및 방식 분야 학교 및 연구소 그리고 기업체의 적극적인 참여와 후원이 반드시 요구된다. 부식에 대한 이해와 고품질 방식 기술 없이는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우리나라 산업 규모와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세계부식학회의 국내 개최는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19차 세계부식학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다면, 우리 나라 산업과 기술의 발전과 아울러 세계적인 흐름을 선도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나라가 올림픽과 월드컵 유치를 통해 체육뿐만 아니라 방송, 산업 등에서 많은 부가 가치를 창출하였듯이 부식 분야 올림픽인 세계부식학회 개최를 통해 우리 나라 산업은 선진국 진입에 필수 기술인 부식 방식 분야에서 한 단계 성숙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학술 및 연구, 기술자들의 대대적인 연구 성과 발표와 함께 국내 굴지 기업의 후원과 참가가 반드시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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