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공기업, 신규 인증시스템 도입 등 지원서비스 제공해야

 


초고압·저온 제품 대부분 수입의존, 시험인증제도 보완 필요

국내 산업은 조선·해양 플랜트 연구개발, 친환경 에너지 산업의 부각, 신규 통신시장의 선점 및 우주산업의 투자 등 여러 분야에서 산업의 체질개선과 첨단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본 글에서는 여러 유망 산업 중 기반산업에 속하는 초고압·저온 분야의 국내 산업현황 및 전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선진국의 기술, 개도국과의 가격경쟁 가속

현재 국내 산업은 개발도상국의 가격 경쟁력에 이어 선진국의 첨단 신기술의 중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까지는 우리나라는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출 및 내수에서 버텨왔지만, 중국, 베트남 등 저임금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제품에 압박을 받고 있다. 또한 선진국의 첨단 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기술력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국내산업은 중간에 끼여있는 과도기적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지금까지는 경쟁대상이 후진국이었지만, 앞으로는 선진국과 경쟁해서 살아남아야 하는 상태라는 이야기이다.

그러면 국내 산업은 어떻게 변해야 하고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 할까?

결국 지금까지의 저가제품에 의한 경쟁우위는 미래가 없다. 첨단 신기술 개발만이 국내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향이며, 이를 위해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여야 한다.

우선, 정부나 관련 공기업들도 이러한 국내 산업의 체질개선을 위하여 신규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고, 신뢰성을 기반으로 한 선진국형 제품개발 지원 서비스를 준비하여야 한다.

초고압·저온분야 중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초저온 대유량 밸브, 초고압 정밀제품 등)은 대부분 선진국(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등)에 밀려 고전하고 있으며, 국내에 사용되는 제품 중 신뢰성 확보가 필요한 제품은 대부분 이들 국가에서 고가로 수입되고 있는 상태이다.

이와 관련해 국가적으로나 국내 제조사의 연구개발은 계속적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국내 제조사에서 개발한 신제품은 신뢰성 확보가 동반되지 않아 국내 관련업체에서도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국내 제조사의 대부분은 지금까지 선진제품의 모방 및 일부 제품개선에 의해 신제품을 개발하여 왔으며, 신제품 설계를 위한 설계 전담부서 조차 없는 곳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시험인증 통해 기술무역장벽 커져
이러한 현실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신뢰성을 기반으로 하는 연구개발, 제조사의 설계 능력확보, 원가절감을 위한 자동화 시스템 도입 및 신뢰성 확보를 위한 시험평가설비를 비롯해 시험인증 제도 보완이 절실하다.

특히, 선진국(EU, 미국, 일본, 캐나다)의 경우 신기술분야 및 제품에 대한 인증기준과안전성 기준 개발 시스템을 확립하고 국제기준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우리나라도 적극 추진하고 있는 FTA 등 자유무역협정이 확대되어 선진국의 보호관세가 낮아짐에 따라 자국산업 보호가 어려워진 점도 이유 중 하나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선진국은 제품의 시험인증 및 안전기준을 강화하여 기술무역장벽(TBT : Technical Barrier to Trade)을 만들어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는 규제완화라는 목적 아래 신규 안전기준에 대한 제정이 매우 어려운 상태이다. 또한, 신규 안전기준을 개발하기 위한 시험평가기술 및 시험평가설비가 선진국과 비교해 매우 뒤쳐져 있다.

2012년 7월에 발표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보고자료에 의하면, 현재 전 세계 인증시장 규모는 약 100조원에 달하며 최근 5년간 2배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인증시장(약 2조 6천억)의 경우 국외 인증시험기관이 약 51%를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의 경우 초고압(수소충전소 부품) 분야의 제품개발 지원 및 시험인증을 위한 수소에너지 시험연구센터(Hy-TReC)를 2009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2013년 일본의 제조사(KITZ)는 위의 시험센터 시험설비를 활용하여 개발한 수소충전소(700bar) 및 CNG 충전소(207bar)의 자동밸브의 수출과 관련하여 협의를 한 경험이 있다.
북미의 경우 SAE(미국자동차공학회,

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 CSA(캐나다 표준협회, America of Canadian Standards Association)에서 가스분야 제품인증기준 및 시설기준에 대한 민간인증규격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러한 민간인증규격은 인증이 없는 경우 북미에서 제품판매가 불가능하며, 실질적으로 강제인증규격으로 활용되고 있다.

 

에너지안전센터 통해 초고압·저온분야 기술개발 시동

이러한 국제적인 분위기에서 국내에서도 시험평가기술 및 설비 확보를 통한 초고압·저온 가스분야의 제품개발지원, 신뢰성 확보를 위한 시험기반 구축, 인증기준 개발 및 국제기준 조화 활동지원 강화 등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는 정부(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으로 2011년부터 5년간(2016년 완공) 초고압·저온 부품 및 화염시험 설비 구축, 평가기술 개발을 위해 306억원의 재원을 투입하여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에 약 4만3천평의 부지를 확보하여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는 초고압·저온 및 화염시험 관련 시험설비를 구축하여, 국내 제조사의 고신뢰성 제품개발지원 및 인증기준개발을 목표로 설립되고 있으며, 총 5개 시험동에 약 77종의 시험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국내 초고압·저온분야의 생존을 위해서는 제조사의 자구노력 또한 중요하지만, 국가차원에서의 지원정책도 중요하다. 정부의 지원정책도 개발도상국형에서 선진국 진입 준비를 위한 지원 정책으로 바뀌어야 할 시기이다.

가스안전공사에서는 국내 가스 부품제조사의 현황조사를 통해 현장의 실태를 파악하여 현재 제조사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을 조사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가 완공되는 2016년부터 제품설계 및 개발지원, 국내 유통되는 저가제품을 중심으로 안전성 시험평가를 통한 신뢰성 인증 시험을 실시하여, 국내 제조사에 실질적인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