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 개발은 ‘제3의 혁명’으로 위기와 기회가 공존

기회 잡을 수 있도록 기업 또는 국가적 대응책 마련 시급

 

한국가스공사는 2017년부터 20년 동안 미국으로부터 연간 약 350만 톤의 셰일가스를 수입하는 장기계약을 채결하였고, SK E&S는 2019년부터 20년 동안 연간 약 220만 톤의 셰일가스를 수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다량의 셰일가스 도입은 국내의 에너지 확보 및 가격 안정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크고 작은 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셰일가스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가스 도입이 시작되는 2017년부터가 아닌 셰일가스가 북미지역에서 개발되어 폭발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했던 2008년부터 이미 진행되어 왔다.

셰일가스는 공극률(3% 이하)과 투과도(0.001 md 이하)가 극도로 불량하며, 기존의 석유시스템(petroleum system)과는 달리 구조트랩이나 층서트랩과는 무관하게 담요형태(blanket type)로 넓게 분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상태에서는 가스의 유동이 불가능하며, 수직 시추정을 통해 가스를 생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최근 셰일가스는 개발 기술의 발달로 사업경제성이 확보되면서 생산이 급속히 증대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이미 상업적 생산을 진행하고 있으며 근래의 석유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에도 불구하고 천연가스 가격의 안정을 주도한 가장 핵심적인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북미 지역은 셰일가스의 폭발적인 개발로 인하여 셰일가스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E&P(Exploration and Production) 산업뿐만 아니라 에너지, 발전, 석유화학, 비료, 정유 등의 아주 넓은 분야에서 다양한 영향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석유화학 분야의 경우 셰일가스에 포함된 에틸렌의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북미지역의 에틸렌계 석유화학 제품 생산 설비가 빠르게 늘어났고 국제 시장에서의 경쟁을 심화시키기도 하였다.
미국의 국제 정보 예측기관인 IHS 글로벌 인사이트는 2010년부터 2035년까지 총 1조 9,000억 달러가 셰일가스 개발에 투자될 것으로 예상하였으며, 이로 인해 셰일가스 개발이 미국의 경제적 육성뿐만 아니라 Fig.1과 같은 개발‧생산‧시추‧농업 등의 산업에 필요인력을 확대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프1. 참조)

◼ 그래프1. 미국의 산업별 고용창출에 미치는 셰일가스 개발의 기여도(IHS Global Insight, 2011)

또한 셰일가스의 개발이 미국의 경제 구조를 변화시킴에 따라 전 세계 다양한 산업에 걸쳐 표 1과 같은 파급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산업은행, 2013). 
셰일가스의 개발로 인해 영향을 받는 산업 분야는 에너지개발 관련 산업과 같은 직접적 효과가 나타나는 분야와 셰일가스의 생산물을 원료로 사용하여 부가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간접적 영향을 받는 산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

특히, 국내의 경우 셰일가스 개발로 인해 직‧간접적인 산업 모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에너지나 원료로써의 산업영향이다. 셰일가스 개발 및 생산의 원초적인 목표는 에너지 확보에 있다. 대량의 셰일가스를 수입할 경우 현재까지 대부분 중동에서 수입해오던 가스 수입 경로를 다양화시켜 국내 가스가격의 안정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따라 전력 발전에 사용되는 원료의 가격 하락으로 전기와 같은 2차 에너지의 가격 역시 안정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셰일가스 도입 이후 시점부터 가스의 생산·저장·수송·소비·금융 등의 가치사슬 연관 산업에 대한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두 번째는 대규모의 셰일가스를 수송하기 위한 LNG선 제작과 LNG플랜트를 포함하고 있는 조선·플랜트 분야이다. 셰일가스의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미국은 자국 내 필요 이상의 천연가스를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본 등의 주요 에너지 소비국에 수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이미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조선 기술과 LNG플랜트 기술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대규모의 LNG를 운송할 수 있는 LNG선의 수주에 국내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우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이라는 세계 유수의 메이저 조선 기업을 보유하고 있어서, 대규모의 계약 체결과 동시에 이로 인한 산업 특혜를 누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셰일가스 개발에 의한 조선·플랜트 산업의 영향은 북미지역 외의 기타 국가의 셰일가스 개발과 생산이 증가함에 따라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며, 향후 중국과 같은 셰일가스 대량 부존 지역의 개발 확대로 더 넓은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 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지막은 앞서 언급한 석유화학 분야이다. 북미지역의 셰일가스 생산 증대는 천연가스 기반 제품의 원가 경쟁력을 향상 시키고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을 확대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 시장에서의 석유화학 제품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국내의 경우, 석유화학 분야의 산업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원가 절감에서 원초적인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지만,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에는 반영되기 어려우며, 경쟁 여건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이 밖에도 자원개발을 위한 시추관련 장비, 생산설비 등의 수출 기회 증대가 기대되고 있으며, 기존에 석유나 석탄이 차지해 오던 세계 에너지의 판도가 천연가스 위주로 변화함에 따라 이를 주원료로 사용해 오던 자동차나 발전소 등의 동력 발생 구조가 변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셰일가스의 산업 영향은 분야에 따라 산업 특수를 누릴 수도 있으며, 상대적인 경쟁력을 박탈시키기도 할 것이다. 따라서 각 산업분야 별로 구체적이고 실체화 가능한 중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함으로써 셰일가스 개발에 의한 범세계적인 산업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

에너지 분야의 경우 대량의 셰일가스를 장기적인 계약 체결을 통해 에너지 자원을 확보했다는데 안주해서는 안 되며, 현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에너지자원의 일률적인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자원개발에 대한 국내의 역량을 꾸준히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이미 선진화된 기술을 통해 세계의 많은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조선·플랜트 산업의 경우, 중국을 포함한 셰일가스 대규모 부존 지역에서의 시장 확대가 예견되는 가운데 다가오는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북미지역의 원가 절감과 사업 확장 등으로 인해 국제적인 경쟁 심화로 인해 위기가 올 것으로 전망되는 석유화학 분야의 경우, 기술력 강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와 동시에 장기적인 대안을 강구해야할 필요가 있다.

셰일가스의 개발이 다양한 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종합해 볼 때 제 3의 산업 혁명이라고 표현될 수 있으며, 각 산업 분야에 따라 위기와 기회가 공존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국제 사회의 정세 속에서 기업은 물론이고 국가적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며, 다가오는 위기에 대처하고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면밀한 사업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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