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100고지에 위치한 치악산 상원사. 요즘 같은 겨울이면 항상 눈으로 덮여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여행객으로부터 인기가 좋다.

성남리 방향의 하얀 눈길 걷는 재미 ‘쏠쏠’
대웅전 동남쪽으로 끝없는 산 너울 펼쳐져


승용차로 편안하게 갈 수 있는 곳은 매력이 없다. 어차피 자연을 찾아 나설 거라면 직접 내 발로 걸어야 온전하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여행 애호가들이 추운 겨울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심을 떠나는 이유는 아마도 더 깊은 자연 속으로 빠져 들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꽃 피고 새우는 봄이나, 시원한 나무 그늘이 있는 여름에는 어느 곳이든 사람들로 넘쳐난다. 하지만 눈보라가 지나간 하얀 눈길에는 오롯이 자연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이처럼 눈부신 은빛세상은 스스로 걷는 자에게만 그 고요한 공간을 내어 준다.

이달의 주말코너는 강원도 치악산의 천년고찰 상원사를 소개한다.

은혜를 갚은 꿩의 전설이 깃든 사찰로 더 잘 알려진 상원사는 치악산 남쪽 남대봉(1181m) 바로 아래 해발 1100m의 높은 곳에 위치한 사찰이다.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지었다는 설과 경순왕의 왕사였던 무착대사가 지었다는 설이 있다. 이 같은 꿩의 보은설화에 따라 꿩 치(雉) 자를 써서 치악산(雉岳山)이 됐다고 한다.

상원사 대웅전은 고려 말 나옹스님에 의해 새롭게 지어졌으나 한국전쟁 당시 소실된 것을 1968년에 다시 지은 후에 1988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여 중창했다고 한다. 높은 곳에 조성된 사찰답게 자연지형에 맞게 배치됐으며 비교적 낮은 기단 위에 조성됐고 정면 3칸, 측면 3칸의 규모로 다포계 양식의 겹처마, 팔작지붕형태의 건물로 이뤄져 있다. 대웅전 앞에는 도선국사가 조성했다고 전하는 삼층석탑 2기가 있고 심우당, 심검당, 범종각, 요사채 등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이곳 상원사에 올라서면 동남쪽으로 산 너울이 끝없이 펼쳐져 있어 오는 이로 하여금 가슴까지 맑게 씻어준다.

이러한 까닭에 이곳에서 해돋이를 보려는 등반가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새벽녘 보랏빛 여명을 뚫고 솟아오르는 해돋이까지 볼 수 있다면 여행의 보람을 한껏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원사로 가는 길은 결코 녹록치가 않다. 원주시 신림면 성남리에서 오르면 비교적 길이 잘 정돈돼 있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으나 요즘같은 눈길이라면 등산화와 아이젠을 필히 착용해야 한다.

성남리에는 식당이나 팬션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고즈넉한 이곳에서 하루 묵어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