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4월 열린 제3회 과학마을콘서트에서 이즈(Es) 멤버들이 멋진 공연을 펼치고 있다.

기대 이상의 멋진 음악 완성될 때 ‘희열’

흔히 연구원들은 오랜 기간 전공분야에 대한 연구를 해 온 사람들이라 활동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그러나 본업인 연구는 물론이요, 음악을 너무 좋아해 2002년 밴드를 결성하고 12년째 활동을 이어나가는 그룹이 있다. 바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소속 연구원들로 구성된 밴드 ‘이즈(Es)’이다.

이즈는 에너지(Energy)의 이니셜인 ‘E’와 복수접미사인 s를 붙여 만든 이름으로 대학시절 밴드 활동 경험이 있고 그 때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이 남아 있는 이들과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이 함께 모인 밴드이다.

현재 멤버는 이즈 회장인 박석주 박사를 포함해 총 8명으로 연료전지연구실, 청정연료연구실, 태양광연구실, 연구전략실, 국제협력실 소속 연구원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매년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대전시가 주최하는 과학마을콘서트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찬회, 체육대회 등에서 활발한 공연을 펼치고 있는데 팝(Pop), 케이팝(K-Pop), 락(Rock) 등 장르구분 없이 멤버들이 평소 연습하면서 마음에 드는 노래를 편곡해 부른다.

그 동안 여러 무대를 통해 선 뵌 노래는 YB의 나는 나비, 체리필터의 낭만고양이, 이글스(Eagles)의 데스페라도(Desperado), 딥퍼플(Deep Purple)의 솔져 오브 포춘(Soldier of Fortune) 등 다양하다.

12년째 밴드활동을 하면서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도 많았는데 매년 과학마을콘서트 공연 때마다 멤버들에게 사건(?)이 하나씩 터졌다는 것이다.

이즈에서 보컬을 맡고 있는 연료전지연구실의 김민진 박사는 “1회 과학마을콘서트 때는 제가 연습 도중 목이 쉬어 공연 일주일을 앞두고 립싱크로 연습을 대체했는데 다행히 당일엔 간신히 노래를 마쳤고, 2회 콘서트 때는 멤버들의 컨디션은 좋았으나 외부 음향팀이 1st 기타와 2nd 기타의 엠프 볼륨을 바꿔놔 무대에서 공연하는 우리조차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합주가 엉망이 되어버려 엄청 속상했었다”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해 열린 3회 콘서트에서는 공연 전 멤버 두 명이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쳤고 결국 보컬인 황혜미 선임연구원은 공연 당일 무대에 서지도 못했다고.

또 슬픈 일도 있었는데 밴드에서 베이스 기타를 담당했던 임성엽 박사가 암 투병 끝에 작년 9월 생을 마감하며 한 동안 멤버 모두가 커다란 상실감을 느끼기도 했다.

故 임성엽 박사는 매사에 성실하고 음악에 대한 열정이 누구보다 컸던 멤버로 연습실 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금도 멤버들은 연습실 한 쪽 벽면에 걸려있는 공연사진 속 그의 모습을 보며 함께 했던 추억을 회상한다.

매주 한 번 점심시간을 활용해 음악연습을 하는데 공연 전 한 달여 간은 멋진 공연을 펼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그래서 평일 점심시간과 퇴근 후도 모자라 주말에도 모여서 연습을 하곤 한다.

연습량이 많아 때론 벅차기도 하지만 반복된 연습으로 합주가 원활하게 이뤄질 때면 마냥 즐겁기만 하다는 이즈 멤버들.

공연을 위해 선정한 곡을 편곡하고 느낌을 살려가면서 기대 이상의 멋진 음악이 완성될 때 가장 희열을 느낀다고 말하는 그들에게 무한한 열정과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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