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메탈 감상법은 메탈을 크게 틀어놓고 불을 끈 채 방바닥에 누워 음악을 느끼는 것입니다. 거의 매일 두세시간 메탈음악을 듣다보면 거친 목소리, 쿵쾅거리는 드럼, 날카로운 일렉기타 소리는 사라지고 베이스 음만 귓가에 남습니다.”
가장 큰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고 했던가. 메탈의 매력은 시끄러움 속에 감춰진 고요함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한국가스공사 전용성 차장은 강조한다. 그가 처음 메탈을 접한 것은 1992년 군대 병장 시절이다. 후임병이 건네주는 메탈리카의 곡 ‘Enter Sandman’을 들은 후 거의 십 년간 메탈리카 음악만 들었다. 2000년 초부터는 다른 밴드의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레드 제플린, 비틀즈를 시작으로 Motorhead, Budgie 등을 알게 되었고 요즈음은 Children Of Bodom, Kalmah 같은 Melodic Death Metal을 즐겨 듣는다.
전 차장의 컴퓨터에는 6만곡 정도의 음악이 있다. 이 중 5만곡 정도는 메탈음악이다. 장르로 구분하자면 Alternative, Black, Death, Deathgrind, Doom, Drone, Folk, Sludge 등 60여 가지 장르로 구분된다.
메탈그룹의 내한공연도 수 차례 갔다. 1998년은 대학 동아리 후배들과, 2006년에는 대학생 조카와, 2011년은 직장다니는 후배, 그리고 2013년은 아들과 아들친구를 데리고 다녀왔다. 이때 메탈리카의 드러머인 Lars Ulrich가 공연에 사용했던 드럼 스틱이 집에 있다.
부전자전일까. 지금 중 3인 전 차장의 아들 또한 메탈리카를 좋아한다. 아마, 갓난아이였을 때부터 들어서인듯하다. 특히 시험기간에 많이 듣는다고. 올해 2월에는 갑자기 에이브릴 라빈 내한공연에 가자고 해서 처음 들어보는 가수 공연에 끌려가기도 했다.
“공연이 끝난 후 공연장 밖에 내 나이 또래의 어른들이 많아 폭넓은 팬을 가지고 있는 가수였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대부분은 자녀를 기다리는 학부형이었습니다. 메탈이나 락을 즐겨듣던 젋은이도 나이가 들면 클래식을 듣거나, 가요를 좋아하게 된다고 하는데, 저는 반대로 가는 것 같아요.”
한 가지 소리는 아름다운 음악이 되지 못하고, 한 가지 색은 찬란한 빛을 이루지 못하며, 한 가지 맛은 진미(珍味)를 내지 못한다. 전 차장은 ‘오미자처럼 다양한 맛이 있는 메탈의 매력을 소개하게 되어 감개무량하다’며 메탈음악은 소리가 전부가 아니고 가사를 통한 메시지 전달을 음미하는 것도 큰 매력이라고 자랑한다. 아직까지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는 분은 Rolins Band의 ‘러브 송’을 들어 보라는 말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