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외 인내력과 체력 필요
자신 있는 문제부터 우선순위 정해 답안 기재해야
면접시험은 명료하고 소신 있는 의사표현, 겸손하고 단정한 몸가짐 기본

 

 

기술사 시험은 다양한 유관분야의 기술실무 능력을 묻는 문제가 출제됨으로 기출문제 위주로 시험을 준비하게 되는데 시행착오, 슬럼프 등 난관에 봉착하게 되면 그만두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이럴 때마다 선배들의 합격수기를 읽으면서 마음을 추스르며 역경을 헤쳐나갈수 있었기에 이렇게 받은 도움을 나누고자 하는 바램으로 합격수기를 쓰게 되었다. 별다른 공부비법이 있지 않았기에 도전 동기, 시험 준비, 수험 시 유의사항 등을 체험을 바탕으로 진솔하게 적어보고자 한다.

 


1. 도전 동기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졸업하던 1998년은 IMF 사태가 발생한 바로 다음 해로 앞서 사회에 진출한 선배나 동기들이 직장부도나 구조조정 등으로 다시 취업전선에 내몰리던 암울한 상황이었다.

사회진출을 위한 진로 선택에 대해 고민하던 중 취사, 난방용으로 대중화되는 LPG나 도시가스가 주는 친숙함과 발전 가능성, 그로 인한 전문 인력의 수요가 한 층 증가할 것이라는 확신에 찬 기대감으로 가스기사를 취득하게 되면서 가스업계에 입문하게 되었다.

2002년 도시가스회사에 입사하여 가스공급시설 안전관리, ISO 인증관리, 업무개선 제안제도 및 산업재산권 등록관리, 가정용 연료전지 시범운영 등의 업무를 맡아 하면서 나름대로 회사생활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어제와 똑같은 나를 발견하게 되면서 주어진 업무영역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직업영역에 연관되는 분야 전반에 대한 전문지식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가스기술사에 도전하게 되었다.


2. 시험 준비
우선 시험응시요건, 시험과목, 시험일정 등을 알아보기 위해 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큐넷, 학습 기간이나 방법 등은 합격수기, 수험서, 인터넷 동호회 등을 활용하여 어렴풋이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추측컨대, 기술사에 도전하는 분들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직장에 몸담고 있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의 직장과 가정에 몸이 메여 있어 학습시간이나 주변여건은 대동소이할 것이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학습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였고, 이를 위해 생활패턴을 가급적 단순화시켜 평일은 3시간, 공휴일은 8시간씩 학습하여 2년 이내에 합격하리라는 지표를 설정하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회생활은 물론 가정생활에서도 거센 저항에 부딪히면서 현실과 타협하고 조금씩 양보하게 되고, 이런저런 피치 못할 사정들이 발생하면서 학습시간은 차츰 줄어들고 처음에 가졌던 자신감이나 목표에 대한 간절함이 무디어지고 진퇴문제로 방황하게 되었다.

‘왜 이렇게 힘이 들까’하고 자문을 하다가 학습에 방해되는 일들을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으로 구분하고, 바꿀 수 없는 것들은 마음 편하게 받아들임으로써 비록 학습시간은 줄어들었지만 심리적 안정을 되찾아 학습에 집중할 수 있었다.

기술사 시험범위는 한마디로 너무 광범위하다보니 생소한 분야에 대해 혼자서 정보 수집, 정리하고 이해를 한다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과는 반대로, 기술사 시험은 “함께하면 빨리 끝낼 수 있고, 혼자하면 더디다.”

초기에 스터디그룹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여의치 않아 학원에 개설된 직장인을 위해 3개월 과정의 필기시험 대비 주말 반에 다녔는데, 무엇보다 모의시험을 통해서 학습의욕을 고취할 수 있었고 시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덜 수 있었다.

