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안전공사 가스안전연구원 권정락 원장

세계 최초 위상배열초음파검사기술 개발…ISO등록 눈앞
국내 석유화학시설에 적합한 맞춤형 안전진단 연구 추진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는 기존에 수행되던 진단기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하기위해 첨단기술을 접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내의 석유화학 진단기술 향상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기존 선진국의 진단기술은 국내 환경에 적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 이에 한국가스안전공사 가스안전연구원에서는 선진국의 진단기술을 국내 실정에 맞도록 관련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가스안전연구원에서 수행 중인 연구과제와 기대효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대형 석유화학시설에서의 진단기술
대형 석유화학시설의 설비 및 구조물들은 사용기간이 증대됨에 따라 노후화 되어 가고 있으며, 이러한 시설물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압력용기 및 배관등에 대한 신뢰성 확보를 위하여 비파괴 진단기술(NDT : Non-Destructive Testing)을 적용하고 있다.

비파괴진단 기술은 설비나 구조물의 운영상태를 유지하면서 설비내에 발생하는 결함을 탐지 하는 진단기술로서, 석유화학 산업뿐만이 아니라, 원자력산업, 에너지산업, 바이오산업, 독성가스 산업 등 그 관련분야는 매우 넓으며, 현재에도 관련요구에 따른 첨단기술들이 국내·외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 국내외 석유화학시설에서 시행되는 진단기술로는 그림 1과 같이 적용대상에 따라 공정·시스템 분야, 장치류 진단분야, 배관 진단분야, 수명평가 분야로 구분된다.

<그림1>석유화학 대상범위별 진단기술 및 장치진단기술의 범위

 
 

한국의 석유화학공장에서 대규모 증설 및 노후화에 따라 잇단 사고들이 1990년대 초에 발생함에 따라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중간검사와 안전진단 제도가 도입되었다. 기존의 단순검사만으로는 다양하고 복잡화 되어지는 석유화학시설의 안전을 유지 할 수 없다고 판단되어 SMS(safety management system)제도와 수시검사제도 등이 신설·도입 되었다. 또한 대규모의 석유화학시설은 정기검사 이외에도 안전성향상계획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 하여 매 4년마다 정기검사를 실시하도록 가스관련 법령을 개선하였다.

석유화학시설은 1996년 이후 SMS제도의 시행으로 사업장내의 안전관리시스템이 크게 개선되었지만 사업소외 배관에 대한 유지관리 미흡 등으로 인한 사고발생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지상 파이프라인 및 지하 시설물에 대한 위치 등 각종 정보시스템과 각 업체의 정보시스템과 연계하여 시설물에 대한 신속하고 효과적인 유지보수 및 예방 점검체계를 구축하고, 대형사고 예방과 미래 예측에 대한 정보제공할 수 있도록 지리정보시스템(GIS: geographical information system)이 석유화학공단을 운영 중인 지방자치단체에서 구축 중에 있으며, 특히 매설배관에 대해서는 시공 감리 및 정기적인 검사를 시행하여 사고 수습이 가능토록 개선되었다.

유지관리 투자 축소, 사고와 관계
국내의 많은 석유화학공장이 건설된지 20~30년이 지났고, 근래에 지어진 공장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발달에 따라 고온·고압 등 보다 가혹한 조건에서 운전됨으로써 종래의 석유화학시설 검사방식인 육안이나 간단한 측정기기를 이용한 단순 검사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 노후화되고 위험성이 높은 설비에 대해서는 설비의 잔류수명을 평가, 교체시기를 예측하여 사고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잔류수명 평가기법 활용을 확대하고, 시설의 위험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법 등을 적극 활용하며, 위험성이 높은 설비에 대하여는 장치의 전반적인 위험도를 정량적 혹은 정성적으로 분석하여 검사 및 교체시기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선진기법인 RBI(risk based inspection)기법을 도입하였다.

