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후 두통을 느끼시죠? 가스레인지의 유해가스가 그 원인입니다.’,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를 선택하십시오!’
 
한 외국계 전기레인지 제조사의 국내 영업소에서 시중에 배포하고 있는 전단지 광고문구다. 가스레인지에서 나오는 미량의 일산화탄소(CO)를 ‘유해하다’고 단정짓고, 심지어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한다는 어조다.

최근 이와 같이 가스레인지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가 두통이나 폐암을 유발시켜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단편적 ‘루머’가 TV방송과 인터넷 등 각종 매체에서 여론화되면서 가스레인지 관련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국내 주요 대형마트별 조리기기 판매추이를 보면 가스레인지는 2012년과 비교해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50%까지 매출이 감소한 데 반해 전기레인지는 매년 20%씩 판매량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시장현상은 전기레인지 제조·판매 업계 일각에서 전기제품의 상대적 수요증대를 노린 가스레인지 ‘마녀사냥’에 소비자들의 시야가 흐려졌기 때문이다.
 
가스안전공사나 도시가스 업계에 따르면 가스레인지의 연소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경우 일산화탄소 배출량이 극미할뿐더러, 불완전 연소 시에도 가스 배출량이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니라는  여러 연소시험 데이터도 나오고 있다.
 
마치 가스레인지 자체가 유해가스를 내뿜는 시한폭탄인양 명확한 근거 없이 ‘카더라’식 여론을 형성하고, 이를 무분별하게 전파하는 각종 악질적 행위에 대한 가스업계의 강력한 공동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 가족의 안전을 가장 위협하는 것은 가스레인지에서 배출되는 일산화탄소가 아니라 사용자의 취급 부주의와 안전 불감증이라는 사실을 주지시키고, 가스레인지의 주기적 버너 청소와 통풍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국민 홍보도 이뤄져야 한다.
 
지금의 왜곡된 여론이 형성된 데는 가스업계의 안일한 대처도 한 몫 했던 만큼, 관련업계가 합심하여 대책 논의 테이블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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