학습방법은 주교재로 과년도 기출문제 풀이집 1~2권, 부교재로 가스안전공학, 연소공학, KGS 코드 등 시설 및 기술기준, 그 외 가스신문, 가스안전지, 논문 등을 통해 최근 이슈화되는 정보를 입수하여 예상출제문제를 유추해보고 핵심내용을 간추려 모범답안을 2페이지 분량으로 작성하였다.

이렇게 작성된 모범답안을 모아 서브노트를 만들고, 시험을 한 달 앞둔 시점부터 답안지에 써가며 이해를 통해 암기하려고 노력했다. 수기의 기본은 미려한 글씨체인데, 시험시간에 쫓기는 상황에서 한자 한자 정성들여 쓰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글씨체 연습을 따로 하는 것도 만만치 않아 가급적 키워드 중심으로 간결하게 작성하되 설명을 돕는 그림이나 비교표 등을 적극 활용하여 답안지를 알차게 꾸밀 수 있도록 했다.


3. 시험장
기술사 시험은 1차 필기시험과 2차 면접시험으로 구분하고, 1차 필기시험은 당일 오전 8시30분에 입실하여 오후 5시20분 퇴실할 때까지 총 4교시, 각 교시별 100분 동안 진행된다.

매 교시마다 답안지 7장, 즉 14페이지에 문제에 대한 개요, 본론, 맺음말의 형식으로 답안을 단색 볼펜으로 12페이지 이상 작성하야 하므로 기억력뿐만 아니라 인내력과 체력이 요구된다. 이런 까닭으로 40대 중반 이후에 새롭게 시험에 도전하는 것은 심사숙고하여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속설이 있다. 물론, 철저한 자기관리와 한결같은 간절함을 유지할 수 있다면 세상에 도전하지 못할 일은 없을 것이다.

1차 필기시험에서 불합격의 고배를 가장 많이 들게 했던 1교시는 13문제 중 10문제를 선택하여 1문제당 1.5페이지 정도 답안을 작성해야 하는데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면 1문제당 약 10분을 배정해야 한다. 처음부터 아는 문제에만 집착하다보면 시간 안배가 되지 않아 후순위 문제들은 손도 못 대는 실수를 왕왕 범하게 된다.

2~4교시는 제시된 6문제 중 4문제를 선택하여 1문제당 3페이지 정도 답안을 작성하되 약 25분을 할당해야 한다.

답안지 작성 요령을 언급하자면, 문제지를 받으면 답안을 작성할 문제를 선택하게 되고 가장 자신 있는 문제부터 우선순위를 정해 답안지에 기재함으로써 자신감을 얻어 시험에 대한 긴장감을 완화시킬 수 있고, 채점관에게 좋은 첫인상을 심어줌으로써 점수를 더 얻고자 하는 바램 때문이다.

4년이라는 수험기간 동안 매회 시험을 빠지지 않고 응시했는데, 이는 광범위한 시험범위를 완벽하게 준비하지 못했던 사정으로 250여개의 한정된 예상출제문제에 대한 모범답안을 위주로 시험에 임하게 되는데 이번 시험에서 이런 노력이 행운으로 바뀔지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저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2차 면접시험은 다수의 시험부스가 마련된 강당에서 해당 시험과목의 부스를 찾아가서 약 25분간 세 분의 시험관 면전에서 주어진 질문에 대해 간결하게 답변하는 형식으로 서로 대화 하듯이 진행되므로 명료하고 소신 있는 의사표현, 겸손하고 경청하는 마음가짐과 단정하고 예의바른 몸가짐이 기본이다.


4. 맺음말
최종 합격이라는 오랜 시간동안 갈망했던 소식을 접했을 때 기쁨이야 당연하겠지만, 한편으로는 새해 첫날과도 같은 설래임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합격이 배움의 종점이 아닌 새로운 시점으로, 행운이 아닌 당연한 결과로 인정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정진해야 한다는 과제도 함께 주어짐을 깨닫게 되었다.

아무쪼록 두서없이 적어본 수기가 수많은 역경에도 불구하고, 기술사라는 꿈을 꾸며 도전하는 가스인들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는 메시지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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