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처럼 빛나는 동해, 58km 1시간 20분 코스

이번 여행지는 누구나 한번쯤 가족여행을 떠난 강원도이다. 하지만 자동차는 잠시 잊고 가족 모두가 기차에 몸을 실어보자.

바다열차는 대한민국 대표 바닷가 여행지인 삼척~동해~강릉 구간을 달리는 관광전용열차다. 원래 도시통근열차였던 것을 바다를 감상하기 위한 맞춤형 열차로 개조하여 2007년부터 운영을 시작했다고 한다.

바다와 열차의 황금 조합이 큰 인기를 끌어 주말이나 여름 휴가철에는 예약하지 않으면 타기 힘들 정도로 인기가 많다.

열차는 삼척역과 강릉역을 하루 두세 번 왕복한다. 다른 기차처럼 중간 정차역인 정동진, 묵호, 동해, 추암, 삼척해변역 등 어디에서든 타고 내릴 수 있다.

삼척역에서 이번 여행을 시작해보자. 삼척역은 주변으로 거대한 시멘트 공장이 있고, 선로에도 화물열차가 여럿 있었다. 외관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삼척역은 승객보다 화물 운송용 역으로 생겼다고 한다. 무채색 화물열차 사이로 빨간색과 흰색의 바다열차가 들어오자 색깔부터 확 튀며 역에도 활기가 돈다.

출발할 때 역무원이 모두 나와 손을 흔들고, 배꼽인사까지 한다. 얼마 안 되어 삼척 해변역이 나온다. 이름처럼 바다와 가까워 길 하나만 건너면 바다에 뛰어들 수 있다. 막힌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열차에서 소나무 가지 너머로 바다가 보이면 곧 추암역에 도착한다. ‘애국가’ 영상에 등장하는 촛대바위를 비롯해 자연이 오랜 세월 새겨 놓은 바위의 향연이 장엄한 정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촛대바위 위로 해가 솟아오르는 풍경이 마치 바위에 촛불을 붙이는 것처럼 신비롭다고 이곳 주민들은 말한다. 10분 뒤에는 동해역에 도착한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바다를 만날 시간이다. 눈앞에 바다가 펼쳐지자 열차에서는 일시에 ‘와…, 오…’라는 탄성이 쏟아질 것이다. 창문이라는 스크린을 통해 바다라는 영화를 감상하는 기분이다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묵호역 근처에서 잠시 멀어진 바다는 역을 출발하고 나서 이내 다시 등장한다. 좋은 순간을 붙들어 두고 싶은데 열차는 자꾸만 앞으로 간다. 
본격적인 바다는 다시 정동진 역에서 펼쳐진다. 드라마 ‘모래시계’로 배우의 이름이 붙은 소나무가 있는 곳. 정동진 역은 전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역에 가까워지면 안내방송을 통해 ‘정동진 역에서 약 7분간 정차할 예정이니, 열차에서 잠시 내려서 정동진의 아름다운 바다를 구경하세요’라고 알려준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바다와 함께 낭만을 느낄 수 있다.

아쉬운 마음을 정동진 역 해변에 잠시 묻어두면 어느새 안인해변까지 이어지는 스릴 만점의 난코스를 해변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다. 파도가 높이 치는 날이면 창문으로 바닷물이 튀기기도 한다고 한다.

바다열차는 이름처럼 열차를 타고 바다를 보는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어, 가족과 함께 꼭 한번쯤 가볼 만한 낭만의 여행이다.

여기에다 승무원들이 준비한 이벤트도 많다. 정동진역에서 안인해변까지 약 10분간의 하이라이트를 마치고 나면 열차는 바다와 헤어져 종착역인 강릉역에 도착한다. 58km 거리를 1시간 20여분에 걸쳐 달린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낭만과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가족여행이 될 것이다.

바다열차 문의:033-573-5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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