연도별 사고분포를 보면, 1990년과 1991년도에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하였고, 점차 하향세를 보이다 1997년 최고치를 보였다. 이는 1990년과 1991년의 사고는 플랜트 유지 보수 미숙 또는 운전 미숙에 의한 사고가 대부분이다. 1997년은 우리 경제가 극도로 나빠져 IMF에 의존하던 기간으로서 플랜트 유지관리에 드는 비용의 축소가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생각된다.

즉, 1990년대 초의 사고는 유지관리 기술의 미흡이 사고로 이어졌고, 1997년부터는 유지관리 기술의 향상에 필요한 투자비용 축소가 사고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진단기술 개발이 경쟁력 필수요소
국내 석유화학플랜트 시설이 복잡·다양화됨에 따라 석유화학설비의 건전성 확보를 위하여 이를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이나 전문 인력이 더 많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산업의 불황과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오히려 안전관리 인력은 감소되는 추세에 있어 안전진단 인력의 전문화가 점차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들 안전진단 인력을 전문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하며, 석유화학공장에 종사하는 인력에 대하여 위험설비의 관리기법, 안전성 평가기법, 검사·진단 기법을 향상시키기 위한 각종 기술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석유화학플랜트의 안전성 향상을 위하여 가장 기본적이며 시급히 요구되는 것이 관계기관 및 사업자, 종사자 그리고 사용자의 안전에 대한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정보화·지식기반의 사회로 전환하면서 미래사회는 산업구조의 혁명적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부가가치는 줄어드는 반면, 몇몇 선진국에서 보유한 지식집약형 기술인 전문적인 엔지니어링 기술이나 안전진단기술 등은 투자비용에 비해 오히려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석유화학설비에 적합한 맞춤형 진단기술의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미래사회의 산업화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필수요소가 될 것이다.

 

 

 

 2. 로봇이용 가열로 진단기술
석유화학플랜트의 가열로/개질로는 원유 및 납사를 분해하기 위한 필수 핵심설비로서 석유화학 플랜트에서 극한 환경인 고온(500℃∼1200℃)에서 가동되며 튜브 설비의 재질 열화현상에 따른 설비손상으로 대형사고 발생 개연성이 높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KHR강 등 주요 재료에 대한 외경 변형량에 의한 평가 방법 등의 연구가 부재하여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 로봇을 이용한 외경 및 와전류 모재 손상 측정이 가능한 CRAWER 장비를 개발하여 진단현장에서 활용 중에 있다.

<그림2>로봇이용 가열로 진단기술

 

 3. 위상배열초음파검사기술
금속배관에 대한 비파괴검사기술은 앞에서 설명한 비파괴검사방법에 의하여 개발되어 왔으나 폴리에틸렌 배관과 같은 유체수송용 플라스틱 배관 접합부에 대한 검사기술은 전혀 개발된 바 없었다. 그러나 가스안전공사 가스안전연구원에서 전 세계 최초로 위상배열초음파를 이용한 비파괴검사기술을 개발하였으며 정부수탁사업을 통해 2003년에 장치까지 개발하였다. 개발한 검사장치를 이용하여 현장적용을 통해 신뢰성을 확인하고 현재는 국제표준(ISO)을 등록하기 위한 단계를 준비중이다. 참고로 현재 위상배열초음파를 이용한 비파괴검사기술은 1단계인 신규작업항목 제안 단계 및 2단계인 작업반(안)을 통과하여 3단계인 위원회(안) 단계를 준비중이다. 이 검사기술은 가스용 배관 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및 정유사 공정배관과 소방배관의 건전성 평가에도 적용할 수 있다.
그리고 미국 및 영국의 원자력발전소에서 3등급 배수관에 적용하는 폴리에틸렌 배관 융착부에도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가스안전공사에서 추진중인 국제표준이 5단계인 최종 국제표준(안) 단계를 통과하면 우리나라가 수출한 UAE 원자력발전용 3등급 배수관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 이유는 UAE 원자력발전소에는 폴리에틸렌 배관의 사용이 필수설계 요건으로 채택되었기 때문이다.

<그림3>융착부의 결함 유형별 비파괴검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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