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매직·린나이 점유시장에 삼성·LG전자 도전장

감소세 반전 위해 소비자 요구 부응 신제품 개발해야


최근 우리나라의 요리문화가 제빵이나 구이요리의 비중이 많은 서구식으로 전환됨에 따라 신혼부부 세대를 중심으로 가스오븐레인지의 보급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주거문화 역시 아파트를 비롯한 오피스텔, 주상복합 건물 등이 ‘빌트인(Built-in)’ 방식으로 대거 변모하면서 빌트인 설비의 핵심 아이템인 가스오븐레인지 시장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전 세계 가스오븐레인지 시장은 연간 약 2000만대 규모로, 주요 국가별 보급률은 독일(80%), 미국(77%), 영국 (61%) 순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23%의 보급률에 그치고 있다. 업계는 서구 선진국의 보급률을 따져봤을 때 국내 가스오븐레인지 시장은 5년 이내에 적어도 1.5배 이상 그 규모가 커질 여력이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확대 여건 조성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도 이처럼 시장 전망을 낙관하고 있지만, 실제로 분석된 시장 데이터 현황에 따르면 시장규모는 최근 들어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2005년 가스오븐레인지 보급이 26만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광파오븐레인지와 같은 전기제품의 수요 증가와 다기능 가스레인지 등 대체품목 증가로 시장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국내 가스오븐레인지 전체 시장규모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연 평균 25만대(약 1500억 원)로 유지하다  2009년 13만1천대, 2010년 9만3천대, 2011년 7만9천대, 2012년 6만6천대 순으로 감소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6만대로 약 350억 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중 60%는 건설시장을 통한 빌트인 제품으로 소비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동양매직, 린나이코리아를 비롯해 LG전자, 삼성전자 등 4개사가 가스오븐레인지 시장에 참여 중이며, B2B(기업 대 기업)를 제외한 일반시장에서는 실질적으로 동양매직과 린나이코리아가 시장 점유율을 양분하고 있다.

동양매직, 린나이코리아 양사의 시장점유율에 대한 자체분석으로는 동양매직과 린나이코리아가 각각 35%에 육박하는 등 가스오븐레인지 전체 수요의 7할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매직과 린나이코리아가 B2C(기업 대 소비자)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건설사에 납품하는 빌트인 물량을 토대로 특판(B2B) 시장 점유를 늘리고 있어 국내 가스오븐레인지 시장은 4강 구도로 굳어진 모양세다.

가스오븐레인지 분야에서도 2000년대 초반부터 기업간 OEM(주문자 상표부착방식) 공급관계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이 자체 생산능력을 보유하면서 시장 경쟁구도의 윤곽은 더욱 뚜렷해졌다는 것이 업계 해석이다.  

가스오븐레인지는 도입 초기 100만원 이상의 고가제품이 주류였다. 지금은 제조사들의 지속적인 R&D와 원가절감 노력에 힘입어 40만원대의 중저가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부품 국산화율도 98% 이상을 기록하며 국내 요리문화에 맞는 제품을 특화 생산할 수 있는 기업역량도 갖췄다.  

이 같은 시장 변화와 기술 발전을 반영해 기본요리 기능 외에 은나노, 참숯, 황토 등 웰빙 기능들과 불꽃이 노출되지 않는 레디안트 버너, 서랍식 그릴 등 신기술이 결합된 제품들이 시장에 속속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가격도 40만원부터 200만원까지 다양해졌다.

제품 안전성 측면에서도 2011년부터 시행된 가스오븐레인지 유리상판(강화유리) 기준 강화와 올해 과열방지장치 설치 의무화(1월부터 대형화구 적용, 4월부터 전 화구 적용)에 따라 제조사들은 안전성이 극대화된 신제품 개발로 시장적응에 주력하고 있다.      

시장규모 확대 가능성을 점쳤던 업계의 예측과는 달리 현재 가스오븐레인지 시장은 전기제품 등 경쟁기종이나 대체상품의 수요증가로 난항을 겪고 있다. 게다가 국내 고급형 빌트인 시장을 노린 해외 유수기업의 국내진출도 이어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 등 국내 기업들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로 국내 가스오븐레인지 보급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 동양매직, 린나이코리아는 제품개발 및 영업강화로 기존의 입지를 더욱 굳히는데 주력하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의 행보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LG전자나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비주류 사업이었던 주방가전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사업부를 대폭 개편하고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하는 등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가스오븐레인지 시장의 판도변화가 예측되고 있다.

이는 가스오븐레인지 품목은 빌트인 물량을 중심으로 한 B2B시장과 수출에만 전념해왔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새로운 사업역량을 마련하기 위해 B2C시장도 함께 공략하는 ‘전방위 전략’에 사실상 착수한 것이다.     

이처럼 시장예측이 어려워진 현 시점에서 굵직한 체질변화로 B2B, B2C시장에 대한 전방위적 공략을 시도하고 있는 LG전자, 삼성전자 양대 기업의 가스오븐레인지 사업현황을 짚어본다. 
 

 

▲ 미국 2개 소비자 잡지로부터 호평 받으며 해외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LG전자의 ‘더블 가스오븐레인지(모델명 LDG3017ST)’

지난 2004년 국내에서 자체 오븐레인지를 처음으로 출시한 LG전자는 현재 가스오븐레인지 사업을 크게 국내 빌트인 가전시장과 해외수출 시장으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다.

 

특히 빌트인 가전시장에서 LG전자는 가스오븐레인지 G-B151SN(도시가스용), G-B151SP(LPG용)등 2개 가스오븐레인지 모델을 주력으로 보급하고 있다. 주로 아파트를 비롯한 오피스텔, 주상복합 건물 등 신축건물에 대량으로 납품하고 있으며 55L급 용량으로 가격은 70만원부터 90만원 선이다. 

이 제품은 ‘실드탑 버너’를 채용, 버너와 상판의 틈새 밀봉으로 요리 중 국물이 흘러 넘쳐도 제품 내부로 유입될 우려가 없어 부식에 따른 제품수명 단축의 우려가 없고 청소가 용이하다. 또 오븐 알림 타이머 기능으로 요리 매뉴얼에 안내된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조리시간 종료를 알려줌으로써 편의성도 높였다.

가스차단소화안전장치를 채택, 바람이 불거나 음식물이 넘쳐 불이 꺼졌을 경우 가스를 자동으로 차단하여 안전성도 기했다.  

LG전자는 또 다른 주력사업으로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미국, 프랑스 등 북미와 유럽을 대상으로 특화 제작한 ‘싱글 가스오븐레인지(모델명: LRG3097ST 등)’와 더불어 ‘더블 가스오븐레인지’를 수출하고 있다. LDG3017ST, LDG3037ST 등 2개 모델이 주요 수출제품이다.

해외 현지 언론에서도 수 차례 호평을 받은 ‘LG 더블 가스오븐레인지’는 미국 유명 소비자 잡지 ‘컨슈머 리포트’와 ‘굿 하우스키핑’가 실시한 자체 평가에서 최고의 평점을 얻은 바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 부문 내 오븐과 가스레인지, 정수기 등을 담당했던 쿠킹앤클리닝(C&C)사업부를 없앤 대신 키친패키지 사업담당을 신설, 기존 C&C사업부가 맡았던 제품 중 주방가전과 빌트인가전 사업을 이 조직에 이관하기로 했다. 이로써 LG전자의 HA사업부는 기존 체제에서 세탁기 사업담당, 냉장고 사업담당, 키친패키지 사업담당 등 3개 사업담당으로 세분화됐다.

대기업이 주방가전 사업을 위해 내부 조직을 대폭 재편한 것은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로, 이는 LG전자가 가스레인지, 가스오븐레인지 등 주방가전사업에 더욱 힘을 실으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키친패키지 사업부 신설로 빌트인 시장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B2C시장 재진입에 대한 구체적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의 북미향 수출 주력 가스오븐레인지 제품(모델명 FX710BGS)은 가격대비 탁월한 성능으로 현지 시장반응이 좋다.

1991년 가스오븐레인지 기술 국산화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국내 식생활 패턴에 맞춘 가스오븐레인지로 획기적인 수입대체 효과를 거둬왔다.

 

최근 국내 가전기업을 중심으로 전체 가전시장 중 매출비중이 20%를 상회하는 빌트인 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삼성전자 역시 B2B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B2B 인터넷 사이트를 별도로 운영하여 일반 소비자시장에 대한 영업도 강화하고 있다.

빌트인 전용 가스오븐레인지(모델명: HBO-M601 등) 4개 모델을 현재 시판 중으로,  삼성 빌트인 가스오븐레인지는 후면배기 설계로 열기로 인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여 안전성을 대폭 높였고 ‘연속점화 방식’으로 점화시간을 대폭 줄인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탄탄한 브랜드 인지도와 자금력을 기반으로 현재 미국, 캐나다 등 북미시장에서 총 8개의 가스오븐레인지 제품(모델명: FX710BGS 등)을 안정적으로 수출하고 있다.   

북미 전체 가전 수출물량의 33%가 가스오븐레인지일 정도로 비중이 높은데다 현지 시장반응이 좋아 매출 기준으로 올해는 납품물량을 기존의 32%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의 가스오븐레인지 수출 주력모델인 FX710BGS는 미국 유력 언론인 USA투데이의 평가기관인 리뷰드닷컴이 실시한 자체조사에서 현지 5개 판매 제품 가운데 ‘Best Gas Oven’ 부문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해외시장에서 가스오븐레인지 제품의 인지도와 매출이 오르면서 지난해에는 가전사업 부문의 내수·수출 동반성장을 위한 장기 로드맵도 마련됐다.   

지난해 6월 삼성전자는 미국 뉴욕에서 가스오븐레인지, 냉장고 등 주방가전 중심의 ‘클럽드쉐프’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신제품 라인업과 사업 규모를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을 설정했다.  

미국 뉴욕 삼성하우스에서 생활가전 부문 글로벌 1위를 달성하기 위한 주방가전 프리미엄 공략 청사진을 발표하고 세계적인 요리전문가 5명과 함께 ‘클럽드쉐프’ 프로젝트에 착수하면서 가전사업 확대 계획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장은 가스오븐레인지 제품에 대한 사업확대 계획이 구체화된 바 없으나 가전사업 확대 장기 로드맵에 따라 가스오븐레인지 라인업 다양화나 신제품 개발도 결국 실행되지 않겠냐”며 “현지 기술 트렌드에 부합하는 프리미엄 가스오븐레인지 브랜드로서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 최상위의 입지를 다져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